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지 다양···일일 투어하며 골라 간다
노인인구 천만 시대. 나이 들어 좋은 실버타운에서 사는 것은 어떨까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본 실버타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일본에 3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신미화 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 경영학부 교수에게 물었다.
작년 10월 도쿄에는 입주금만 50억원이 넘는 초호화 실버타운이 등장했다. 미츠이(三井)부동산이 도쿄 시내 금싸라기땅에 마련한 36층짜리 ‘파크웰스테이트 니시아자부’다. 매달 이용료가 550만원 넘게 들지만 총 400객실 중 65%가 입주를 마쳤다. 만 60세부터 들어갈 수 있다. 신미화 교수는 “수영장 등 고급 시설 중에서도 식사가 화제”라며 “외국 정상들이 주로 머무는 일본 데이코쿠 호텔의 셰프들이 식사를 제공한다. 입주민이 메뉴를 선택하면 그때부터 조리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폐교 부지를 활용한 도치기현의 타운하우스식 실버타운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보증금 134만원에 매월 이용료로 37만원 정도 드는 가성비 실버타운이다. 비용 보다도 실버타운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신 교수는 “날씨가 좋으면 다 같이 모여 외부 활동을 하고, 설날엔 같이 떡을 만드는 등 끈끈한 공동체로 기능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일본 노인들은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라고 신 교수는 전했다. 그는 “살던 집에 애정이 큰 경우에도 낙상 사고로 혼자 식사하거나 목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나면 실버타운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며 “특히 대부분 실버타운이 기계 보조 목욕시설을 갖추고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휠체어에 앉은 채로 특수 제작된 욕조에 들어갈 수 있고, 누운 상태로 편안하게 목욕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고액의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 마련에 큰 어려움이 없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신 교수는 “일본 부모들은 자식이 결혼할 때 집을 마련해줘야 한다거나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압박이 덜하기 때문에 대부분 살던 집을 팔아서 실버타운으로 들어가기 쉽다. 자식들도 기꺼이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우리보다 실버타운의 역사가 오래된 일본. 선택지가 다양한 만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실버타운을 찾기 위한 노력에도 적극적이다. 주말을 이용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실버타운 4~5곳을 돌며 설명을 듣는 투어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정원 25명에 일일 투어 요금이 20만원(점심 포함) 정도다. 신 교수는 “지금 실버타운에 들어간 세대는 자식들이 골라준 경우가 많지만, 지금 50대들은 추후 들어갈 실버타운을 미리 공부해 내가 고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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