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플스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PART 2)

(출처 : 플레이스테이션)

전 세계 게이머들의 희노애락이 담겨있는 플레이스테이션은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 30년간 누적 5억 대 이상이 팔려 전 세계 인구 16명 중 1명꼴로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겼다고 볼 수 있다. 가정용 콘솔 게임기의 현재를 상징하는 플레이스테이션은 올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 간의 발자취를 두 편에 걸쳐 살펴보려 한다. 지난 PART 1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1과 3까지의 경로를 다뤘다. 이번 PART 2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4 출시부터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가 출시된 현시점까지 톺아보려 한다.


초심으로 돌아간 시리즈 | 플레이스테이션 4

플레이스테이션 4 트레일러 (출처 : 플레이스테이션 오스트레일리아)

플레이스테이션 4는 2013년에 출시되었는데 사실 개발 단계에서 이전과 다른 전략을 추구했다. 플레이스테이션 3가 가정용 슈퍼컴퓨터를 지향해 높은 제작비, 복잡한 부품 구조로 인해 가정용 콘솔 시장 글로벌 1위 자리를 닌텐도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 플레이스테이션 3 출시 때의 경험을 거울 삼아 플레이스테이션 4는 가정용 게임기로서의 포지션으로 돌아왔다. 즉, 게임과 게이머를 위한 가성비 게이밍 기기로 탈바꿈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의 주요 부품 구성

일단, 플레이스테이션 3까지 적용되었던 자체 규격 프로세서를 포기하고 AMD CPU와 GPU를 도입했다. 그 결과, 플레이스테이션 3에서 499달러였던 출시가를 플레이스테이션 4는 399달러로 인하할 수 있었다. 성능 또한 CPU와 GPU 성능 향상, GDDR5 대용량 메모리 채택, 효율적인 설계로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개선되었다. 이로 인해 1080p 이상 해상도와 안정적인 프레임 속도를 지원해 보다 몰입감 있는 게임 경험을 제공했다.


플레이스테이션 3로 나왔던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 4 버전으로 재발매

단점도 있었다. 자체 규격 프로세서를 버리고 성능 개선과 제작비 절감은 얻은 대신 이전 세대 게임 호환 기능은 포기해야 했다. 그래서 소니는 이전 시리즈 인기 게임을 플레이스테이션 4 전용 리메이크 버전을 출시하는 방법으로 호환 이슈를 풀어가기도 했다.


듀얼쇼크 4 오피셜 트레일러 (출처 : ONE Media +)

새로운 듀얼쇼크 4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립 부분을 더 넓히고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 해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한다. 컨트롤러 상단에는 터치패드가 새롭게 들어갔는데 멀티터치 입력을 할 수 있어 게임 내 다양한 조작이 가능했다. 내장 스피커에서는 게임 사운드, 효과음이 출력되어 게임 몰입감을 더 느끼게 했다. 3.5mm 오디오 잭도 있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해 이른바 '몰겜'이 가능해졌다.


누적 1,300만 대 판매로 흥행에 실패한 닌텐도 Wii U

플레이스테이션 4의 경쟁 상대는 사실상 없었다. 기존 경쟁사인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알아서 자멸했기 때문이다. 먼저, 디스플레이 탑재 컨트롤러가 특징인 '닌텐도 Wii U'는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 ONE에 비해 성능이 떨어졌고 독점 게임 타이틀이 부족한 문제에 시달렸다. 예상보다 빠르게 단종되며 국내에서 출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흥행에 실패했다.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비판을 받은 엑스박스 ONE

엑스박스 ONE은 게임, 음악, 영화 모두 가능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표방했는데 출시 전부터 전 세계 게이머에게 비호감을 샀다. 게이머들이 좋아하지 않을 만한 각종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키넥트 연결 필수, 하위호환 미지원, 중고 게임 금지, 24시간마다 인증 요구 등이 있었다. 나중에 정책을 철회하지만 게이머들의 마음은 이미 엑스박스 ONE이 아닌 플레이스테이션 4에게 향했고 플레이스테이션은 4는 1억대 넘게 판매하며 전 세계 콘솔 게임기 시장을 석권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 국내 런칭 행사에서 눈물을 흘린 카와우치 시로 대표 (출처 : 플레이스테이션 코리아)

국내 게이머에게도 플레이스테이션 4는 남다른 시리즈이다.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100만 대 이상 판매되며 가장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2019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4 특별 할인전을 진행했을 때는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기기를 구입하려는 게이머가 몰려 '구매 대란'이 펼쳐지기도 했다.


처음으로 도입된 플레이스테이션 프로 모델 (출처 : 플레이스테이션)

플레이스테이션 4는 '프로' 모델이 최초로 도입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이기도 하다. 이전에도 플레이스테이션의 공정을 개선한 모델이 나오기도 했는데 무게와 부피를 줄이거나 하드디스크 용량을 증가한 수준에 불과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는 플레이스테이션 4의 그래픽 성능을 대폭 개선한 모델이다.

그래픽 성능을 두 배 이상 높여 4k 해상도를 지원했고 HDR 기능도 추가해 이전보다 더 선명하고 생동감 있는 색감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가 나온 2016년은 이제 막 4K TV가 나오는 시점이라 새로운 세대의 디스플레이와 게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마케팅 포인트가 작용하기도 해 플레이스테이션 4를 팔고 프로 모델로 넘어가는 게이머가 많았다.


플레이스테이션 4 대표 게임, GTA 5

GTA 5 트레일러 (출처 : Rockstar Games)

플레이스테이션 4를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GTA 5가 있다. 사실 GTA5는 처음에 플레이스테이션 3 버전으로 출시됐으나, 그래픽을 더 높여 플레이스테이션 4 버전으로 나오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GTA 5는 콘솔, PC 버전을 합쳐 지금까지 2억장을 판매해 역대 단일 타이틀 2위에 기록될 정도로 크게 흥행했다.


GTA 5 PC 실시간 17,100원 GTA 5 PS5 실시간 26,400원

GTA 5는 시리즈 처음으로 자막 한글화가 진행됐다. 언어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한글화 요소는 국내 흥행에 큰 기폭제로 작용했다. 시리즈 역대 최대 스케일을 자랑하며 압도적으로 다양한 즐길거리와 뛰어난 최적화를 보여준다. 플레이스테이션 3, 4, 5와 PC, 엑스박스 시리즈 버전으로 발매되었는데 플레이스테이션 4 버전이 가장 최적화가 잘 되었다.


경쟁 상대가 없는 콘솔 게임기 | 플레이스테이션 5

플레이스테이션 5 디지털 에디션 실시간 616,200원 플레이스테이션 5 디스크 에디션 실시간 690,000원

2020년, 플레이스테이션 5가 세상에 나왔다. 플레이스테이션 4와 비교해서 디자인부터 스펙까지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NVMe SSD와 16GB GDDR6 메모리를 넣어 게임 로딩 속도를 높였고 AMD 라이젠 젠2 기반 CPU와 RDNA 2 기반 커스텀 그래픽 칩을 탑재해 2배 이상 성능을 개선했다. 그래픽 성능 개선으로 네이비브 4K 해상도, 최대 120 프레임, 레이 트레이싱이 가능했다. 하위 호환을 지원하지 않았던 이전 시리즈와 다르게 플레이스테이션 5는 하위 호환까지 지원했다.


컨트롤러는 듀얼센스로 업데이트 했다. 듀얼쇼크 4와 다르게 곡선이 강조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트리거의 세기가 게임 상태에 따라 반영되는 적응형 트리거 기능이 새롭게 생겼다. 예를 들어, 콜 오브 듀티 같은 게임을 즐기면 총의 종류에 따라 트리거의 장력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더욱 세밀한 진동을 표현하는 햅틱 피드백도 듀얼센스의 장점이다. 참고로 듀얼센스에는 마이크가 내장된 덕분에 컨트롤러로 음성 채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플레이스테이션 5의 경쟁했던 엑스박스 시리즈 X

플레이스테이션 5의 주요 경쟁 상대는 엑스박스 시리즈 X였다.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와 휴대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라 플레이스테이션 5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라고 볼 수 없어 제외했다.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엑스박스 시리즈 X는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플레이스테이션 5는 콘솔 게임 플랫폼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면 엑스박스 시리즈 X는 게임 패스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PC와의 확장성을 추구했다. 출시한 지 4년이 지난 현재, 두 게임기 승부의 결과는 플레이스테이션 5가 가져갔다.

승부는 독점작에서 갈렸다. 일단, 각 게임기로 즐길 수 있는 독점 의 양과 퀄리티에서 엑스박스 시리즈 X가 모두 밀렸다. 게다가 엑스박스 시리즈 X는 독점작을 PC와 엑스박스 플랫폼에 동시 출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헤일로 같은 독점작을 PC와 동시 출시해 엑스박스를 꼭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줄인 셈이다.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5는 독점작을 PS 플랫폼에서 선발매하기 때문에 게이머에게 플레이스테이션 5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켰다.


플레이스테이션 5 대표 게임, 마블 스파이더맨 2

마블 스파이더맨 2 PS5 실시간 62,820원

인섬니악 게임즈가 출시한 마블 스파이더맨 2는 플레이스테이션 5의 성능을 최대치까지 뽑아내는 대표작이다. 이 게임의 매력은 '피터 파커'와 '마일즈 모랄레스', 두 명의 스파이더맨을 오가며 즐길 수 있어 이전 게임보다 훨씬 역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내년 1월, PC 버전으로도 나올 예정이다

2023년 10월에 출시된 이후 1년 만에 1천 만장 이상을 판매해 플레이스테이션 5 게임 중에서 가장 흥행했다. 마블 스파이더맨 2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와 VRR을 지원하는 120Hz 디스플레이와 함께 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내년 1월에는 PC 버전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니 PC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조금만 기다려보자.


100만 원을 돌파한 첫 시리즈 |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 실시간 1,117,990원

올해 11월,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가 출시됐다. 플레이스테이션 5가 어느덧 콘솔 게임기 신제품 주기(약 7~8년)의 절반 정도에 도달해 '파이널판타지 7 리버스'와 같은 최신 게임들이 만족스럽지 않게 구동되지 않아 성능 개선이 필요한 타이밍이었다. 게다가 올해가 플레이스테이션 30주년이 된 점도 시기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5와 프로 외관 차이 (출처 : CNET)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는 플레이스테이션 5 외관과 큰 차이가 없다. 대각선으로 된 선이 1개에서 3개로 늘어난 것과 외관 재질이 유광에서 무광으로 변경된 점 말고는 없다. 포트 구성은 전면 USB-A 타입과 USB-C 타입 2개에서 USB-C 타입 2개로 바뀌었다. 컨트롤러의 경우 외관, 기능 모두 변경된 부분이 없다. 대신 내장 SSD는 825GB에서 2배 증가한 2TB가 적용되어 더욱 많은 게임을 설치할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 주요 개선 포인트

그래픽 성능을 살펴보면,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는 16.7 TFLOPS의 연산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플레이스테이션 5의 10.29 TFLOPS와 비교했을 때 약 60% 향상된 수치로 그래픽 성능 면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향상된 성능을 기반으로 게임 실행 시 4K 모드에서 더 안정적인 프레임 방어가 가능해졌다.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의 진가는 'PS5 PRO ENHANCED'에서 드러난다. 게임 제작사가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를 위해 더욱 개선된 성능으로 구동될 수 있게 적용한 게임을 의미한다. 호그와트 레거시 같은 작품에서는 아름다운 레이트레이싱 효과가 구현되며, 마블 스파이더맨 2에서는 AI 기반 업스케일링인 PSSR이 더해져 해상도와 프레임 모두 큰 만족감을 선사한다. 아직은 50여 종류의 게임만 PS5 PRO ENHANCED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GTA 6 반응에 따라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 흥행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너무 높아진 가격이다. 국내 가격 기준으로 1,118,000원에 출시되어 플레이스테이션 역대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었다. 여기에 디스크와 거치 스탠드까지 포함하면 가격은 더 늘어난다.

지금까지 PC와 비교해서 저렴한 가격과 적당한 퍼포먼스로 게임을 즐겼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는 이번 모델을 기점으로 가성비 포지션에서 벗어났다. 콘솔 게임기 전용으로 나오던 게임들도 대부분 PC에도 출시되어 콘솔 게임기 매력이 예전보다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화면 디스플레이에서 게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콘솔 게임기 특유의 매력은 여전하다. 집에 4K 대화면 TV를 보유하고 컨트롤러로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플레이스테이션 5 프로 구매를 고려해봐도 좋다. 다만, 아직 독점작이 많이 풀리지 않은 상황이니 GTA 6를 비롯한 AAA급 게임 출시를 지켜보면서 고려하도록 하자.


기획, 편집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
글 / 김지은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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