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사이클경기, 자전거 도핑 검사까지?
파리 올림픽 개막뒤 중국 수영대표팀이 집중적인 도핑검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지만 도핑검사는 사람에 한하지 않는다. 이번 파리 올림픽 사이클 경기에서는 선수의 약물복용 등에 대한 도핑검사는 물론 기계, 즉 자전거에 모터를 사용하는지 검사하는 ‘모터도핑’ 검사까지 이뤄질 수 있다.
IEEE스펙트럼은 파리 올림픽위원회가 사이클 경기 선수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작동하게 만드는 부정 장치(모터) 탑재 행위인 기계도핑(모터도핑)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그 적발 사례와 첨단 적발 장비의 진화 과정, 최신 첨단 적발 장치, 그리고 유럽선수권에서 실제 모터 도핑으로 적발된 사례를 함께 소개했다.
그렇다면 국제사이클연맹(UCI)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모터도핑 검사장비를 사용하게 될까. 적외선 카메라, 태블릿에 이어 X레이 장치까지 등장한 게 최신 버전이다. 그 뒤를 이어 지난 2018년 프랑스 원자력위원회와 연구중이라고 발표한 경기중 실시간으로 숨겨진 모터의 전자파 신호를 감지하는 고해상도 자력계 및 경주 지원 차량 수신기를 통한 무선 경보발령 시스템이 이번 대회에서 선보이게 될까. 지켜 볼 일이다.
사이클 경기 모터 도핑이 뭐길래?
26일 저녁 개막한 파리 올림픽 주최측 관계자들은 사이클 선수들이 프랑스 수도 파리와 그 주변에서 사이클 경주를 치르면서 불법수단을 이용해 금메달을 따는 것을 막기위해 경기가 진행되는 도로 주변에 전자기(電磁氣) 스캐너와 엑스레이 영상 장치를 배치하게 된다.
올림픽 관계자들의 이 첨단기기로 적발하려는 자전거에 내장용 모터 도핑 장치는 꽤 작을 수 있다.
사이클 전문가들은 여분으로 단 20와트(W) 또는 30와트(W)정도의 전력만 있으며 짧은 시간이나마 모터로 자전거를 움직여 경쟁 판도를 뒤집으면서 승부를 결정짓기에 충분하다고 말한다.
모터 도핑은 지난 2016년 프로 사이클에서 단 한 번 확인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스포츠의 주관 기관인 국제사이클연맹(Union Cycliste Internationale·UCI)은 점점 더 정교한 모터 감지 방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불법 모터는 루트 드 로이즈와 같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아마추어 대회에서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일부 최고 프로 선수들은 계속 경고하고 있다.
IEEE 스펙트럼이 인터뷰한 사이클 경주 라이더들과 전문가들은 기술 도핑이 여전히 프로 수준에서 존재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UCI 최초의 장비 및 기술사기 대응 팀 매너저인 장 크리스토프 페로는 “나는 그것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우리가 그것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자마자 그 행위가 멈췄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높은 수준에서 그것은 팀과 운동선수에게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뢰는 제한적이다. 사이클링계는 혈중 산소 수치를 높이기 위해 수혈과 약물을 광범위하게 사용한 미국 올림픽 선수 랜스 암스트롱을 둘러싼 스캔들 충격으로부터 여전히 회복 중이다. (랜스 암스트로은 1993, 1995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2회 우승했고, 1996년 고환암 판정을 받고 치료후 1997년 최종 완치 판정을 받는다. 1998년 복귀해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년간 전설적인 투르 드 프랑스 7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다. 하지만 동료의 약물 사용 폭로에 따른 조사결과 1998년 복귀 이후 약물복용(EPO)이 밝혀져 그때부터의 모든 타이틀이 박탈되고 영구제명됐다.)
페로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결책은 차세대 감지 기술일 수 있다. 즉, 자전거에 사람의 근육만으로 동력이 공급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자전거 탑재형 스캐너라는 것이다.
2010년 스위스 선수의 소문 이후 모터에 대한 소문 확산
자전거에 몰래 숨겨진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페달을 밟아주는’ 모터에 대한 소문은 스위스의 한 사이클 선수가 놀라운 가속으로 몇몇 유럽 행사를 석권한 2010년에 처음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당시 UCI는 숨겨진 모터를 감지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했고, UCI의 기술 책임자는 그렇게 하기 위해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에 대한 작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UCI는 적외선 카메라로 자전거에 숨겨진 모터 적발에 나섰지만 숨겨진 모터가 식을 때인 경주 전후에는 소용이 없다.
2015년이 되어서야 추가 모터 도핑 소문과 UCI가 이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주장들이 나오면서 연맹은 더 나은 도구인 아이패드 기반의 ‘자기 측정 태블릿’ 스캐너를 베타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UCI에 따르면 이러한 태블릿 스캐너 중 하나에 연결된 어댑터는 주변 자기장을 생성한다. 그러면, 자력계와 전용 소프트웨어가 자전거의 탄소 섬유 프레임 안쪽과 주변에 금속 또는 자석이 존재함을 나타내는 자기장 장애를 등록한다.
벨기에 프로 사이클 선수의 모터 도핑 적발···6년 출전 정지에 벌금
그 해에 벨기에 졸더에서 열린 2016 사이클로크로스 세계선수권대회(Cyclocross World Championships)에서 UCI의 기계도핑 검사용 태블릿이 첫 선을 보였다.
도로 자전거와 산악 자전거가 혼합된 이 거친 행사에서 선수들의 자전거를 스캔한 결과 현지에서 가장 인기있는 벨기에의 펨케 판 덴 드리셰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자전거가 발견됐다.
자세히 조사한 결과 자전거의 안장에서 페달까지 각도를 낮춰 내려오는 속이 빈 프레임 안에 모터와 배터리가 들어 있었고, 안장 아래 튜브에 숨겨진 하드웨어, 그리고 핸들 바(손잡이) 아래에서 푸시 버튼 스위치를 연결하는 선이 드러났다.
UCI는 해당 모터가 손잡이 테이프 아래 숨겨진 블루투스 스위치에 의해 작동되는 비백스(Vivax) 제품임을 확인했으며, 이는 그해 처음으로 배치된 자기공명시험 기술을 사용해 감지됐다. 그녀는 자전거에 있는 모터는 자전거의 크랭크축과 맞물려 200W의 힘을 더해 주는 것이었다.
UCI는 그녀에게 6년 간 출전 금지와 2만 스위스 프랑(약 31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펨케 판 덴 드리셰는 무죄를 주장하며 경기에서 사퇴했다. 그녀는 이 자전거가 친구의 것이며 실수로 그녀를 위해 준비됐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징계 청문회에서 자신을 변호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그녀의 U23 국가 및 유럽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그녀는 기계 도핑으로 적발된 가장 유명한 이름이자 유일한 프로 선수 사례로 남아 있다. (올해 초 프랑스에서 연루된 아마추어 사이클 선수 지오밤바티스타 레라도 사이클 대회에서 전기식 모터 보조장치를 사용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부정행위에 사용된 방식의 모터 제작사들
이 부정행위용 모터를 제작한 오스트리아 비박스 드라이브(Vivax Drive)는 이제 사라졌다. 아웃사이드 매거진은 지난해 12월 이 회사가 코로나19사태로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자금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모나코에 본사를 둔 HPS-바이크의 장치가 들어간 레이서용 자전거를 통해 200W의 추가 출력을 경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스포츠카 생산업체 로터스 그룹의 HPS를 장착한 로터스타입 136 경기용 자전거의 기본 가격은 1만5199파운드(1만9715달러, 2730만원)다.
해리 기빙스 HPS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가파른 언덕을 힘겹게 오르길 원하지 않거나, 이 차량에 발맞추기 위해 여기저기서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주말 승객들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고 말한다. 기빙스에 따르면 이 기술은 개조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르는데 사용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PS 와트 어시스트(HPS Watt Assist)’ 시스템은 조심스러운 고성능 전기 보조 시스템에서 가능한 범위를 보여준다. 모터의 직경 30mm, 무게 300g에 불과한 이 모터는 스위스 맥슨모터에 의해 제조됐다.
기빙스는 이 자전거에는 미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탐사로봇 퍼서비어런스를 추진시키는 것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전력 밀도가 높은 브러시리스 모터 디자인이 사용된다고 말한다.
HPS는 이 모터를 자전거 안장에서 크랭크로 내려가는 다운튜브에 넣고, 이 프레임은 다시 자전거의 크랭크로부터 핸들을 향한다.
후미 허브나 단단한 바퀴에 내장된 전기 모터에 대한 언론의 지속적인 추측에도 불구하고, 기빙스는 자전거 프레임의 튜브에 장착된 모터만이 경주용 자전거의 외관, 느낌, 그리고 성능을 위태롭게 하지 않고 힘을 더할 수 있다고 말한다.
UCI의 새 도입 기술은 X레이 캐비닛
UCI 모터 도핑 정책에 대한 비판이 새 회장 선출로 이어졌고 연맹은 2018년에 프로 사이클링 경기에서 가장 정교한 감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데이비드 라파티언트 신임 회장은 감지 수준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출신인 페로를 임명했고, UCI는 5개월 후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연맹의 첫 번째 X선 장비를 발표했다.
달리 X선 영상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 이동식 검출기는 차폐된 용기에 내장돼 이벤트에 따라 구동됐다. 이는 많은 잘못된 탐지결과를 내놓는 데다 의심스런 자전거가 발견되면 분해해 봐야 하는 태블릿 스캐너 사용상의 불편을 해소했다.
UCI는 사이클링 언론에 “엑스레이 캐비닛이 경주 결과와 관련된 모든 의심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UCI는 작년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서 1000번에 가까운 모터 도핑 검사를 하는 등 높은 수준의 테스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IEEE 스펙트럼은 UCI가 파리 올림픽 계획을 포함한 연맹의 모터 감지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거부했다면서도 경계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라파티언트 UCI 회장은 최근 “UCI의 통제가 100%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모터 도핑 사기 증거를 제공하는 고발자에게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에 UCI는 다시 ‘모터 도핑 차르(황제)’로 임명했다. 전 미국 국토안보부 형사 수사관 니콜라스 라우덴스키다. 그는 페로가 2020년 예산 삭감으로 떠난 이후 처음 임명됐다. 라우덴스키는 다른 업무 중에서도 ‘기술 사기를 감지하는 새로운 방법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페로는 큰 경주를 치를 경우 추가 자전거를 몰래 들여와 UCI의 현재 도구를 피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주요 경주에서 자전거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만이 모터 도핑 사기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UCI, 실시간 모니터링위해 원자력위원회 기술도입
UCI는 이미 프랑스 국가연구소가 가진 심층 자력 측정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 프랑스 대체에너지및원자력에너지위원회(CEA)와 협력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UCI는 2018 제네바 기자 회견에서 일부 세부 사항을 공개했는데, 여기서 CEA 관계자는 숨겨진 모터의 전자파 신호를 감지하는 내장된 고해상도 자력계와 경주 지원 차량의 수신기를 통해 무선으로 경기 관계자에게 경보를 발령하는 개념을 발표했다.
2018년 6월 현재, 그르노블의 CEA 연구원들은 적절한 자력측정기를 찾아내고 ‘회전하는 바퀴와 페달에서부터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시스템에 도전하는 전자기 소음을 평가하고 있다
모든 자전거에 감지기를 장착하는 것은 값싸지 않을 것이지만, 페로는 사이클링에서 이것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제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지 10년이 됐다. 만약 당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당신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