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보다 관심 못 받아"…어느 흉부외과 의사의 토로

장영준 기자 2024. 2. 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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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논란에 "필수의료 문제 대책부터 세워야"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수가 개선' 제시…네티즌들 갑론을박
해당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이미지투데이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스로를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라고 소개한 누리꾼이 글을 올려 필수의료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강하게 촉구했다.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훙부외과 의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며 네티즌들 사이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심장과 대동맥 수술이 제가 하는 일"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내가 흉부외과를 선택한 건 환자를 보는 것을, 누군가의 삶을 지켜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장문의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먼저 흉부외과 의사의 현실을 토로했다. 여전히 대동맥이나 심장에서 나오는 피를 보면 겁이 나고, 소송도 흔하게 당하며 멱살을 잡히고 욕을 듣는 경우고 다반사라는 그는 "우리 희생은 의료 서비스의 당연한 기본값이 됐다. 일주일에 2~3일을 병원에서 먹고 자도 박수를 받는 일은 없다. 동료 의사들이 보기에 어리석은 별종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흉부외과가 위기라는 이야기는 30년 전부터 게속됐다. 흉부외과의 문제점은 자신의 가족이 수술을 받게 되거나 드라마의 주제가 되어 간헐적으로 세상의 관심이 유행처럼 쏟아질 때만 다뤄진다"며 "우리에 대한 관심은 푸바오에 대한 관심보다 못하다. 아니, 오늘의 날씨보다 조금 더 관심 받을 날이 있을까 생각해본다. 관심은 없어도 좋지만 우리 미래에 대한 관심은 당신들의 미래이며 의료의 가까운 미래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수가 개선을 꼽은 글쓴이는 "수가 개선이 되면 적어도 필수의료가 더 이상 나대지에 방치된 잡초 덤불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은 든다"며 "하다못해 '돈도 안되는데 누가 병원에 남아 있으라고 했어?'라는 저급한 질문을 들으며 살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을 흉부외과 의사라고 밝힌 글쓴이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견을 적은 장문의 글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글쓴이는 국가가 필수의료에 무관심하다는 근거 중 하나로 '체외순환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에 놀라운 기사를 보았다. 흉부외과 관련 내용이 국정감사에 나왔다는 기사도 흥미로웠지만 의원 질의에 대답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며 "체외순환사에 대해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는 장관님의 대답은 놀랍고 슬펐다"고 적었다. 체외순환사는 심장 수술 시 심장을 멈출 경우, 환자가 사망하지 않도록 인공 심장 역할을 하는 기계를 운용하는 이들을 말한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의대정원 문제와 관련해 글쓴이는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이 아니다. 제 과로사 위험도 낮출 수 없다. 흉부외과의 미래를 발전시킬 수 없으며 오히려 의료붕괴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며 "의료진의 과로사를 걱정한다면 먼저 긴급하게 현안에 집중 투자하고, 의대 증원이라는 장기 과제를 고민해야 한다. 필수의료의 돌연사를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업무 후에 휴게시간을 법으로 보장하면 된다. 밤 새우고 다음날 수술 못하게, 외래보지 못하게 법률로 못 박으면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필수의료를 살려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필수의료 붕괴를 인정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시길 바란다"며 "아무도 무관심에서 비롯된 행정력 부재를 극복하는 주체는 국가다. 모두 함께 고민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의대 증원은 증원대로 다른 건 다른 것 대로 논의하면 되는데 왜 하나로 묶어서 하려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이번 파업이 흉부외과 임상의 늘리자는 것이면 많은 국민들이 지지할텐데 아니지 않느냐. 전공의 일부가 개업해서 돈 많이 벌고 싶다는 걸 노골적으로 보이는 최초의 파업인 것 같다" "흉부외과는 취업도 잘 안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사태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이 근무지를 이탈하면서 의료대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비상진료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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