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보고서] SK바사 현금 창출력 '바닥' 찍었나 [넘버스]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L하우스 백신센터 /사진=SK바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에만 900억원에 가까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를 내며 현금창출력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만 그 이면에는 연간 매출 규모와 맞먹는 2000억원대의 자금을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에 투입한 승부수가 깔려 있다.

앞서 사들인 독일 백신 위탁생산기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면서 SK바사가 이제는 현금창출력의 바닥을 찍고 반전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SK바사의 EBITDA는 89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228억원 흑자였던 전년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코스피시장 시총 상위 100곳의 비금융 상장사들 가운데 현대건설, 에코프로머티와 더불어 조사 기간에 EBITDA가 적자로 돌아선 사례 중 하나였다.

EBITDA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보고 싶을 때 활용하는 항목으로 이자비용과 세금 등의 지출과 과거 투자에 따른 유무형 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 의미한다. 특히 EBITDA는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중요한 잣대로 쓰인다. 업종이 비슷한 다른 회사들의 몸값이 EBITDA 대비 몇 배 정도인지를 살펴보며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EBITDA보다 먼저 적자에 빠진 상황이었다. SK바사는 지난해에만 1384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전년의 120억원 손실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매출이 점점 위축되는 가운데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은 도리어 확대되면서 실적악화가 가속됐다. SK바사의 지난해 매출은 26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7%, 2년 전 대비로는 41.4% 줄었다. 반면 매출원가는 △2022년 2171억원 △2023년 2273억원 △2024년 2366억원 등으로 늘었다. 판관비 역시 △2022년 1246억원 △2023년 1542억원 △2024년 1694억원으로 증가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미래를 염두에 두고 투자하면서 마이너스 실적을 감내하고 있다는 점이다. 설비투자(CAPEX)와 연구개발(R&D)에 한 해 동안만 2000억원 넘게 투입했을 정도다. 매출 대부분을 향후 성장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SK바사의 지난해 CAPEX 규모는 1644억원에 달했다. CAPEX는 미래의 이윤과 가치 창출을 위해 유형자산을 취득한 투자 과정에서의 비용이다. 또 같은 해 판관비의 절반에 육박하는 714억원은 R&D에 사용했다.

이 와중에 실적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면서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다. SK바사는 올 1분기에도 1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동기에 비하면 적자 폭이 46.3%나 줄었다. 특히 매출이 고무적이었다. SK바사의 매출은 154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3.3%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인수작업을 마무리한 독일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자회사 IDT바이오로지카가 연결 실적에 포함된 영향이 컸다. IDT바이오로지카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영업손실을 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인수된 후 2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벌였다.

아직 올해 첫 성적표이기는 하나 현금창출력도 플러스를 기록했다. SK바사의 올 1분기 EBITDA는 61억원 이익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0억원의 적자를 낸 후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SK바사 측은 "IDT바이오로지카 인수 효과와 기술 기반의 백신 파이프라인을 축으로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확장해나가겠다"며 "단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전략 실행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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