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운전하기 무서운 도시 부산…‘난폭·뺑소니’ 뿌리뽑아야

2024. 10. 3. 19:2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증가하는 범죄행위 인명피해 속출
단속 못지않게 운전자 의식 변화를

부산에서 2019~2023년 5년간 신고된 보복·난폭운전이 전국 4위인 4200여 건에 달했다. 뺑소니 사건(2425건) 역시 경기(9519건) 서울(3906건) 인천(3760건) 다음으로 많았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는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부산에서 운전하기 무섭다”는 관광객 불만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듯하다. 안 그래도 산복도로가 많아 고도의 주의가 요구되는 부산에서 다른 사람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은 명백한 범죄다. 사법부도 난폭운전과 뺑소니는 미필적 고의(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하는 심리적 상태)로 해석해 중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모습. 국제신문DB


개선되지 않는 교통 문화는 우려할 정도다. 부산의 보복운전 신고는 2019년 414건에서 지난해 585건으로 증가했다. 난폭운전 역시 362건에서 414건으로 늘었다. 뺑소니 사고는 2019년 554건에서 지난해 429건으로 줄었으나 사망자는 매년 2명씩 그대로다. 선을 넘는 보복운전엔 기가 찬다. 지난해 한 운전자는 고속도로에서 17초간 멈춰 사망 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터널에서 경적 울린 운전자 앞을 10분간 가로막은 오토바이 운전자는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됐다. 끼어들기 시비를 하다 도끼를 휘둘러 쇠고랑 찬 사건도 있다. 보복운전의 일상화는 우리 사회의 중병이자 재난이다. 운전자의 40.6%가 보복운전을 당했다는 설문조사(한국교통연구원)까지 있다. 아무리 분노 유발에 대한 화풀이라 해도 보복운전은 뺑소니와 다를 바 없는 중대범죄다.

뺑소니는 음주 운전자가 주로 저지른다. 2019~2023년 부산에서는 2만7735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2019년 6829건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4893건) 2021년(5040건) 감소하다 지난해 5418건으로 다시 늘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부상자는 5년간 5270명(사망 41명)에 이른다.2018년 부산시민은 휴가 나온 윤창호(당시 22세) 씨가 음주운전 차에 치여 숨지자 공분했다. 윤 씨 사망은 음주운전자의 법정형을 상향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계기가 됐다. 그런데도 음주운전은 줄지 않았다. 고인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교통사고의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2022년 한 해 전국 교통사고에 따른 물리적·정신적 손실은 43조7669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했다.

한 집에 차 한 대씩 갖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교통사고는 불가항력적이다. 반면 난폭·보복운전과 뺑소니는 사전에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경찰은 철저한 단속으로 이것만은 뿌리뽑아야 한다. 운전면허를 적극적으로 취소하거나 정지 기간을 늘리는 것도 한 방편이다. ‘단속만 피하면 된다’는 인식이 독버섯처럼 자라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자 인식 변화다. 부산이 계속 ‘교통 후진도시’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글로벌허브도시나 관광도시 역시 구호에 그칠 것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