오래된 골목에 자리 잡은현실적인 디자인 다세대 주택

개포동 은현재

빌라가 즐비한 골목길에 새로운 다세대 주택이 지어졌다. 수익과 면적이라는 현실을 합리적으로 풀어내고, 주변에 녹아드는 건축 디자인과 소재에 대한 해석으로 이곳을 지켜 온 세대와 동네에 대한 경의를 담았다.



주택의 전면. 일조사선에 맞춘 사선을 가지면서도 창과 바(Bar), 벽돌의 활용을 통해 심심한 입면을 피할 수 있었다.
주택의 북쪽 입면.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지면적 : 224.9㎡(68.03평)
건물규모 : 지상 5층 + 다락
거주인원 : 10세대
건축면적 : 134.59㎡(40.71평)
연면적 : 435.18㎡(131.64평)
건폐율 : 59.84%
용적률 : 193.5%
주차대수 : 7대
최고높이 : 17.9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철근콘크리트 기둥 보 구조(1층), 벽식구조(상부)
단열재 : 벽체 – 비드법보온판 220㎜ / 지붕 –PF보드 150㎜
외부마감재 : 외벽 –두라스택 탱고레드 와이드 벽돌타일 / 지붕 –리얼징크
내부마감재 : 벽 – 실크벽지 / 바닥 –강마루 / 천장 – 실크벽지
계단재·난간 : 고무나무 집성목
현관문 : 철재 단열문 위 도장
방문 : 영림도어
창호재 : KCC 시스템 창호 로이 3중 유리 42㎜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기계·설비 :잇츠미 E&C
구조설계(내진) : 서전구조엔지니어링㈜
시공 : ㈜퍼스트이엔씨 안우석(현장소장 김형규)
감리 : 삼하종합건축 박종복
설계 :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김선동

주거로 들어가는 입구는 최대한 넓게 만들어 탁 트인 느낌이 들도록 하였고 입구라는 공간 정체성을 부여하였다.
각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외부 테라스 공간을 확보하여 자연을 접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젊은 건축가들에게 다가구, 다세대 주택은 자신의 건축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 되어주었다. 이전 시대의 건축가들이 눈길을 주지 않았던 ‘빌라’ 건축에 젊은 건축가들은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디자인이 가미된 좋은 건물들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허용된 용적률 안에서 최대한의 면적을 찾아야 하는, 소위 ‘용적률 게임’의 최전선에 있는 빌라 건축에서 메스 형상은 법규의 테두리에서 정답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건축가들은 그 와중에도 다락과 연계된 베란다나 테라스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참신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PLAN


DETAILS

A_ 하부조적턱
건물 하단부에 단열재와 벽돌 타일이 정착할 수 있는 콘크리트 턱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외장재를 받쳐주면서 외관에서 포인트가 되도록 하였다.

B_ 외부 장식 금속 바(Bar)
금속 바는 가볍고 가공성 좋은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이 금속 바들이 모여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외관에 은은한 포인트가 되었다.

블랙&화이트 대비가 돋보이는 거실.
거실에서는 남쪽과 북쪽 도로변을 향해 큰 창을 내서 채광을 최대한 확보했다.

본 프로젝트는 강남 개포동에 지어진 다세대주택으로, 건축주는 주변에 있는 국악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사회 초년생 등의 임대수요를 충족시킬 건물을 의뢰했다. 입면은 최대한 세련되고 단정하게 정리하고, 평면을 합리적으로 구성하면서 편의시설을 잘 갖춰 임대 경쟁력을 높이고자 했다.대지는 앞뒤로 도로를 면하고 있어 주차 접근성이 좋았다. 또한 주변 건물에 가려진 면이 적어 채광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런 조건을 활용하여 근린생활시설과 주거의 출입구를 건물 전·후면으로 완전히 분리하고, 주차를 양쪽으로 접근하게 하였다.

충분히 채광을 확보하고 밝은 톤으로 마감해 출입이 기분 좋은 계단실.
욕실은 강화 유리로 샤워실을 구분해줬다.
(위, 아래)화이트톤으로 차분하게 정리된 내부. 팬트리, 화장실, 붙박이 신발장 등 편의시설을 최대한 갖췄다.

외관에서는 일조사선 법규 라인의 사선 요소를 그대로 가지고 가되, 세로로 긴 창호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단정하고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재료는 붉은 벽돌의 한 종류로 붉은 벽돌 건물이 많은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였다. 방의 구성은 1.5~2룸으로 1~2인이 거주할 만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고, 세대별로 균등한 거주환경이 제공될 수 있도록 평면 구성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여기에 베란다와 펜트리 등 각종 시설을 설치해서 거주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였다.


SECTION


지붕선을 드러낸 5층 세대.
일부 테라스는 벽돌 영롱쌓기로 난간을 조성했다. 외부 시선을 적당히 거르면서 입면 디자인에 일관성을 주기 위함이었다.
(위, 아래)다세대 주택에서 옥상 공간은 외부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가구 다세대 주택이 우리나라 주거에서 큰 역할을 해온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개포동 ‘은현재’가 임대자들에게 좋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 주변 환경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더 나아가 침체된 ‘빌라’ 시장에 작게나마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건축물이 되기를 기원한다.


건축가 김선동 :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연세대학교 건축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정림건축과 이데아키텍츠에서 실무를 익혔다. 2021년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고 건축가와 건축주, 시공사가 함께하는 좋은 건축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며 작업에 임하고 있다. '글쓰는 건축가'라는 필명으로 블로그와 브런치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건축가의 습관'이라는 책을 펴내는 등 저술과 강연 활동 또한 활발히 하고 있다.
010-2051-4980 https://blog.naver.com/ratm820309

글 김선동 | 사진 박충호 | 구성 신기영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8월호 / Vol.306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