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닮았다는 청담동 1번지 새 빌딩

이 사진을 보라. 청담동의 한 빌딩 조감도인데,사진만 보면 강남답게 엄청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근데 실제 건물이 들어서자 주변 사람들 반응은 ‘다이소 닮았다'는 비아냥이 대부분이라고. 왜 그런걸까? 유튜브 댓글로 ‘청담동에 들어선 다이소 닮은 고층빌딩의 정체를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직접 가서 취재했다.

이 빌딩 이름은 ‘디아드 청담1’. 국내 최고 부자동네 강남구에서도 고급상권인 도산공원 주변 학동사거리에 있다. 빌딩이 올라간다는 얘기가 처음 나온 게 재작년인데, 이 자리가 주소상 ‘청담동 1번지’라 ‘청담1’이라는 이름을 붙였단다.

직접 현장을 찾았는데, 법적 문제 때문에 실제 건물에 들어가진 않았다. 다만 건물 2층에 건축업체 사무실이 운영 중인 건 확인했다.인부들이 와 있었는데,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현장 인부]

준공은 떨어졌죠. 우리는 잠깐 여기 판 몇 개 갈아주러 온 거예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빌딩이 화제가 된 건 멋진 조감도와 생판 다른 생김새 때문이다. 근데 더 파고 보니 이상한 게 한 두개가 아니었다.

요 건물은‘국내 최초 하이엔드 멤버십 클럽’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 건물에서 부자들 사교클럽 활동이 이뤄질 예정이란 거다. 근데 클럽 회원권 가격이 무려 10억원대라고 한다.

[청담동 C 부동산]

없습니다. 이렇게 서울권 내에서 건물 안에 회원권 거래하고 이런 건 저는 보지는 (못했고) 골프 회원권 거래하는 정도 외부에 있는 큰 골프장들이나 골프 회원권 거래하지.

빌딩 자리도 좀 희한한 게, 큰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조용한 사교클럽이 들어서기엔 좀 생뚱맞기도.

[청담동 A 부동산]

사실 여기 테헤란로처럼 이 라인도 그냥 오피스 빌딩처럼 해가지고 무슨 기업체나 또 회사 사업체나 이런 게 들어가야 맞는 거지.
[청담동 B 부동산]

오피스 빌딩이나 임대나 뭐 그런 거를 할 줄 알았는데 회원제 뭘 한다는 게 좀 의아했죠.

이 건물을 추진한 업체는 ‘신유씨앤디(구 아스턴개발)’이라는 회사다. 2017년 설립한 이 회사는 2019년 인천에 지하1층 지상9층 규모의 물류센터를 지은 게 싱가포르투자청에 6300억원에 팔리는, 소위 대박을 터뜨리면서 2500억원의 개발 이익을 남겼다.

신유씨앤디는 이 돈을 기반으로 ‘아스턴’이란 브랜드를 런칭하고, 영끌을 해서 강남 일대 초호화 펜트하우스 사업에 착수한다.대표적인 게 서초구 잠원동 55번지 ‘아스턴55’라는 건물.

토지 매입에만 총 1조원 이상이 들어간 이 초호화 주택단지 프로젝트는시작 전부터 무리수라는 얘기가 많았다. 청담동 부자들한테도 “이건 좀;;” 싶은 분양가였다고 하니 말이다.

[청담동 A 부동산]

고급 무슨 아파트를 짓는데 펜트하우스가 800억이다, 900억짜리를 짓는 그런 계획을. 보통 여기 펜트하우스 200억~300억인데 거기서 800억짜리 짓는다고.

취재하다가 알게된건데, 당시 이 단지 광고를 보면 바로 ‘디아드 청담1’의 회원권을 준다는 문구가 있다.

그러니까 디아드 청담 빌딩은 애초에 신유씨앤디가 추진하는 초호화 주택단지에 입주한 부자들끼리 놀라고 만든 공간,그러니까 초호화 고급 아파트에 딸린 놀이터 내지는 커뮤니티센터였던 셈이다.

문제는 프로젝트의 본체인 초호화 주택단지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것. 해당 사업에는 브릿지 대출, 그러니까 장기 건설대출 전 중간단계로 짧게 높은 금리로 단기대출한 돈이 왕창 투자돼 있었다. 그런데 부동산 불황이 닥치면서 대출이 막혔고,공사는 이미 시작했는데 나가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거다.

시행사 감사보고서엔 빼박 증거가 남아있다. 이미 재작년 보고서에 부채가 자산보다 560억 많아 ‘기업이 유지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게다가 빌린 돈, 빌려준 돈, 투자한 회사까지 모든 게 불투명해 제대로 판단조차 할 수 없다고도 했다.사업이 좀 위태위태하다는 얘기.

이렇게 본체 사업이 어려워지니 부록으로 딸린 디아드 건물에도 여파가 없을리 없다. 그래서 유명 디자이너가 설계한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수없이 봐온 다이소스러운 같은 결과물이 나왔다는 얘기도 있다. 주변 청담동 주민들도 ‘흉물’이라며 손가락질 하는 분위기라고.

그럼에도 시행사 측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외관공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멤버십도 계속 모집할 거라고 한다. 청담동 한복판을 차지한 이 건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점점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