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이고, 부딪히고, 깔리고… 제조업 사고 예방법은? [산업안전 PLUS]

김정규 기자 2023. 6. 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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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제조업서 50명 가까이 사망... '스마트 안전장비'로 산재예방 나서

경기도내 제조업 현장에선 매년 50명 이상의 근로자가 끼이고, 부딪히고, 깔리는 등 다양한 이유로 목숨을 잃고 있다.

이같이 제조업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망 사고 예방을 위해 현장에선 어떤 방안들이 필요한 지 자세하게 살펴본다.

제조업 현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최근 3년간 제조업에서 50명 가까이 ‘끼어’ 죽었다

27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경기도에선 총 158명의 근로자가 제조업에 종사하다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해 평균으로 따져보면 도내에선 약 52명의 근로자가 제조업 현장에서 유명을 달리하는 것이다.

여기서 초점을 맞춰야 하는 점은 제조업 현장에서 생을 마감한 근로자들이 주로 어떤 이유로 사망했는지다. 그래야만 이에 알맞은 사고 예방법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종사자들이 사망한 원인은 단연 ‘끼임 사고’였다. 최근 3년간 제조업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 158명 중 47명(29.7%)은 유압프레스나 사출성형기 같은 기계·설비에 끼어서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안산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에선 작업 중이던 50대 근로자 A씨가 용접로봇과 지그(부품 가공 위치 보정을 위해 사용하는 보조기구)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안전보건공단 경기지역본부 데이터 제공

■‘끼임 사고’ 예방…방호· 비상정지 장치부터 ‘LOTO’ 설치 필수

이 같은 제조업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한 예방법은 ‘정형 작업’과 ‘비정형 작업’ 등 크게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정형 작업이란 작업 조건이나 방법, 순서 등이 표준화된 평상시의 작업 상황을 의미하며, 비정형 작업은 정비·청소·검사·수리 등의 작업을 뜻한다.

먼저, 정형작업 시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기계·설비에 방호장치와 비상정지장치 설치가 필수적이다. 방호장치의 경우 기계의 위험구역에 근로자 신체 일부가 도달할 수 없도록 덮개 등이 설치돼야 하며, 기계 위험부위에 최대한 근접해 배치돼야 한다. 덮개 개방 시엔 회전날이 가동되지 않도록 연동시스템을 설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만약 덮개 설치가 어렵다면, 근로자의 접근을 차단하거나 우회할 수 있는 울타리를 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비상상황 발생 시 기계의 전원을 차단할 수 있는 비상정지장치의 핵심은 ‘위치’다. 작업자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곳에 비상정치 스위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래야만 실제 끼임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LOTO 장치가 설치된 모습. 김정규기자

아울러 비정형 작업의 핵심은 ‘LOTO’(Lock Out, Tag Out)다. ‘LOTO’는 기계의 정비나 청소 등 작업을 수행할 시 다른 사람이 해당 기계를 운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동장치에 잠금장치나 표지판 등을 설치하는 조치를 말한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한 해 평균 40명의 근로자가 기계의 정비, 청소 등 작업 시 불시가동으로 사망하고 있다.

■부딪히고 깔리는 ‘지게차 사고’…안전수칙 바탕으로 스마트안전장치로 예방

끼임으로 인한 사망 사고와 함께, 제조업 현장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사고 원인은 바로 ‘깔림’과 ‘부딪힘’이다. 특히 이 같은 사고 원인은 제조업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지게차’와 연관지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게차는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12대 사망사고 기인물 중 하나로, 제조업 현장에서 가장 많은 사고를 유발하는 장비이기 때문이다.

지게차

지게차 사고는 무면허자의 무리한 운전이나 과적에 의한 운전자의 불충분한 시야 확보, 급선회 시 지게차의 넘어짐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지난해 도내 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60대 근로자 B씨는 주물형틀을 싣고 후진하던 지게차와 충돌해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고 다리가 지게차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B씨는 결국 사망했다.

이 같은 ‘지게차 사고’를 막기 위해선 1차적으로 각 사업장에서의 안전수칙 준수가 요구된다. 사업주는 지게차 작업 시 전도나 협착 등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게 안전한 작업방법 등의 작업계획을 작성, 근로자에게 주지해야 한다. 작업자는 이러한 작업계획서를 충분히 숙지 후 운반 작업을 실시해야 하며, 특히 지게차 조작이 서툰 무면허 지게차 운전은 철저히 금지돼야 한다.

또 기술적 차원에서 지게차에 스마트 안전센서를 부착해 ‘사망 사고’를 방지하는 대책도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카메라나 센서 등을 활용해 지게차 주변 근로자와의 충돌 위험을 경보장치로 알리거나, 보행 근로자가 접근해 충돌 위험이 있을 경우 거리 별로 서행 및 정지하는 등의 방식이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최근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게차로 인한 부딪힘, 깔림 등으로 인한 사망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며 “물론 스마트 안전장치 도입 등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비용이 들어가지만,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와 비교하면 오히려 작은 부분이라고 여기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 이미지투데이 제공

■중소사업장도 ‘스마트’하게 산재 예방할 수 있게…두팔 걷은 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을 통해 재정 상황이 취약한 중소 제조업 현장의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27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3월부터 재정·기술적인 여건이 취약한 중소사업장에 스마트 안전장비 구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을 실시 중이다. 스마트 안전장비는 인공지능(AI), 정보통신,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해 재해 예방 효과를 높이는 안전보건장비를 의미한다. 50인 미만의 중소사업장 등이 해당 사업을 신청할 수 있고, 지원한 기업이 제출한 투자 계획에 따라 시설 개선을 진행하면 최대 3천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단은 해당 사업을 통해 중소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끼임, 부딪힘 등으로 인한 중대재해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단은 올해 총 230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스마트 안전장비 예시

공단이 지원 중인 스마트 안전장비는 세부적으로 ‘안전’과 ‘보건’으로 구분된다. 우선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선 AI 기반의 인체감지시스템, 고소작업대 스마트 안전장치, 차량계 건설기계·하역운반기계 스마트 안전장치 등이 제공된다.

특히, 이 중에서도 지게차 등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에 설치하는 스마트 안전장치 지원을 통해, 재정 상황이 부족해 이를 도입하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의 산재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게차의 경우 앞쪽 포크에 실린 화물의 크기와 높이 때문에 운전자에게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스마트 안전장치를 통해선 전도나 충돌 방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보건’ 스마트 안전장비로는 근력보조슈트나 인간공학적 중량물 운반 보조장치 등이 지원된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재정 상황이 취약해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사업장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사업장에서의 산업재해 발생이 줄어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해당 기사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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