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혼인건수 1월부터 오름세
불공정 관행 많아 피해도 늘어
계약해제·해지 위약금분쟁 최다
각종 추가금 붙으면 비용 더 늘어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이후 결혼이 늘고 있지만 치솟은 웨딩 물가와 업계의 불공정 관행 등으로 지역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4월 누계 기준 대전지역 혼인건수는 2117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940건) 대비 9.1%p 증가했다.

지난해 지역 혼인건수가 총 5212건으로 전년 대비 7.9%p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지역 연도별 혼인 건수는 코로나 사태 직전이었던 2019년 6602건에서 2020년 5976건으로 급감했다가 2021년 5419년→2022년 5662건→2023년 5212건까지 줄었다.

인구 감소로 인한 혼인률 하락에 코로나 사태로 예식장 내 거리두기 등이 시행되자 결혼을 미루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대전 혼인건수는 1월 529건, 2월 503건, 3월 546건, 4월 549건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문제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업계 관행 등으로 피해를 보는 예비부부들이 적잖게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3년 소비자 피해구제 연보’를 보면 관혼상제 분야의 지난해 피해구제 접수 건은 총 645건으로 전년(528건) 대비 22.2%p 증가했다.

그중 예식서비스가 375건(58.1%)으로 가장 많았고 결혼준비대행서비스 235건(36.4%), 기타 예식 관련 서비스 25건(3.9%) 등이 뒤를 이었다.신청이유별로는 계약해제·해지에 따른 위약금 분쟁 등 계약 관련 피해가 605건(93.8%)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품질·A/S 관련 피해 22건(3.4%), 부당행위 9건(1.4%) 등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전·충남지역 관혼상제 피해구제 건수도 각 119건, 120건으로 1년 전보다 모두 늘었다.

대표적으로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의 세부 가격이 공개가 안 되거나 웨딩홀 계약 당일 취소시에도 계약금 환불이 불가한 정책 등이 거론된다.

대전에서 내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A씨는 "당초 웨딩홀에서 제휴 업체 중에서만 영상 관련 업체를 고를 수 있다고 해서 계약을 했는데 갑자기 타 외부 업체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업체 변경은 할 수 있지만 발생하는 위약금은 신랑, 신부가 물어야 한다는 말에 황당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웨딩업계 물가도 예비부부들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결혼준비금으로 한 번에 많은 목돈이 들어가는데 부르는 게 값인 각종 추가금까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인 것이다.

예비 신부 B씨는 "내년 결혼을 위해 웨딩홀 상담을 다녀보니 식대만 해도 기본이 4만원대, 요즘 들어 5만원대인 곳이 수두룩한 데다가 가격도 제시돼 있는 게 아니라서 부르는 게 값인 느낌"이라며 "수천이 넘어가는 결혼식 비용에 신혼집 마련, 신혼여행까지 고민하다 보니 이렇게 결혼을 하는 게 맞나 하는 회의감까지 든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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