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갑질 신고하면 달라지나?"…작년 신고 18.5％ 줄어

연합뉴스

정부가 공공분야 '갑질'을 뿌리 뽑겠다며 기관별로 반기마다 실태조사를 진행하도록 했지만 전국 광역시·도 대부분에서 신고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127건으로 전년 156건 대비 18.5％ 줄었다. 2020년 이후 전년 대비 신고 건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서울시의 경우 2022년 66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신고 건수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모두 581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 중 피해 사례가 인정된 것은 168건(28.9％)이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5-6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중앙·지방 공공기관에 근무한다는 응답자 중 25.6％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단체는 "정부가 2018년 반기별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광역시·도에서 관련 조례·훈령이 만들어졌으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구·세종·전남은 현재까지 한 번도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대로 괴롭힘 피해 신고 접수나 인지 후 지체 없이 조사한다는 내용이 조례·훈령에 포함된 곳은 8곳에 그쳤다.

조사 기간 중 근무 장소 변경이나 유급휴가 명령과 같은 피해자 보호조치를 명시한 곳도 6곳뿐이었다.

이에 9곳은 허위 신고 시 징계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을 조례에 담아 피해자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성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공무원에게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공직사회에서 신고와 처리 절차 등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폭력이라는 점에서 민간기업 노동자와 공무원을 달리 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