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벼랑 끝이에요.” 정산받지 못한 납품 대금 때문에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홈플러스 입점 점주의 호소는 단순한 개인의 고통을 넘어, 유통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불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하면서 소상공인들을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지급 시점과 대상 기준이 불투명해 많은 입점 점주들이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산 기준과 순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또 다른 플랫폼, 발란마저 정산 지연 사실을 알리며 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월 평균 거래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발란의 정산 지연은 단순한 운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유동성 위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티메프 사태’로 충분히 배웠다던 교훈, 왜 또 반복되나
정산 지연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 사태’는 유통업계에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한 큐텐 측이 정산을 지연하면서 입점 판매자들이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고, 피해 규모는 무려 1조 원이 넘었습니다. ‘전산 오류’라는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미정산 금액은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한 운영 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의 신뢰를 무너뜨렸습니다. 이후 정부는 정산 주기 단축, 대금 분리 관리 등 제도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홈플러스와 발란 사태는 그 제도들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다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판매중개업으로 등록된 기업들은 여전히 관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도 예외 없다’…유통업계 구조 위기 현실화
홈플러스와 발란의 사례는 단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위기를 드러냅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코로나19 이후 소비패턴 변화와 온라인 유통 확대에 밀려 계속된 침체기를 겪고 있고, 온라인 유통업체들조차 수익 구조 악화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SSG닷컴, G마켓, 11번가 등의 매출과 수익성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며, 부동산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유통 대기업의 모습은 불황을 대비한 고육지책처럼 보입니다. 특히 발란처럼 특정 품목에 집중하는 버티컬 커머스 기업들은 소비 침체가 직격탄이 되는 구조라, 자금난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통 생태계 전체가 위축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많아, 정산 지연은 단순한 결제 문제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정산 지연, ‘도미노 붕괴’ 되지 않으려면…정부·업계의 역할 중요
현재 유통업계는 소비자 신뢰와 소상공인의 생존 사이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정산 구조 자체를 점검하고 제도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판매 대금을 별도 계좌에 예치해 유사시 보호받도록 하는 ‘에스크로 의무화’, 정산 일정의 투명화, 기업 회생절차 전 협의 의무 강화 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 경영안정자금과 신속한 금융지원 패키지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홈플러스와 발란 사태는 유통업계 전체가 얼마나 불안정한 구조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이자, 제도 정비를 촉구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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