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유시도 몰랐던 "페이커 4년 재계약" 성사 될 수 있었던 이유

리그 오브 레전드(LoL) 전설 ‘페이커’ 이상혁이 소속 팀 T1과 4년 재계약을 맺으며 2029년까지 함께하게 됐습니다.

지난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LCK 홈그라운드 농심 레드포스전 이후 공식 발표된 이 소식은 현장과 팬 커뮤니티를 크게 술렁이게 만들었습니다.

팀 동료 구마유시조차 “우리도 오늘 처음 알았다”며 놀라움을 표할 정도였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이상혁은 2013년 데뷔 이후 무려 17년을 한 팀에서만 활약하는 ‘원클럽맨’으로 남게 됐습니다.

29세의 나이에 4년 장기 계약을 맺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대부분의 e스포츠 선수들은 20대 중반을 전후로 은퇴를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T1은 어떻게 이 ‘종신 계약’에 가까운 재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을까요?

첫 번째 배경은 안정적인 재정 기반입니다. T1은 지난 7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관광개발사 레드씨 글로벌(Red Sea Global)과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은 유니폼 전면과 팀 콘텐츠 전반에 RSG 로고를 노출하는 조건으로, 3년간 진행됩니다.

특히 우리에게도 친숙한 세계 최고 부자중 한명인 빈 살만이 관여되어 있는 이 사우디의 대규모 투자는 T1의 재정적 안정성을 크게 높였고, 핵심 선수와의 장기 계약 추진에도 힘을 실었습니다.

두 번째는 이상혁이 팀의 상징으로서 지닌 가치입니다. 그는 LoL 월드 챔피언십 5회 우승, LCK 10회 우승, MSI 2회 우승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팀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해 그를 LoL e스포츠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로 선정했는데, 이는 그가 단순한 선수가 아닌 e스포츠의 상징이라는 점을 증명합니다.

이러한 상징성은 팀과 팬 모두에게 강력한 결속력을 줍니다. 팀 동료 구마유시는 “상혁이 형의 4년 재계약이라니 대단하다. 나도 본받아 오래 뛰고 싶다”고 말하며 그를 롤모델로 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팀 내에서 그의 존재가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한다는 점도 재계약 추진에 있어 큰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현장에서 이상혁은 팬들에게 “항상 T1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응원에 보답하는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그는 LCK 최초 3500킬을 달성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고, 팬들은 그가 앞으로 써 내려갈 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e스포츠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T1과 이상혁이 사실상 종신 동행을 택했다”고 평가합니다.

30대 중반까지 최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 미드라이너로 꼽히고 있습니다.

T1이 젠지의 27연승을 저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페이커가 이끌 팀의 향후 4년 행보에도 큰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번 재계약으로 T1은 팀의 중심축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했습니다.

레드씨 글로벌 스폰서십을 통해 마련된 재정적 안정성, 팀 내외부에서의 절대적 상징성, 그리고 팬들과 선수단의 지지를 바탕으로 성사된 ‘페이커 4년 재계약’은 단순한 선수 계약을 넘어 T1의 미래를 결정짓는 선택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