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 특수학급 과밀 심각 ‘인천의 비극’ 남 일 아니다
최근 격무를 호소하던 인천의 특수교사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특수학교가 부족한 대전도 결코 남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대전(3.01명) 또한 특수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인천(3.23명)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만큼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지난달 인천에서 결혼을 앞둔 4년 차 특수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며 교육계는 또다시 슬픔에 잠겼다.
해당 교사는 중증장애 아동을 포함해 학생 8명을 담당하며 생전 수차례 부담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2시간인 초등학교 교사의 주 평균 수업 시간을 넘겨 주 29시간 수업을 진행하고, 지원인력 관리 등 행정 업무로도 힘들어한 일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비보에 오래 전부터 특수학교 과밀화 문제를 겪고 있는 대전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체감하는 분위기다.
대전 역시 저출생 위기로 학령인구 자체는 급속도로 감소하는 반면 중증장애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전지역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총 3541명으로 집계됐다.20년 전인 2003년(1626명)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이에 법정 학급인원을 초과한 특수학급이 2022년 59학급에서 지난해 73학급으로 늘어나기도 했다.근본적 원인은 바로 ‘학교 부족’이다.
현재 공·사립을 포함, 특수학교 총 6개교가 운영 중인데 그 중 4곳이 동구와 대덕구에 몰려있다.
중구엔 단 한 곳도 없고 서구에 위치한 대전가원학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과밀화가 심한 학교가 됐다.
지역 교육계는 대전에서도 인천과 같은 사건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앞서 대전교사노조가 지난해 특수교사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물리적 부분에는 ‘특수학교(급)의 부족(38.7%)’이 꼽힌 바 있다.
특수교사들은 과중한 행정업무(29%)를 어려운 점으로 가장 많이 택했고 이어 특수학급 정원을 초과하는 학생 수(27.7%)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인지 특수교사 임용고시 응시율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대전지역 2025학년도 초등 특수교사 임용시험 응시율은 78.8%로 최근 5년간 최저를 기록했다.
2021학년도 82.4%에서 △2022학년도 85.2% △2023학년도 81.8% △2024학년도 81.0%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올해는 앞자리가 바뀌었다.
류재상 대전시교육청 특수교육담당 장학관은 "특수교사들의 업무 과중이 우려되는 상황은 맞다. 이에 지난 2021년 대덕구에 해든학교를 신설함으로써 과밀 현상 완화를 위해 기대했지만 대상 학생의 급증으로 과밀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현재 서남부지역의 특수학교 신설을 추가 추진 중이다. 다만 부지 확보 문제로 개교 시기가 2026년에서 2028년으로 연기돼 하루 빨리 용지를 확정해 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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