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한 전라도 여행지
SNS 인생샷 명소 총정리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봄이 오면 들판이 초록빛으로 일렁이고, 여름이면 바다가 반짝인다. 가을은 붉은 단풍으로 산을 물들이고, 겨울은 고요한 설경으로 마음을 적신다. 전라도는 언제 가도 변함없이 그 계절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자연이 만든 풍경은 물론이고 사람이 만들어낸 정원과 문화유산까지 더해져 전라도는 늘 새로운 여행지를 선사한다. 이번에 소개할 다섯 곳은 사계절 각각의 빛깔을 품은 전라도의 대표 명소들이다. 잘 알려진 곳이든 숨은 보석이든, 여행자가 머물다 가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는 장소들이다.
350년 수령 고불매, 장성 백양사

장성 백양사는 내장산 자락 깊숙한 곳에 자리한 천년고찰이다. 일반적으로는 가을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봄에는 흰 벚꽃이 사찰을 감싸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계곡 소리가 어우러진다. 겨울에는 눈 덮인 전각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사찰 안쪽에 위치한 ‘쌍계루’는 사계절 내내 포토 스폿으로 손꼽힌다. 연못에 비친 단풍, 눈꽃, 전각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이곳에선 템플스테이도 운영 중이며, 약사암에서는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장성읍 인근에서는 육회비빔밥, 오리백숙, 더덕구이 등 지역 음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 고창 학원농장

고창의 학원농장은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진면목은 사계절 내내 펼쳐지는 색의 향연이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가 들판을 채우고, 여름에는 해바라기와 야생화가 피어난다. 가을에는 황금빛이 대지를 물들이고, 겨울에는 서리가 내린 들판이 고요함을 더한다.
농장 근처에는 고창읍성과 선운사, 고인돌공원이 자리해 하루 코스로 둘러보기에 알맞다. 여행의 마무리는 고창 전통시장에서 모시송편과 수박 아이스크림을 맛보거나 복분자 막걸리와 함께 충천장어구이를 즐기는 것도 좋다.
바다 위를 날다, 여수 해상 케이블카

여수의 해상케이블카는 여수의 풍경을 가장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전망대다. 돌산과 자산을 잇는 케이블카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다, 섬, 도시가 한눈에 담긴다. 크리스탈 캐빈에 오르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계절의 배경도 다채롭다. 봄엔 동백꽃과 초록 숲, 여름엔 에메랄드빛 바다, 가을엔 붉게 물든 전경, 겨울엔 잔잔한 바다 위로 퍼지는 노을까지. 특히 해질 무렵 타는 케이블카는 여수 밤바다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낭만포차거리의 문어숙회, 게장백반, 서대회무침은 놓칠 수 없는 별미다.
SNS 인생샷 명소, 신안 퍼플섬

퍼플섬은 이름처럼 모든 것이 보라색이다. 전남 신안군 안좌면에 위치한 반월도와 박지도가 그 주인공이다. 건물 외벽, 다리, 정원까지 보랏빛 테마로 꾸며져 있다. 단지 색감만으로도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계절마다 꽃의 종류도 바뀐다. 봄엔 팬지와 라벤더, 여름엔 수국과 부겐빌레아, 가을엔 보라 국화, 겨울엔 조명이 더해진 낭만적인 섬이 된다. 퍼플교 위 산책은 노을 질 무렵 특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홍어삼합, 염전 소금아이스크림, 마늘장아찌정식 같은 신안 특산음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국가지정 생태공원, 순천만 국가정원

순천만 국가정원은 사계절 식물들이 모인 생태의 집합소다. 한국 정원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정원이 테마별로 조성되어 있다. 봄에는 튤립과 철쭉,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갈대, 겨울엔 조명으로 장식된 정원이 펼쳐진다.
근처 순천만 습지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갈대밭 사이를 걷다 보면 용산 전망대에 닿는다. 여기서 바라보는 일몰은 전남 3대 일몰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순천 시내에서는 꼬막정식, 짱뚱어탕, 전어회 같은 남도의 맛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전라도는 자연의 시간표를 그대로 따라간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경도 음식도 표정도 달라진다. 그래서 한 번의 여행으로는 다 담기 어렵다. 계절이 변할 때마다 다시 떠나야 하는 이유다.
다섯 곳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들판 위를 걷고 바다 위를 지나며 사찰에 머물다 섬을 둘러보는 여정. 그 끝엔 생명이 숨 쉬는 습지까지. 지금 계절의 끝자락에서 다음 계절의 시작점에서 전라도를 마주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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