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간 5만8000시간 봉사… “적십자 빨간 표장만 봐도 기뻐요”

김린아 기자 2024. 10. 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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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의 빨간 표장을 보면 봉사의 기쁨이 느껴져요. 그 힘으로 43년을 봉사할 수 있었어요."

18일 대한적십자사 인도주의 활동 공로로 첫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임영자(81) 씨가 건넨 소감이다.

임 씨는 현재까지도 적십자사의 서울 송파·강동봉사관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송편 빚기, 김치 담그기 등에 참여하며 매일같이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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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십자 119돌… 첫 국민훈장 동백장 임영자씨
임 “삼풍참사현장 아직도 생생”
80세 넘은 나이에도 봉사 계속
43억 기부 김영자씨 ‘목련장’
749회 헌혈 황의선씨 ‘석류장’
98명 장관상·4만3722명 표창

“적십자사의 빨간 표장을 보면 봉사의 기쁨이 느껴져요. 그 힘으로 43년을 봉사할 수 있었어요.”

18일 대한적십자사 인도주의 활동 공로로 첫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임영자(81) 씨가 건넨 소감이다. 임 씨는 적십자 봉사원이었던 동네 이웃의 권유를 받고 지난 1979년 적십자병원에서 처음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43년간 봉사해 채운 시간은 자그마치 5만8000시간. 임 씨는 현재까지도 적십자사의 서울 송파·강동봉사관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송편 빚기, 김치 담그기 등에 참여하며 매일같이 봉사하고 있다.

임 씨는 “오랫동안 봉사하며 다양한 참사 현장을 봤는데, 특히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때 구급대원들이 생존자들을 업고 나오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그래도 봉사는 여전히 기쁘다”고 말했다. 임 씨는 “고령이지만 감사함을 갖고 계속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적십자사는 이날 오후 2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창립 119주년 기념식을 열고 임 씨를 비롯한 30명에게 국민훈장과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등을 수여했다.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유공 정부 포상은 올해 처음 시행됐다. 이전에는 장관 표창이 최고 영예였다.

국민훈장 목련장은 38년간 누적 기부액이 43억 원에 달하는 김영자(85) 승산나눔재단 이사장이 받았다. 김 이사장은 1987년부터 적십자 활동을 이어오며 적십자사 고액 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RCHC)’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2009년부터 2년간 적십자사 부총재도 역임했다.

김 이사장은 “1939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전쟁 등 우리나라의 아픔과 발전을 몸소 경험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고, 받은 만큼 나누고 싶었으며 특히 소외계층을 돕자는 적십자사의 이념에 공감해 열심히 활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훈장을 받게 돼 큰 영광이지만, 과연 내가 이런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부끄럽기도 하다”면서도 “가족이 다 함께 봉사의 가치를 알고 실천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가정에서부터 나눔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황의선(70) 씨는 1973년부터 749회 헌혈을 한 ‘헌혈왕’이다. 황 씨는 직업 군인이었던 1975년 휴가 가는 길에 우연히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헌혈 버스를 보고 자신의 피로 위독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첫 헌혈을 했다. 남을 도왔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고 헌혈 후 혈액 검사 결과지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도 확인할 수 있어 경기 연천군의 부대에서 의정부시 헌혈의집까지 찾아가 헌혈을 해왔다. 전역하기 전까지 36년 9개월 동안 약 500회 헌혈을 했고, 이후에도 헌혈은 계속됐다.

황 씨는 “헌혈이 70세로 나이 제한이 있어 올해부터는 할 수 없어 아쉽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헌혈의 가치를 알고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이날 자원봉사나 청소년적십자 활성화 등의 공로가 있는 98명에게 장관상(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을, 국민 건강과 생명 보호에 힘쓴 4만3722명에게는 적십자 포장 및 표창을 수여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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