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접한 순간 손발이 떨렸다"...'전 K리거' 임민혁, 울산 노상래 감독대행 과거 폭행 주장

노찬혁 기자 2025. 10. 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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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시절 노상래 감독./프로축구연맹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과거 전남 드래곤즈에서 골키퍼로 뛰었던 임민혁이 최근 울산 HD에 부임한 노상래 감독대행의 과거 선수 폭행 의혹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울산은 9일 “성적 부진의 책임으로 지난 8월 초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제 신 감독과의 짧은 동행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울산은 오는 18일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33라운드부터 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는다. 구단은 “K리그에서 지도 경험이 있는 노상래 임시 감독 체제에서 기존 코치들과 협업하며 강등 위기를 벗어나겠다. 동시에 후임 감독 선임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 감독대행은 부임 하루 만에 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임민혁은 개인 SNS를 통해 “울산이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노상래 대행 체제로 들어선다는 뉴스를 보고 노트북을 켰다. 나와 인연은 2017년 전남 입단 시절 사제 관계로 시작됐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신인 골키퍼였던 나를 K리그1 무대에 데뷔시켜 준 감독님이라 마음 한켠에 감사함은 늘 가지고 있다. 하지만 뉴스를 접한 순간 손발이 떨렸고 집중할 수 없었다. 신인급 선수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고참을 폭행한 일, 연습경기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며 선수의 배를 향해 공을 수차례 찬 일, 경기 당일 나를 향해 에너지가 부족해 보인다는 이유로 폭언을 하고 라인업에서 제외하겠다고 협박한 일을 기억하는가”라며 폭로했다.

임민혁./프로축구연맹

이어 “가해자라 기억이 흐릿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날 이후 다짐했다. 선수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폭력을 행사한 사람이 쉽게 지휘봉을 잡도록 두지 않겠다고. 그러나 내 바람이 무색하게 거의 10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이렇게 마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민혁은 “군자보구 십년불만, ‘군자의 복수는 십 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는 말이 떠오른다. 복수는 아니지만 오늘날의 대행님과 나를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하다. 축구계 일각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자자하지만, 악은 언제나 곁에 존재하는 것 아니겠나. 본인의 자식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자식도 소중한 것을 지금은 조금 아실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전남 드래곤즈 시절 노상래 감독./프로축구연맹

또한 “돌이켜보면 주전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다정했던 감독이었기에 이 글에 동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8년 후인 오늘, 대행직으로 그런 일을 다시 재연할 리도 만무하겠지만, 그럼에도 과거사는 바로잡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앞길을 막으려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강한 마음도 서서히 녹아내렸다. 그러나 응원할 마음도 없다. 피해자들이 겪었던 만큼의 고통은 본인도 느끼며 살아가길 바란다. 공식 사과할 의지도 없겠지만, 나 역시 용서할 생각이 없다. 다만 최소한의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은 느끼길 바란다. 이 무거운 사제 간의 편지가 폭력 없는 체육계 변화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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