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10대가 절반…"플랫폼 신고 의무 필요"
[EBS 뉴스12]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한편에서는 딥페이크 같은 디지털 성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대다수가 10대 청소년인 상황에서, 이제는 사후 수습을 넘어 온라인 플랫폼 차원의 강력한 사전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광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소셜 미디어에 일상 사진을 올리며 소통하던 중학생 A 양.
자신의 계정에 친근한 댓글을 남기며 접근한 고등학생 B 군과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하지만 친밀함은 곧 덫이 됐습니다.
B 군은 어느 순간부터 신체 사진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A 양이 사진을 보내자 돌변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더 높은 수위의 사진을 요구하고 협박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해 기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1만 6백여 명.
이 가운데 10대와 20대 피해자가 전체의 80%에 육박합니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해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 절반에 가까운 46.3%가 10대 청소년이었습니다.
인터뷰: 김효정 삭제지원팀장 /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SNS에 올렸던 아이들의 일상 사진, 그다음 사진에 성적인 합성 사진을 동반해서 유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친밀감을 쌓아 범죄를 저지르는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도 플랫폼을 매개로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지속성과 반복성'이 입증돼야만 처벌이 가능해 법적 사각지대가 큽니다.
인터뷰: 신수경 변호사 / 한국여성변호사회
"온라인 그루밍에 대해서 저희들이 어떻게 개입하지 못하고 관련돼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그 겹치는 단위에서 20대로 자연스럽게 넘어오기 때문에 아마 조금 세대가 지나면 20대가 더 늘어나고 30대가 더 늘어나고 이런 상황이 될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소년 교육만큼이나, 범죄의 통로가 되는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플랫폼 기업이 비영리기구인 '실종학대아동범죄센터(NCMEC)'에 아동 성 착취물을 직접 점검하고 신고하도록 법적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기범 사이버범죄수사과장 / 경찰청
"어마어마하게 큰 예산과 정보가 모이다 보니까 한국 경찰에도 매일 많은 양의 사이버 팁라인 정보가 옵니다. NCMEC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데이터까지 다 자기들이 분석해서 이거는 가해자가 한국에 있을 것이다라고 정제된 보고서를 저희 경찰에 줍니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사업자에게 성 착취물 차단과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정아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디지털 성범죄 대응은 입법부나 수사기관 피해자 지원 기관만의 노력으로 완성될 수는 없습니다. 향후 SNS 업계와의 소통도 제가 적극 추진하겠고요."
전문가들은 온라인 성범죄는 한 번 유포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만큼, 실시간 모니터링과 플랫폼 제재를 총괄할 '온라인 안전 컨트롤타워' 설립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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