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의 등바위 너머로 펼쳐지는
다도해의 찬란한 해오름”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의 남쪽 끝자락, 바다와 맞닿은 기암절벽 위에 자리 잡은 ‘향일암’은 ‘해를 향해 있는 암자’라는 그 이름처럼 남해 수평선의 웅장한 일출 광경이 장관을 이루는 여수 10경 중 하나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로, 연간 100만 명이 넘는 불자와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관음기도 도량입니다.
신라 경덕왕 때 원효대사가 관세음보살 을 친견하고 ‘원통암’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이래, 조선 숙종 때 인묵대사가 현재의 향일암으로 개칭하며 천년의 법맥을 이어왔습니다. 비록 2009년 불의의 화재로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원통보전, 삼성각, 관음전, 용왕전, 종각, 해수관음상 등을 완벽하게 복원해 내어 영험한 산사의 기품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초여름의 파란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향일암과 숨은 조망 명소인 금오산 전망대의 알찬 탐방 포인트를 명확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가파른 돌계단과 해탈문 바위틈을 지나 마주하는 관음기도 도량

금오산 자락 아래에 요새처럼 안겨 있는 향일암으로 향하는 길은 초입부터 만만치 않은 가파른 경사길과 웅장한 돌계단길로 시작됩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고개를 돌리면 펼쳐지는 푸른 여수 바다의 풍광이 고된 걸음을 기분 좋게 보상해 줍니다.
향일암 관람의 가장 핵심적인 묘미는 대웅전(원통보전)으로 진입하기 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해탈문’입니다. 거대한 천연 바위들이 서로 맞닿아 형성된 좁은 틈새 길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이 이색적인 바위 굴을 허리 숙여 통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오만을 내려놓게 됩니다. 경내에 들어서면 인자한 표정으로 남해를 굽어보고 있는 해수관음상과 창건주 원효대사가 가만히 앉아 수도에 정진했다는 탁 트인 바위 터인 ‘좌선대’를 친견할 수 있습니다. 사찰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경내만 조용히 둘러보는 데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향일암에서 단 30분, 초록 능선과 파란 바다가 만나는 '전망 좋은 곳'

향일암 경내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훌륭하지만, 이 환상적인 풍경을 한층 더 압도적인 시야로 소유할 수 있는 숨은 치유 명소가 바로 사찰 뒤편으로 이어지는 금오산 탐방로입니다. 주위의 바위 모양이 마치 거북이의 등껍질을 닮았다 하여 금오산이라 이름 붙여진 이 산의 능선은 다도해의 숨은 비경을 아낌없이 내어줍니다.
굳이 가파르고 험준한 금오산 정상 봉우리까지 전 구간을 등반하지 않더라도, 향일암 뒤편 등산로를 따라 딱 0.4km(도보 약 30분 소요)만 오르면 나타나는 ‘전망 좋은 곳’까지만 진입하셔도 충분합니다. 이 구간은 완만한 흙길과 나무 계단으로 정비되어 있어 일반 운동화로도 안전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울창한 숲 터널을 벗어나는 순간 시야를 가리던 나무들이 사라지고, 싱그러운 초록빛 금오산 능선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한 크고 작은 섬들이 파란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가슴 벅찬 파노라마 뷰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사실상 금오산의 가장 아름다운 조망은 이곳에서 완성되므로 체력적 부담이 있는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멋진 조망을 감상한 뒤 하산하시는 동선이 유연합니다.
모험가를 위한 금오봉 정상 종주 코스와 등산화 착용 수칙

'전망 좋은 곳'에서 아쉬움이 남는 숙련된 등산객이라면 능선 삼거리 갈림길을 거쳐 금오산의 주봉인 ‘금오봉 정상’까지 산행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편도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삼거리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 중간에는 울창한 숲 사이로 이국적인 금오도의 실루엣이 언뜻 조망되기도 하며, 거대한 기암괴석 옆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다이내믹한 산길이 이어집니다.
다만, 정상을 앞둔 마지막 코스는 경사가 매우 가파르고 거친 암반과 돌길이 날카롭게 흩어져 있어 접지력이 훌륭한 '전문 등산화'가 없다면 조난 및 부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진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막상 도착한 정상 금오봉 표지석 주변은 빽빽한 나무숲에 가려져 있어 별다른 사방 조망이 없는 편이므로, 풍경이 목적이신 분들은 앞서 소개해 드린 '전망 좋은 곳'에서 온전히 사색을 즐기시는 편을 권장합니다.

여수 향일암은 전국의 수많은 인파가 정조준하여 찾아오는 초일류 관광 명소이기 때문에, 주말이나 성수기 시즌에는 진입 도로가 좁고 사찰 주변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하여 극심한 차량 정체와 주차 곤란을 겪기 일쑤입니다. 따라서 영리한 여행자들은 자차 대신 여수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곳을 찾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향일암을 방문할 때는 몇 가지 영리한 시간 계산이 필요합니다. 향일암 경내 관람과 금오산 전망대 산책까지 넉넉하게 둘러보려면 최소 3시간 내외의 여유로운 탐방 시간을 계획하셔야 합니다.
여수 시내로 나가는 버스의 배차 간격이 다소 긴 편이므로, 등산 초입에 버스 정류장의 도착 시간표를 미리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두거나 실시간 버스 정보 앱을 확인해 복귀 동선을 짜야 길 위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만약 정상 금오봉을 거쳐 율림치 주차장 방향으로 하산할 경우, 주차장에서 버스 정류장이 있는 큰길까지 도로를 따라 한참 걸어 내려가야 하므로 오고 가는 차량을 항상 주의하며 보행해야 합니다.
여수 금오산 향일암 종합 이용 정보

소재지 및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로 1
종합 추천 탐방 코스: 매표소 ➔ 가파른 돌계단 ➔ 해탈문 바위굴 ➔ 대웅전 및 해수관음상 ➔ 원점 회귀 (약 30분~1시간 소요)
웰니스 힐링 코스: 향일암 경내 관람 ➔ 금오산 등산로 ➔ '전망 좋은 곳' 대조망 감상 ➔ 하산 (약 1시간 30분~2시간 소요, 운동화 가능)
전문 산행 코스: 향일암 ➔ 전망 좋은 곳 ➔ 능선 삼거리 ➔ 금오봉 정상 ➔ 율림치 주차장 (약 3시간 소요, 등산화 필수)
관람 이용 시간 / 정기 휴무: 일출 시 ~ 일몰 시까지 개방 / 연중무휴 운영
사찰 입장 요금: 전면 무료입장 (문화재관람료 폐지)
경내 주요 시설: 원통보전(대웅전), 삼성각, 관음전, 용왕전, 종각, 해수관음상, 원효대사 좌선대, 해탈문, 템플스테이실, 공중화장실 완비

한반도 남쪽 끝 거대한 거북 모양 바위산의 영험한 기운 위에, 천년의 일출 역사를 묵묵히 새겨온 여수 돌산 향일암. 좁은 해탈문 바위굴을 지나 대웅전 마당에 서서 은은한 풍경 소리를 듣고, 금오산 전망대에 올라 푸른 능선과 푸른 다도해 지평선이 만들어내는 위대한 조화를 바라보다 보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일상의 소음과 조급함들이 시원한 남해 바닷바람 속에 깨끗하게 정화됩니다.
화려한 인공 구조물 대신 자연이 조각한 기암괴석과 원효대사의 좌선대 바위가 건네는 묵직한 위로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맑은 바다 숨결을 들이마시고 영롱한 산사의 정취 속에서 내 안의 평화를 되찾으며, 이번 초여름에는 오래도록 일상을 지탱해 줄 평온하고 건강한 여운을 가득 채워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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