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라이브] 대형 조각상과 雪山 세트… 100년 축구 성지에 ‘르네상스’ 펼친다

8만여 명을 수용하는 이탈리아 최대 경기장, 올해로 개장 100년을 맞은 ‘산 시로 스타디움’은 약 3.6㎞ 길이의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인테르 밀란·AC밀란의 공동 홈구장인 이곳은 ‘축구의 극장’이란 별명처럼 1년 내내 전 세계 축구 팬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몰리는 밀라노의 명소다. 하지만 2일(현지 시각) 오후 산 시로 스타디움에선 철조망 근처로 다가가기만 해도 경비 인력이 눈을 번뜩이며 제지하려 들었다. 6일 이곳에서 열리는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무대 설치와 막바지 예행연습 때문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이었다.
밀라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작년 11월부터 산 시로 스타디움 옆에 축구 그라운드 크기의 대형 천막을 설치하고 하루 최대 9시간씩 개막식 연습을 진행했다. 출연진만 1200여 명이 동원된다. 지난달 30일부터는 실제 개막식이 열리는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본격적인 리허설에 들어갔다. 개막식 리허설 현장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다양한 현지 관계자들을 취재해 개막식 프로그램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의 유명 연출가 마르코 발리치(64)가 지휘하는 개막식 주제는 조화, 이탈리아어로 ‘아르모니아(Armonia)’다. 개막식 무대는 르네상스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역사와 예술, 알프스의 대자연을 품은 돌로미티 산맥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르네상스 시대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연상케 하는 구조물, 만년설로 덮인 코르티나의 설산(雪山)을 압축한 세트가 각국 선수단과 관중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1900년을 전후한 유럽의 황금기(벨 에포크)를 상징하는 고풍스러운 열차와 호텔 조형물, ‘피아트’ 자동차로 대표되는 이탈리아의 산업 발전을 상징하는 장치도 무대에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도시 올림픽’을 강조하기 위해 밀라노의 세련미와 코르티나의 웅장한 자연 환경이 어우러지는 무대 연출도 나올 전망이다. 세계 패션의 중심지인 밀라노가 무대인 만큼 출연진들의 의상과 스타일링도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올림픽을 앞두고 인상된 버스 요금을 내지 못해 영하의 날씨에 눈을 맞으며 집까지 6㎞를 걸어간 사연이 알려져 현지 여론을 들끓게 한 코르티나의 초등학생 리카르도 주콜로토(11)도 개막식 무대에 오른다. 밀라노 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리카르도의 구체적인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중 있게 출연한다”고 밝혔다. 포용과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모인 화려한 출연진도 ‘조화’라는 주제에 맞춰 공연을 펼친다. ‘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57)가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르기로 한 가운데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68)도 무대에 오른다. 출연이 확정된 중국의 천재 피아니스트 랑랑(44)이 연주를 맡는 그림도 그려진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64), 래퍼 스눕독(55) 같은 글로벌 스타들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개막식은 차질 없이 준비 중이지만, 남아 있는 숙제도 있다. 개막식 사흘 전인 3일까지도 산 시로 스타디움의 일부 좌석이 팔리지 않았다. 밀라노 조직위원회는 만 26세 이하 청년층을 대상으로 ‘1+1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막판 흥행 몰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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