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탁의 2025 #노력 #카운트 #팬 #체인지업

KIA 성영탁이 챔피언스필드에서 K베이스볼 시리즈와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여울 기자

허무하게 끝나버린 KIA 타이거즈의 2025시즌 그래도 투수 성영탁은 끝까지 빛나고 있다.

KIA의 올 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운 것 투성이다. 1위에서 8위로 추락한 성적, 실망스러웠던 선수들의 플레이와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벤치까지.

1년 전과는 다른 가을을 보내고 있지만 소득은 있었다. KIA 팬들은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키면서 10라운드의 기적을 만든 성영탁을 보면서 웃었다.

최근 발표된 K-BASEBEALL SERIES 대표팀 명단에도 성영탁은 KIA 선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끝나버린 KIA의 가을 하지만, 성영탁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진행형인 그의 2025시즌은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노력

성영탁은 자신의 2025시즌을 “열심히 했다”로 자평했다.

그는 “열심히 했다. 정말 열심히 한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나조차도 몰랐다. 다만 아쉬운 것은 팀 순위 하나다. 순위가 조금만 더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다른 팀 가을 야구를 하는 것 보면 몸이 간질간질해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9월 20일 NC전을 끝으로 성영탁은 프로 입단 후 두 번째 시즌이자 데뷔 시즌이었던 2025년을 마무리했다.

45경기에 나와 52.1이닝을 던진 그는 1.55의 평균자책점으로 3승 2패 7홀드를 남겼다.

관리 차원에서 일찍 시즌을 끝낸 성영탁은 “그만큼 구단에서 배려해 주신 거니까 기분 좋게 쉬었던 것 같다. 후반기에 더 좋았고, 마지막 경기도 잘 던져서 큰 후회는 없었다”고 꿈같던 2025시즌을 돌아봤다.

잠시 호흡을 골랐던 성영탁은 다시 또 뛴다.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상대를 만나게 된 성영탁은 “대표팀 이야기를 듣고 얼떨떨했다. 1군 콜업될 때 느낌이었다. 두근거림이 있었다. 올해 좋은 밸런스로 가지고 다시 야구할 수 있다는 게 좋다”며 “아파서 빠졌던 게 아니라 올리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카운트

열심히 해서 기회를 얻은 성영탁은 ‘카운트’로 기회를 붙잡았다. 그는 빠른 템포로 빠르게 승부를 한 게 올 시즌 자신의 성공 비결이라고 말한다.

성영탁은 “카운트 싸움을 잘 가져간 게 좋았던 것 같다. 점수를 줬을 때 보면 카운트가 몰리면서 맞았던 것 같다. 빨리, 빨리 승부하는 투수가 되려고 했다. 성적이 좋은 날에는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했다. 잘 던진 날에는 집중된 모습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이게 프로다’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도 있었지만 성영탁은 포수에 집중해서 싸움을 했다.

성영탁은 “(1군 타자는) 실투를 절대 안 놓치는 것 같다. 하나 빠진 것도 선구안으로 골라내고, 마운드에서 ‘와’ 이런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도 “대단한 선배님들 상대하면서 포수만 보고 던지려고 했다. 타석에 들어올 때 이름만 보고, 어떤 유형의 타자라는 것만 생각하고 포수만 보고 던졌다”고 설명했다.

성영탁을 가장 힘들게 했던 타자는 롯데의 유강남이다.

성영탁은 “다른 타자들은 땅볼로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장타나 빠지는 공 수비들이 잡아주고 그랬던 것 많았던 것 같다”고 까다로운 타자로 유강남을 언급했다.

성영탁은 응원에서는 밀리지 않았던 팬들 덕분에 마운드에서 더 좋은 순간을 보낼 수 있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팬

팬들의 함성은 성영탁의 피를 끓게 하는 힘이었다.

성영탁은 “원정을 가도 항상 팬들이 많았다. 응원에서 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던졌던 것 같다. 팬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며 “분위기가 달아오르면 뭔가 끓어오르는 게 있다”고 웃었다.

또 “올해 많은 응원 정말 감사하다. 내년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 열심히 던지겠다”고 자신의 힘이 되어준 팬들에게 자신도 힘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힘이 떨어졌을 때는 동료들이 힘이 됐다.

성영탁은 “스스로 떨어졌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였는데 수비 선배님들이 잘 도와주셔서 잘 풀린 것 같다. 나는 공을 던지고, 굴러가는 것을 수비 잘 해주셔서 빨리 이닝을 끝낼 수 있다”고 동료들의 공을 이야기했다.

정신을 바짝 들게 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부산고 대선배 김태군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었다.

성영탁은 “마운드에서 나도 모르게 불필요하게 나오는 행동들이 있다. 긴장하면 팔을 턴다거나, 집중 못 하고 다른데 살피거나 이런 것이 있는데 그럴 때는 경기 중에도 바로바로 잡아주신다”며 “떠 있거나 너무 잘하려고 하는 게 눈에 보이시는 것 같다. 나는 나를 볼 수 없으니까 3자가 보는 것을 다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피드백을 잘 받아들인다”고 언급했다.


#체인지업

정교함으로 승부한 성영탁은 올 시즌 커터를 잘 활용하면서 경기를 풀어갔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만족할 수는 없다.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 순간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

그래서 성영탁은 내년 시즌을 위한 키워드로 체인지업을 꼽았다.

성영탁은 “올 시즌 커터가 잘 됐던 것 같다. 주무기가 커브였는데 시즌하면서 커터가 커브만큼 좋아졌다”며 “제3의 구종이 있으면 조금 더 승부하기 편하고, 유리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결정구를 확실히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체인지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영탁에게 체인지업은 낯선 구종이다.

하지만 성영탁은 발전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할 생각이다.

성영탁은 “야구하면서 한 번도 안 던져봤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2군 선수들까지 다 물어봤다. 체인지업은 그립이 정해진 게 없고 자기 감각이라고 한다. 던져본 적이 없으니까 연습해야 될 것 같다”며 “안 되면 원래 가진 것으로 더 정확하게, 더 정확한 커맨드로 던지겠다”고 설명했다.


10라운드의 ‘기적’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성영탁의 2025시즌은 준비된 자가 만든 노력의 결실이었다.

노력의 의미를 알기 때문에 성영탁은 2026시즌을 위한 또 다른 ‘노력’을 이야기한다.

성영탁은 “겨울에 지난해와 똑같이 준비할 것 같다. 공잡는 건 줄이고 몸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더 할 수 있을 거 같고, 안 다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며 “1년을 치를 수 있은 몸을 만들어야 하니까 겨울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일보 김여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