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형 거포’ 최정, 리그 첫 500홈런 고지 등정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와 엔씨(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구장. 최정(SSG)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은 좌익수 뒷쪽으로 몰렸다. 최정의 통산 500번째 홈런을 잡기 위함이었다. 1회말(2루수 땅볼), 4회말(삼진)에는 최정의 타석이 끝난 뒤 허탈하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 때는 달랐다. 풀 카운트(2-3)에서 엔씨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몰리자 최정의 방망이가 밤공기를 시원하게 갈랐다. 일순간 SSG랜더스필드는 침묵에 빠졌다. 그의 타구가 좌익수 뒤 관중석으로 떨어지자 비로소 “와~” 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비거리는 110m의 수비수 누구도 잡을 수 없는 공. 최정은 이렇게 KBO리그 홈런 역사를 다시 썼다.

최정의 야구 인생은 ‘홈런’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된다. 데뷔해(2005년)에는 단 1개의 홈런(5월21일 문학 현대전)만 쳤다. 하지만 이듬해(2006년)부터 작년까지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지난해 4월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서면서 리그 최다 홈런 기록(468호) 또한 작성했다. 그리고, 올해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500홈런 고지에 등정했다. 프로 2303경기에 출전하면서 얻어낸 결과다. 그의 나이, 38살2개월15일에 일궈낸 기록이기도 하다.

최정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가장 많은 홈런(71개)을 때려냈고, 삼성 라이온즈(65개), 두산 베어스(60개)가 그 뒤를 잇는다. 안영명(은퇴)을 상대로 가장 많은 홈런(8개)을 뿜어냈고 그다음으로 장원준(은퇴·7개)을 잘 공략했다.
최정은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 거포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강타자들 타격 폼을 밤마다 연구하고, 자신의 스윙을 날마다 점검했다. 절대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않았다. 타석에서의 많은 생각이 때로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으나 치열한 고민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출발했다. 지난 2일 엘지(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 출전했는데, 첫 타석에서 홈런을 뿜어냈다. 오래 경기를 쉬었으나 몸이 홈런 스윙을 기억하고 있던 것. 최정은 이날까지 올 시즌 10경기에 출전했는데 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편, KBO리그 최초의 500홈런 공은 최정의 오랜 팬인 조상현(31·인천 학익동) 씨가 받았고, 구단에 기증하기로 했다. 에스에스지 구단은 조 씨에게 시즌 티켓 등 17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준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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