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 - ‘승무원 미스트’ 돌풍 해외서도 통했다

국내 화장품업계에 ‘미스트 세럼’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연 달바글로벌은 지난해 단일 브랜드로 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일본, 러시아, 미국을 넘어 이제는 글로벌 뷰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는 “미스트 세럼 카테고리는 우리가 처음 개척했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품질개선과 제품 다양화로 오리지널리티를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영재 기자

올해 5월 유가증권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상승세를 이어가는 종목이 있다. 바로 달바글로벌이다.

스킨케어 브랜드 ‘달바(d’Alba)’를 운영하는 이 회사는 단일 브랜드로 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K뷰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사그라들 줄 알았던 K뷰티의 불꽃을 다시 지피며 일본, 러시아, 북미,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장이 기대된다. 화이트 트러플을 원료로 한 일명 ‘승무원 미스트(달바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와 선크림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어서다.

지난 2016년 달바를 설립한 반성연 대표는 네이버에서 개발자로, 이후 컨설턴트로 일한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그랬던 그가 왜 화장품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았을까.

“IT 업계에서 7년, 컨설팅 업계에서 7년을 일했는데, 이 두 가지 경험이 창업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네이버에서는 모바일 개발자로 일하며 온라인 커머스의 생리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컨설팅에서는 다양한 산업과 비즈니스 구조를 접하면서 경영 감각을 키웠어요. 특히 컨설팅 당시 화장품 프로젝트를 많이 하다 보니 시장 가능성이 보였고, ‘망하지 않을 사업’을 고민하던 제게 화장품은 현실적인 선택이었죠.

많은 사람이 제가 IT 창업을 할 거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소비재, 특히 화장품은 꼭 1등이 아니어도 시장 안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라 생각했어요.

또 리스크를 크게 꺼리는 보수적인 성향이라, 이미 인프라가 잘 구축된 제조업 기반에 브랜딩을 더하면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컨설턴트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망하지 않을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했던 분야가 바로 화장품이었습니다.”

달바글로벌의 모든 제품에는 대표 성분인 화이트 트러플이 함유돼 있다.

반 대표는 “처음부터 트러플을 정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원료를 찾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리서치를 하다 보니 트러플이 항산화 효능도 뛰어나고, 아직 K뷰티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며 “특히 이탈리아산 화이트 트러플은 유럽 명품 브랜드에서만 일부 활용되던 재료였기에 고급 이미지와 차별화 전략에 모두 부합했다”고 설명했다.

달바글로벌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693억원이었던 매출은 2024년 3091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특히 해외 매출이 급증했다는 것이 반 대표의 설명이다.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초창기에는 국내시장 중심으로 미스트 세럼과 선크림이 자리를 잡으면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만들었고, 2021년부터는 해외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이끌었습니다.

해외 매출은 2022년만 해도 19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400억원대, 2024년에는 1400억원대로 급증했어요.

특히 러시아, 일본, 북미 등에서 고르게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성장의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국내든 해외든 우리는 항상 ‘3년의 시딩 기간’이 필요했는데, 그 씨앗들이 이제 제대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올해 기준 달바글로벌의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 러시아, 미국 순이다. 유럽과 아세안 시장도 꾸준히 성장 중이며, 그 뒤를 중국이 잇고 있다. 아세안 6개국 중에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반 대표는 “앞으로는 인도, 중동, 남미 시장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고 한다”며 “특히 스페인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적으로 연결된 남미 지역 확장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달바글로벌은 국가별 K뷰티 인지도에 따라 브랜딩 방향을 달리 설정했다.

반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K뷰티 붐 이전부터 진출한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트러플 원료를 강조한 프리미엄 콘셉트로 접근했기 때문에 지금도 K뷰티보다는 달바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세안이나 중동처럼 K컬처를 선호하는 지역에서는 K뷰티 이미지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제품 전략도 국가별로 차등을 둡니다. 모든 국가에서 미스트 세럼과 선크림은 공통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 지만, 나머지 한 가지는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춰 선정해요. 예컨대 눈가 주름 제품에 대한 니즈가 큰 러시아에서는 고기능성 아이패치가 잘 팔리고, 동남아에서는 클렌저류 반응이 좋습니다. 그래서 국가별로 테스트를 거 쳐 ‘2+1 전략’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본격적인 제품 고급화·다변화

달바글로벌은 오는 2028년까지 7조원 매출과 미스트 누적 판매 1억 병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지속적인 품질개선과 제품 다양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달바의 효자상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과 이후 출시된 ‘안티에이징 멀티케어 스프레이 세럼’, 또 최근 신제품인 ‘안티에이징 스프레이 앰플’ 등 3종을 차례로 소개했다.

“미스트 세럼이 주력 제품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계속해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만 해도 10종 가까이 되고, 성분이나 제형에 따라 효능을 강화한 고기능성 버전들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어요.

최근 출시된 제품은 오일과 유효 성분 함량을 대폭 높여 고급화한 모델입니다. 세럼 미스트 카테고리는 우리가 처음 개척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사 제품이나 카피 브랜드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단순히 똑같은 제품을 반복하기보다는, 지속적인 품질개선과 제품 다양화로 오리지널리티를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 카테고리의 저변을 키우고, ‘화장대 위에 하나쯤은 있어야 할 제품’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반 대표가 직접 써본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에 대해 묻자, 가장 최근에 출시한 미스트인 ‘안티에이징 스프레이 앰플’을 꼽았다.

“효과만 놓고 보면 뷰티 디바이스가 가장 확실하게 체감되는 제품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최근 출시된 미스트 신제품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9년 넘게 미스트 제품을 써오면서 ‘더 좋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그립감과 분사력, 향 모두에서 확실한 차이가 느껴졌어요. 제품을 여러 개 놓고 있어도 자연스럽게 이 제품으로만 손이 가더라고요. 아내도 이 미스트를 쓰기 위해 매일 아침 제 방에 와서 뿌릴 정도입니다. 감성적 만족감까지 고려했을 때, 최근 들어 가장 애용하는 제품입니다.”

프리미엄 제품인 ‘달바 시그니처’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반 대표는 “달바 시그니처는 기존 제품군보다 효능과 원료를 대폭 강화해 고안티에이징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했다”며 “기본 타깃도 40대 이상으로 설정했다. 현재까지는 디바이스와 고급 마스크팩 등 일부 제품이 출시된 상태지만, 올해 안에 5개 이상의 시그니처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그니처라고 해서 가격 장벽을 두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기존 달바 제품군 대비 최대 2배 수준의 가격대로 설정하면서도, ‘스킨케어의 끝판왕’이라 할 만한 성능과 만족감을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뷰티 디바이스는 현재까지 6개월간 안정적인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 추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조정했다.

“완성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내부 원칙에 따라 제품 개발에 신중을 기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비거너리도 본격적인 육성 단계에 돌입했다.

최근 전담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향후 이너 뷰티 시장과의 연결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독립 사업으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반성연 대표의 꿈은 달바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최영재 기자
온라인 퍼스트 전략 ‘통했다’

달바글로벌은 화장품 벤더사(중간 유통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중심 전략을 펼쳐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온라인 중심 전략을 선택한 배경에는 네이버에서의 경험이 컸습니다. IT 개발자로 일하면서 ‘어떤 콘텐트를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는데, 그 원리는 화장품 비즈니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봤어요.

우리 제품을 가장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굳이 벤더나 유통업체에 의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체 매장을 한 곳도 두지 않았습니다. 온라인만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주요 시장 대부분은 온라인 비중이 훨씬 큽니다. 다만 ‘달바 시그니처’와 같이 프리미엄 브랜드 포지셔닝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내외 플래그십 매장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팝업스토어는 여러 차례 운영해봤고, 향후 정식 매장은 브랜드가치에 따라 선별적으로 전개할 계획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달바글로벌은 향후 5년 내 키엘, 이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우리가 5년 후 글로벌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전략은 ‘해외시장’입니다. 현재 일본, 러시아, 북미, 유럽, 아세안, 중화권까지 총 6개 권역에서 수백억원대 매출을 기록 중이며, 내년부터는 인도, 중동, 남미 등 추가 시장도 본격적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단일 히트 제품이 아닌 복수의 스테디셀러를 기반으로 브랜드 지속성과 성장성을 확보하며, 장기적으로 키엘이나 이솝처럼 조 단위 매출을 내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지난해에는 사명을 처음의 비모뉴먼트에서 달바글로벌로 바꿨다. 창업 초기만 해도 복수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염두에 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달바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면서 단일 브랜드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반 대표는 “처음엔 여러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해 비모뉴먼트라는 이름을 썼지만 달바가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브랜드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전략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회사를 운영해오며 지금껏 가장 보람 있었던 기억으로는 최근의 상장을 꼽았다.

“사실 저는 상장을 대단히 축하할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어요. 기업이 성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기에 별다른 행사도 없이 평소처럼 주간 회의를 진행했죠. 그런데 그날 함께 고생해온 팀원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업계 평균보다 스톡옵션을 넉넉히 준 덕분에 일부는 주식을 팔아 결혼 자금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특히 지방에서 올라와 고생한 젊은 직원들이 경제적 보상을 받고 행복해하는 걸 보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그 즈음부터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직원들도, 저도, 모두가 고생 끝에 얻은 결실이었고 그 보상이 아름답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가장 보람찬 순간이었습니다.”

경영철학에 대해 묻자 ‘보수적 재무’와 ‘주인의식’을 들었다. 반 대표는 “저는 리스크를 회피하는 성향이 강하고, 무엇보다 ‘가성비’를 중시한다”며 “마케팅을 비롯한 모든 의사결정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고,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단 1원도 쓰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요하게 여기는 또 다른 가치는 ‘주인의식’이다. “회사를 창업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들을 ‘주인’으로 만들어줘야 진짜 의 미가 있죠.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스톡옵션을 적극적으로 나눴습니다. 현재도 임직원 대부분이 스톡옵션을 갖고 있고, 매년 새롭게 부여하고 있어요. 이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했을 때 함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 대표의 꿈은 달바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해외 매출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 거래처 직원이 “달바를 쓰고 있다”고 말했을 때 가장 뿌듯 했다는 전언이다.

“상장 후에는 단순한 성장 목표를 넘어 ‘한국 기업’으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면 한국의 수많은 개인주주에게도 의미 있는 보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저의 가장 큰 바람은 함께 고생해온, 앞으로 함께할 사람들과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여정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게 저에게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이정은 기자 lee.jeongeu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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