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부딪혔잖아요" 접촉 사고 났다가 태아 합의금 500만 원 요구한 황당 실화..

골목길 접촉 사고, 태아 합의금 요구 논란

좁은 골목길에서 살짝 부딪힌 접촉사고가, 상대 운전자의 “태아가 장애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500만 원 합의금 요구로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영상이 공개되자 “가족을 돈벌이 수단으로 쓰는 것이냐”는 비판과 함께, 임신부를 태운 차량 사고에서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도 뒤따랐다.

청주 주택가 골목에서 벌어진 일

사건은 6월 22일 오후 5시쯤 충북 청주시의 한 주택가 도로에서 발생했다. 왕복 2차로지만 양쪽에 차량이 이중 주차된 탓에, 실질적으로는 차 한 대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이었다. 아이를 태우고 주행 중이던 제보자 A씨는 맞은편에서 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비어 있는 공간으로 조금씩 차를 빼 주며 통과할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대 차량이 적절히 운전대를 돌리지 못한 채 다가오다가 양쪽 사이드미러가 스치는 정도로 ‘살짝 접촉’이 일어났고, 그 순간부터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임산부와 아이가 타고 있다”는 상대 운전자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두 차량은 정면 충돌이 아닌 미러끼리 살짝 닿는 수준의 접촉이었고, 차체에는 경미한 스크래치 정도만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상대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허리를 짚으며 “임산부랑 아이가 타고 있다. 이렇게 운전하면 어떡하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한다. A씨는 “상대 차주가 사고 직후 보험사보다는 먼저 ‘임신부 상태’와 ‘태아 문제’를 강조하기 시작했다”며, 물리적 충돌에 비해 과도한 반응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태아 장애 가능성”과 500만 원 합의 요구

논란의 핵심은 이후 나온 합의금 요구였다. A씨에 따르면, 상대 운전자는 “이번 사고 때문에 아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그 아이가 장애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럴 경우 2년 동안 치료받을 비용으로 합의금 5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보험사에는 “치료는 받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임산부가 입원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요구는 단순한 위자료 수준을 넘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건강 문제와 가정을 전제로 한 비정상적인 합의 요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과실 비율 5대5, “원인을 제공했다”는 제보자의 호소

A씨는 사고 당시 자신이 맞은편 차량을 피하면서 움직였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실제로 경찰과 양측 보험사는 초기 판단에서 “좁은 도로에서 서로 피하다가 난 사고”라는 이유로 과실 비율을 5대5로 보는 쪽으로 처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 측 보험사는 블랙박스상 상대 운전석 앞에 충분한 여유 공간이 있었고, 상대가 좀 더 오른쪽으로만 붙었어도 접촉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상대측 운전 미숙과 과실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누리꾼 반응, “태아 걱정한다면 운전부터 조심했어야”

이 사건이 더 큰 논란을 부른 이유는, 접촉 강도와 부상 가능성에 비해 합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여론 때문이다. 공개된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이 정도 접촉으로 태아 장애를 운운하면, 방지턱 넘을 때마다 소송해야 하는 것 아니냐”, “사고로 태아에 문제가 생길 위험을 그렇게 걱정한다면, 애초에 임신부를 차에 태우고 좁은 골목길을 다니지 말았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운전 실력이 부족해 골목길에서 이런 사고를 냈으면서, 모든 책임을 상대 차에 돌리는 건 무책임하다”, “보험사기에 가깝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법원 판단 기준, 태아 손해배상은 어떻게 보나

법률·보험 전문가들은, 임신부를 태운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태아와 관련된 손해배상은 엄격한 인과관계 판단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판례에서도 교통사고로 인해 태아가 사산되거나 중대한 신체적 손상을 입은 경우, 태아와 부모에게 수백만~수천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들 사건은 대부분 차량과 임산부가 직접 충돌하거나, 산모가 크게 다친 중대 사고였고, 의료 기록과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사고와 태아 상태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된 경우다.

경미한 접촉과 과도한 합의 요구의 한계

반대로, 이번 사례처럼 양 차량 사이드미러가 살짝 스친 정도의 경미한 접촉에서, 향후 태어날 아이의 장애 가능성을 전제로 수백만 원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법원에서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손해배상은 실제 손해와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하고, 단순히 “그럴지도 모른다”는 가정만으로 거액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약하기 때문이다.

보험사기 우려, 임신·유아 동승 악용 사례

이번 사건은 또 다른 측면에서, 임신부·유아를 태운 상태의 ‘고의·과장 사고’가 보험사기 수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러왔다. 최근에도 두 돌도 안 된 아이를 태우고 고의로 사고를 내 1억 6,000만 원가량의 보험금을 타낸 20대 부부가 적발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이런 사건이 알려질수록, 진짜 피해를 본 임산부·태아를 향한 사회적 시선까지 싸늘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당한 권리 주장과 과도한 합의 압박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사고 합의 문화에 남긴 씁쓸한 질문

결국 청주 골목길에서의 이 접촉사고는, 좁은 도로에서의 방어 운전과 임산부 탑승 차량의 주의 의무, 그리고 교통사고 후 합의 문화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단순한 ‘살짝 부딪힘’을 둘러싸고 태아 장애와 2년 치료비까지 거론하는 과도한 합의 요구는, 운전자들 사이에 “이제는 사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자조까지 낳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건강을 돈 문제와 엮어 압박 카드처럼 사용하는 행태는, 법적 판단과 별개로 많은 이들에게 불쾌감과 불신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