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통일 버리고 평화 선택하자…통일부도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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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이 "지금 현실에서 남북이 통일 논의를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하자"고 말했다.
임 전 의원은 "북이 남쪽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대남사업기구들을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조국통일 3대 원칙을 폐지하고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하는 등 통일 지우기에 나섰고 남북이 맺은 모든 합의 들을 사실상 무효화 선언했다"며 "이런 변화된 조건들이 반영되지 않은 통일 논의는 분명히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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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이 “지금 현실에서 남북이 통일 논의를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하자”고 말했다. “평화로운 한반도·번영된 통일국가”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평화통일론 대신 ‘평화적 2국가론’을 본격적으로 제시한 것이어서, 향후 당 안팎에서 논쟁이 예상된다.
임 전 의원은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자. 통일에 대한 지향과 가치만을 헌법에 남기고 모든 법과 제도, 정책에서 통일을 들어내자”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명시한 헌법 3조 영토조항을 개정하거나 삭제하고, 국가보안법도 폐지하자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남북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국제 사회에서 각각의 독립국가로 주권을 행사하게 된” 상황에서 “이런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영토 조항은 그 자체로 모순일뿐더러 북한과 관련하여 각종 법률 해석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의원은 “통일부도 정리하자”며 “불가역적인 평화로 가기 위해서는 평화 공존과 화해 협력에 대한 범국민적인 합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 개의 국가 상태를 유지하며 남북이 협력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제 지평을 한반도 전체와 동북 3성까지 확장하는 동북아 단일경제권, 동북아 일일생활권을 우리의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면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목표와 현실적 접근이 공감을 얻는다면 남북이 신속하게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국제 사회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의원의 주장은 현실론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시 정권이 교체되고 권력 지형의 변화가 있더라도 역사의 시계를 판문점과 하노이로 되돌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미 연초 진행한 노동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공식 규정한 까닭이다. 임 전 의원은 “북이 남쪽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대남사업기구들을 정리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조국통일 3대 원칙을 폐지하고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하는 등 통일 지우기에 나섰고 남북이 맺은 모든 합의 들을 사실상 무효화 선언했다”며 “이런 변화된 조건들이 반영되지 않은 통일 논의는 분명히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통일을 이끌어 가야 할 미래세대가 통일에 부정적인 까닭도 있다. 임 전 의원은 “우리 국민 내부에도 통일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존재하고 특히 젊은 세대로 가면 강한 의구심은 강한 거부감으로 나타난다”며 “오래된 적대와 대립으로 인해 어느 누구도 통일이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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