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55평 아파트를 '고급진 한옥'처럼 바꾸는 방법

안녕하세요! 저는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결혼 26년 차 워킹맘입니다. 큰 아이는 작년에 독립을 했고 둘째 아이는 올해 대학 입학을 앞두고 기숙사에 갈 예정이라 부부만 생활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리모델링 전, 몇 번의 이사로 인테리어를 했었는데 그때마다 유행하는 패턴이라든지 소품이라든지 자꾸만 무언가를 욕심껏 채우게만 되더라구요. 짐이 늘어나는 만큼 마음은 점점 작아짐을 느끼고 난 후 집이란 몸과 마음 모두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채움 말고 비움을 위한 인테리어를 계획하며 이름도 '여유가'라고 지었습니다.

도면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30년 된 오래된 구축 아파트입니다. 구축이다 보니 시설은 노후화 되고 누수 문제와 구조 변경의 어려움, 임의로 변경 할 수 없는 부분(화장실 배관)등 이 많았습니다. 또한 신축 아파트처럼 공간이 다양하지 않아 알파룸이나 팬트리같은 공간은 없었구요.

분양 시 3룸, 4룸 두 가지의 타입이 있었는데 저희 집은 3룸이었고 전 주인 분이 거실 공간에 가벽을 쳐서 4룸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라 가벽을 철거하여 거실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테리어를 하기까지

전체 리모델링이 필요한 구축 아파트다 보니 다양한 업체들과 상담을 하고 견적을 받아보았습니다. 정해진 예산으로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저로서는 그 예산 안에서 집중할 곳과 힘을 좀 빼야 할 곳을 정해야만 했어요.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았지만 목공에 가장 집중하기로 하고 목공을 직접 하시는 사장님과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사장님께서 목공을 직접 하시니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잘 알아 주시고 의사소통도 잘 되었으며 적극적인 의견도 내주셨기에 나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게 된 것 같아요.

현관

'여유가'의 첫 인상이 되는 현관은 깔끔하고 따스한 느낌이기를 바랐습니다. 현관문은 내부 인테리어와 맞춰 진한 월넛 시트지 작업을 하였으며 신발장은 기존 신발장 철거 후 손잡이 없는 심플한 형태로 만들었어요. 신발장 하단에는 간접 조명을 설치하여 따스하고 밝은 느낌을 주었구요.

현관은 전실도 없고 평수에 비해 크지도 않은 편이라 중문이 있으면 답답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철거했습니다.

현관 타일은 화이트도 고민했었는데 청소에는 소질이 없어 진한 월넛 색감과 잘 맞는 베이지 색감의 테라조 타일을 골라보았습니다. 베이지톤이 우드랑도 잘 어울리고 무늬가 있어 먼지가 덜 보여 저는 만족하고 있어요. (사진은 타일 매지를 다시 넣기 전 사진이라^^ 조금 지저분해 보이네요)

신발장 맞은편에는 벽등을 넣었는데 조만간 '여유가'의 이름표를 간판처럼 붙이려고 해요. 간판 위에는 심플한 벽 조명이 어울릴 것 같아 고르던 중 가격도 저렴하고 저희 집 컨셉과 잘 맞는 사각등을 찾았습니다. 등 하나로 밋밋한 공간에 포인트도 되고 빛조절이 되어 저는 넘 예쁘더라구요.

복도

중문이 없는 현관이라 들어오자마자 왼쪽으로 화장실 문이 바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중문 대신 한쪽에 가벽을 설치한 후 모루 유리를 끼워 넣었습니다. (모루유리는 답답함은 없으면서도 노출이 좀 부담스러운 곳에 좋아요)

기존에 중문은 3연동 중문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현관이 넓은 편도 아니고 시원하게 뚫려있는 느낌이 좋아 복도가 바로 보이는데도^^ 과감하게 철거를 했어요.

철거하기 전 남편과 사장님 모두 단열과 소음 문제를 걱정했지만 저는 바깥쪽 방화문을 잘 닫아 놓고 생활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올 겨울을 지내는 동안 난방과 소음 문제 없이 무사히 잘 지내고 있어요)

현관 맞은 편에서 본 복도이며 왼쪽으로는 거실, 오른쪽으로는 다이닝룸과 주방이 있습니다. 벽면은 실크 도배와 페인트(가벽만 페인트 공정으로 마무리)로 마감했어요.

페인트와 벽지 색을 맞춰보려 했지만 화이트도 색상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딱 맞아 떨어지기는 어렵더라구요. 거실 바닥은 동화마루(강마루) 중에서 어두운 톤을 골라 마감했습니다. 블랙 월넛 강마루로 실제는 사진으로 보시는 것보다 조금 더 어두운 색상인데 좀 더 진한 색상이였어도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기존 아치형 방문이 있던 자리에는 낙엽송으로 창틀을 만들었고 바로 옆이 현관이라 통일감을 주기 위해 현관처럼 모루유리를 끼워 넣었습니다.

역시 우드& 화이트는 특별한 기교 없이도 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거실

저희 집에서 제일 미니멀한 공간으로 '여유가'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거실입니다. 정말 보이는 게 전부입니다!

거실에는 매입등을 넣고 싶었으나 철거 당시 천정과 벽이 모두 콘크리트였기에 평탄화 작업 없이 매입등 설치는 불가능!! 아쉽지만 매입등과 실링팬 설치를 포기하고 일반 거실 등을 달게 되었어요.

아쉬워하는 저를 위해 목수 사장님께서 천정에 간접등 박스를 만들어 주셨답니다. 간접등 박스 하단에만 매입등을 넣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아늑해 보이고 밝아서 요즘은 간접등만 켜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인 분들이 놀러 오시면 꼭 하시는 말씀들이 있으세요. "여기 짐 다 안 들어온 거죠???" 저는 일반적으로 거실에 배치하는 소파나 TV, 거실장 등을 과감하게 모두 빼고 저희만의 건강한 미니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 상태... 다 들어온 거 맞습니다^^

저희 부부는 TV도 잘 보지 않고 혹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빔을 활용하고 있기에 큰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만 놀러 오시는 분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저희집 거실을 썰렁하다고 느끼신답니다^^

그렇지만 물건이 없으니 쌓이는 먼지를 치울 것도 없고~ 우리집 청소기 이모님이 이리저리 다닐 때 걸리적 거리는 거 없고~ 아무것도 없는 거실이 오히려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부부만 있기에 굳이 방 4개는 필요 없어서 넓은 거실로 사용하고자 가벽을 철거했습니다. 철거 시 가벽은 미리 평상 사이즈만큼 남겨 놓았고 앞 쪽 공간은 평상을~ 뒤쪽 공간은 책상을~ 붙박이로 제작했네요.

가벽을 사이에 두고 같은 느낌 다른 공간이 보이시지요!

거실 공간을 꾸미며 마음속 1순위가 바로 이 평상이었습니다. 예전에 살던 할머니 집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고 싶어서 꼭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요.

평상은 제가 걸터앉기 편한 높이로 제작했으며 요즘 저희 집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의 쉼터 공간이 되어주고 있어요.

평상을 제작해 놓으니 오시는 손님 분들과 수다 떨기도 좋고~ 차도 한 잔 마실 수 있는 홈카페도 되고~ 햇살 들어오는 시간에는 책 읽기도 좋은~ 저희 집만의 핫플입니다.

친정 엄마가 오셔서 거실 뒷 쪽이 베란다라 추울 것 같다고 하셨는데 사장님께서 가벽을 치면서 가벽 안쪽에 보온재를 넣어 단열을 보강해 주셨기에 단열도 잘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했던 원형 창문도 멋지게 뚫어 주셨지요. (마음 속에는 원형 창문 밖으로 한강뷰가 보였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앞 동 베란다뷰 입니다. ㅎㅎ)

남향집이라 아침부터 들어오는 햇살이 따스한 거실로 현재는 평상에 방석을 놓고 사용 중입니다. 올 여름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보면 딱! 좋겠죠!!

낙엽송을 기본으로 목공 작업을 하다 보니 전등을 켰을 때와 껐을 때의 분위기도 다르고 색감도 달라지는 게 느껴져서 찍어봤으며 남향집이라 실제로 낮에는 불은 거의 켜고 있지는 않아요.

거실 새시를 철거한 곳에는 평상과 어울리는 미닫이 맞춤문을 제작하였습니다.

미닫이 문은 부드럽게 열리고 닫히며 한지창으로 제작하여 은은하게 햇볕이 들어와서 보고 있으면 마음까지 따뜻하게 느껴져요.

안쪽 거실에 제작해 넣은 수납장입니다. 수납장은 제가 여행지에서 보고 한 눈에 반해 콕 찍어두고 망설임 없이 제작해 넣었는데 사이즈도 넉넉해 실용적이고 제가 가장 만족하는 아이템 중 첫 번째랍니다.

요즘은 합판을 이용하여 수납장을 많이 제작하는데 개인적으로 합판의 매끄러움보다는 나뭇결이 보이는 낙엽송을 선호 하는지라 수납장 및 붙박이 책상 그리고 천장까지 모두 통일하여 제작하고 스테인으로 마감했습니다.

조명은 월넛 수납장과 어울리는 등을 수없이 고르다가 빈티지 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가진 등으로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원형 테이블과 조화롭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에 쏙 들어요.

기존에는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창이었는데 거실에 큰 창이 있고 반창이 더 잘어울릴 것 같아 사이즈를 줄여 제작했습니다.

수납장의 폭을 넉넉하게 600으로 만들었더니 수납 효과도 좋고 수납장 상단을 활용하니 아날로그 느낌의 미니 홈카페도 되네요!

거실 수납장 앞쪽 테이블은 확장형 테이블로 6인용으로도 넓힐 수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 중이며 의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의자가 있어서 따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접이식 의자와 테이블 색상이 잘 맞아서 그냥 세트다~라고 생각하고 사용 중입니다.

원형 테이블은 확장형으로 상판이 노출 없이 테이블 아래쪽에 숨어 있어서 평소에는 4인용, 확장 시 6인용으로 필요에 따라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벽을 사이에 두고 안쪽에는 붙박이 책상을 만들어 저만의 작은 서재 공간을 꾸며보았습니다.

책꽂이는 원래 무지주 선반으로 계획했는데 책을 많이 채우면 무게가 무거워져서 위험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선반 옆쪽을 막아주셨는데 마감하고 보니 원래 생각했던 디자인보다 개성 있어보이고 결과적으로 만족스럽게 연출되었어요.

미니 서재는 작긴 하지만 서재 역할로도 충분하고 노트북으로 간단한 업무까지도 가능하답니다.

주방

가장 안쪽에 위치한 저희 집의 심플한 주방입니다.

요즘은 대면형 주방을 많이 선호하시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기존 주방을 구조 변경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원래 다이닝룸과 주방도 분리되어 있는 구조로 주방이 가장 안쪽에 있어서 거실 쪽에서는 보이지 않아요.

주방을 거실과 독립된 공간이라 생각하며 강마루 바닥도 색상을 다르게 깔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색상을 미리 선택해 놓았지요.

그런데 설치 당일에 도착한 강마루를 보니 제품 라인이 달라 마루 폭이 다르고 단차도 3mm정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미 제품이 도착한 상태이고 공사 시간도 부족하였기에 그냥 작업하고 마무리 했는데 단차가 미세하게 있지만 크게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에요.

주방 붙박이장 위치는 분배기를 가릴 목적으로 위치를 정했으며 길이가 넉넉해서 키친핏과 수납장까지 넣었습니다. 주방 용품이 많지는 않지만 잡다한 용품들도 있기에 보관과 정리 용도로 잘 쓰고 있어요.

키친핏은 사용해보니 깊이가 깊지 않아 냉장고를 미니멀하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냉장고 문은 무광 제품이라 지문이 안 남아 청소하기 편한 장점이 있습니다.

정리 잘하시는 분이 보신다고 생각하니 쑥스럽기는 한데 그나마 냉장고 정리 용기를 구입하여 이 정도가 정리된 상태랍니다. ㅎㅎ

전자레인지와 밥솥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입니다. 수납장을 설치한 곳은 기존 세탁실로 연결된 문이 있었으나 세탁실 문을 다이닝룸 쪽으로 옮겨서 문을 막아 수납장 제작 후 냄비와 주방용품을 넣어 놓았어요.

살림이 많지 않아서 싱크대는 기존 ㄱ자를 ㅡ 자형으로 변경하고 대신 수전 위치를 창가 쪽으로 옮겨 개수대의 위치만 바꾸었습니다.

대면형은 아니지만 창밖이라도 보려구요 :) 주방 벽면은 상부장 없이 타일로 마감하였고 타일은 통일감을 주고싶어서 욕실과 주방 모두 똑같은 베이지톤 타일을 사용했습니다.

저희 싱크대의 특이한 점이 보이시나요? 바로 인덕션이나 가스레인지를 매입하지 않은 점입니다. 저는 휴대용 인덕션을 사용하고 있기에 필요할 때만 인덕션을 꺼내서 사용하고 있답니다.

지인들이 보시고는 넣다 뺐다 하는 게 번거롭고 불편하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저는 습관이 들어서 생각보다 불편함 없이 사용 중이에요.

수전은 싱크대 사장님 추천으로 설치했는데 생각보다 큰 사이즈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나 막상 사용해 보니 사각 싱크볼과 나름 잘 어울리고 물도 많이 안튀어 만족하며 사용중입니다.

싱크대 한쪽은 서랍형으로 만들어 자주 쓰는 그릇들만 넣어서 사용하고 있으며 그릇도 색상이 있거나 무늬가 있는 것 보다는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화이트 식기류를 쓰고 있습니다.

주방 마무리 후 아무것도 없는 싱크대를 보면 깔끔하고 시원해 보여서 아마도 이렇게 쭉~유지하지 않을까 싶어요!

주방은 상부장이 없는 관계로 가운데 아일랜드 수납장을 만들었습니다. 간단한 조리 도구나 자질구레한 주방 용품을 넣어 놓았으며 조리대 겸 보조 주방처럼 이용하고 편리하게 쓰고 있어요.

이번에 구입한 걸이형 휴지통은 열리는 방향이 두 가지 방법으로 주방에서 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어요.

싱크대에 슬라이딩으로 만든 양념통 서랍이에요. 마트에서 우연하게 본 양념통이 맘에 들어 2세트나 사왔는데 뚜껑에 스푼이 있어서 사용하기도 엄청 편해서 잘 쓰고 있어요.

다이닝룸

거실에서 이어진 다이닝룸입니다. 다이닝룸은 거실과 연장된 느낌으로 월넛 강마루를 깔아 주었고 식탁과 수납장으로만 채워 보았습니다.

식탁은 긁힘도 없고 사용하기도 편하다고 추천을 받아 세라믹 식탁을 마련했고 동선에 불편이 없도록 바깥쪽으로 벤치형 의자를 놓았습니다.

식탁등은 심플한 조명을 찾다가 발견하고는 바로 구입했는데 식탁등이 조도가 좀 낮아 사장님께서 수납장 윗쪽에 등박스 제작을 부탁 드렸습니다. 지금은 간접 조명으로 식탁등과 함께 사용 중이구요.

저녁에는 간접등만 켜고 있어도 될 만큼 밝아서 요즘은 간접등만 켜고 있을 때가 더 많네요.

수납장 위에 홈카페를 연출해 놓으시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저는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아 영양제만 달랑 올려 놓고 여기도 비움을 쭉~ 유지하고 있습니다.

식탁 뒤쪽 가벽에는 세탁실로 들어가는 문을 포켓도어로 달아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식탁은 다이닝룸 사이즈에 맞춰 6인용으로 구입했구요.

세라믹 상판은 베이지톤으로 골라 차분하고 따듯한 느낌이며 세라믹 상판을 얹은 제품 중 다리가 우드인 제품이 많지 않아서 발품을 팔아서 가구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침실 Before

안방의 기존 새시 창문 철거 후 사진입니다. 창이 너무 커서 침대 프레임에 맞게 높이를 조절했으며 원목 창틀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원목창이 안방의 포인트가 되어 아파트 느낌보다는 주택 같은 느낌이 들어요.

침실 After

창문은 세로로 길게 만들었으며 환기를 위해 모두 180도로 열리도록 제작했습니다. 문을 열면 바로 베란다라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모루 유리를 끼워 두었고 아침에는 햇살이 눈부시지 않을 만큼 딱 좋은 빛이 들어 온답니다.

침실 등은 처음으로 리모컨 전등으로 달아보았는데 리모컨으로 밝기 조절도 되고 on/off가 되어서 엄청 편해요. (불 끄러 갈 때 실랑이 하지 않아서 더 좋구요~)

남향이라 오전부터 해가 들어와 하루 종일 환한 저희 집 안방입니다.

침실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계획하여 침대와 침대 가벽을 이용한 작은 책상만 넣었습니다. 한 눈에 보셔도 심플해 보이시겠죠^^

침구류는 겨울용 구스 이불로 한겨울용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한겨울용이라 무게감도 살짝 있으면서 포근함도 주고 냄새 걱정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불 커버는 월넛 색상과 맞는 베이지 톤으로 고르다가 무인양품에서 보자마자 구입했는데 차분한 매력이 있으면서 저희 침실 분위기와 잘 맞더라구요.

침대 프레임도 현장에서 제작한 제품으로 역시나 낙엽송이며 수퍼싱글 매트리스 2개 들어갈 사이즈로 제작하였습니다. (프레임 제작 시 매트리스 사이즈에만 맞추면 안쪽에 있는 사람이 바깥쪽에 있는 사람을 넘어와야하는^^ 일이 생기게 되니 매트리스 사이즈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제작하시는 방법이 더 좋으실 것 같아요)

평상에 보일러가 없으니 추울 듯하여 전에 쓰던 라디에이터를 올려놨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아 몇 번 사용하지는 않았네요.

매트리스는 슈퍼싱글 매트리스 2개를 놓고 사용 하고 있습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매트를 나눠 쓰는데 서로 방해되는 일이 없어서 편하게 숙면을 취하고 있는 26년차 현실 부부입니다 :)

매트리스는 매장에서 직접 누워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을 듯 하여 가구점에서 직접 쿠션감과 촉감을 느껴보고 너무 푹신하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요즘 푹~~아주 푹~ 잘 자고 있어요.

가벽을 두고 한쪽은 침대 프레임으로 맞은편은 이렇게 작은 책상으로 사용 중입니다. 한 동안 취미로 했던 재봉틀을 이제는 직선박기 기능만 쓰고 있기에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저녁이면 남편과 한 몸이 되는 리클라이너는 정해진 곳 없이 남편에 의해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데 오늘은 안방에 정착해 있네요 :)

뒤에 보이는 액자는 20년 전 직접 맞춘 액자로 정이 너무 많이 들어 지금까지 20년 동안 유일하게 남아있는 액자랍니다.

구축 아파트다 보니 안방 공간이 넓게 빠져서 침대 프레임을 제작하고 남는 공간에는 붙박이로 수납장을 넣었습니다. 사장님은 옷장을 넣자고 하셨는데 옷장에 넣을 만큼 옷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가지고 있는 옷도 정리하였기에 낮은 높이의 수납장을 넣었습니다.

생각보다 길이가 길어서 미싱 재료나 원단들을 넣어 놓고 넉넉히 잘 쓰고 있어요. 수납장 끝 쪽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을 바구니에 넣고 사용하려 오픈장으로 제작했습니다.

아이방

현재는 입학식 전이라 저희 둘째 아이가 쓰고 있는 방입니다. 침대는 매트리스 일체형 침대입니다. 매트리스 일체형 침대를 사용하는 큰아이가 심플하고 깔끔하다고 둘째 아이에게 추천해 주었습니다.

화이트 수납장을 ㄱ 자로 배치하여 공간을 분리해 주었으며 방문을 열면 침대 공간이 보이지 않아 아들 녀석이 엄청 좋아합니다.

방 창문에는 뒷 베란다가 보여 비치는 커튼보다는 블라인드가 좋을 것 같아 우드 블라인드로 교체해 주었어요.

드레스룸

정리를 잘 하시는 분들을 보면 드레스룸도 착착 정리를 잘 하시던데 저는 정리에는 소질이 없어 드레스룸 정리가 제일 어려웠어요.

그런데도 과감하게 따로 옷장을 만들지 않고 행거만 설치 후 옷을 걸어 사용하고 있네요. 나머지 걸어 놓을 수 없는 의류는 서랍장에 수납 중입니다.

드레스룸 가운데는 서랍장을 구입하여 넣었는데 서랍이 깊지 않아 간단하게 속옷이나 수건 정도만 넣어 사용하고 있어요.

드레스룸은 사실 계획했던 모습은 아니에요. 원래 천장 행거에 긴 옷을~ 벽 행거에 셔츠랑 바지를~ 걸려고 2가지 타입으로 주문했거든요. 천정 행거는 길게~ 벽 행거는 짧게~길이를 다르게 주문하고는 행거를 설치 하는 순간..

하필!!! 드레스룸 벽만 석고보드더라구요ㅠㅠ. 벽 행거는 고정력이 약해 결국 길이도 맞지 않는 벽 행거를 이렇게 천장 행거 옆에 붙이게 되었습니다. 천장에 길이가 짧은 벽 행거를 설치하니 셔츠랑 바지가 저렇게 껑충하게 올라가고 아랫 쪽 가방 선반이 훤~히 보이며 잘못 짜른 앞머리 마냥...좀... 암튼 웃기게 되어버렸네요 :)

행거 맞은편에는 전신 거울을 놓았고 잠옷이나 집에서 입는 옷을 바로바로 걸어 놓을 수 있도록 스탠드 옷걸이를 쓰고 있어요.

계절에 맞지 않은 옷들은 서랍장에 개어 넣었으며 기존에 있던 붙박이장은 문만 리폼했습니다. 드레스룸은 북동향으로 어두운 편이라 커튼을 달지 않았는데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쉬폰 커튼이라도 달아 놓아야 할 것 같네요.

세탁실

허리 굽히는 일이 좀 부담이 되어 세탁실에서 허리가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세탁실 리모델링 시 세탁기와 건조기를 수납장을 짜서 올렸습니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세탁물 이동을 할 수 있어서 편하게 사용 중이랍니다.

아래 쪽에는 서랍을 두어 한쪽에는 세탁 용품을~ 다른 쪽에는 빨래를~ 서랍에 쏙쏙 넣어두니 수납 효과도 있고 밖으로 나와있는 용품들이 없어져서 200% 만족 중입니다.

"건조기를 새로 살는김에 세탁기도 같이 사서 예쁘게 깔맞춤을 해볼까??" 살짝 고민했었어요. 그런데 기존 세탁기가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예산도 넉넉치 않기에 워~~워~~~ 그냥 비슷한 느낌의 건조기를 찾아 구입했답니다.

베란다

남향집이다보니 베란다로 항상 볕이 들어 겨울에도 따듯한 곳이랍니다. 저는 식물을 키우는 재주가 없어 화분이 없었는데 위층에 계신 친정 아버지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라며 저렇게 큰 화분을 가져다 놓으셨네요.

무거워서 다시 돌려드리지 못해 이렇게 자리 잡고 있는데 물을 자주 안 줘도 된다니 한번 키워봐야겠어요. 옆 쪽 우드 건조대는 스테인리스 제품보다 예뻐서 구입했는데 사이즈가 작아 생각보다 빨래를 많이 널 수 없더라구요. 다인가족이 사용하시기에는 많이 작을 수 있습니다:)

침실쪽 앞 베란다라서 원목창이 베란다에서도 이렇게 보여요.

베란다 한쪽에 청소도구를 넣고 사용 중입니다.

겨울해가 드리워진 '여유가'의 따스한 베란다에요. 가끔 건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빨래를 널어 놓는데 남향집이라 그런지 정말 잘 마른답니다.

베란다에 놓은 원목 테이블은 소장하고 있던 테이블로 손때가 많이 묻어있지만 수리 후에도 저희집 베란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부 욕실

저희 큰아이는 일본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일본 가정집 대부분 건식 화장실을 많이 사용하며 화장실 변기가 따로 설치 되어있는 집이 많았습니다.

그때는 사실 청소 문제가 좀 있지 않을까....생각했는데 막상 큰아이 집에 가서 생활해보니 곰팡이나 습기로부터 자유롭고 더 깔끔하더라구요. 아마도 저만의 고정 관념이었던게 아닐까 싶어 이번 욕실 리모델링을 하면서 부부 욕실 공간은 온전한 건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기존 화장실에는 욕조와 샤워기 그리고 변기가 있었는데 욕조와 샤워기는 철거하고 세면대는 수전 위치를 변경하였습니다.

세면대는 파운더룸을 겸할 생각으로 한 쪽 벽면을 꽉 채웠구요. 욕실 거울은 led 거울을 달아 보려다 제가 가지고 있던 우드 거울을 달아보았는데 느낌이 잘 맞아서 그냥 달아 놓고 쓰고 있습니다.

세면대와 파우더룸을 겸하니 세안 후 바로 기초 화장까지 원스톱으로 해결!! 엄청 편하네요.

문을 열면 정면으로 이렇게 변기가 보이는 게 맘에 좀 걸렸지만 배관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던 부분이에요.

욕실에 수납장을 설치하지 않아 세면대 아래 쪽에 선반을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품 정리를 깔끔하게 못하는 편이라 욕실 물품이 너무 지저분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린넨 원단 구입한 후, 드륵~드륵~~ 직선박기만 해서 이렇게 슬쩍 가려 놓았습니다.

공용 욕실

거실쪽에 있는 공용 욕실입니다. 화장실은 600각 타일과 졸리컷도 욕심이 났지만 비용적인 부분을 목공에 쓰기로 했으니 과감하게 패스!! 일반 공사로 진행했어요.

그래도 따스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타일은 베이지톤과 우드로 선택했으며 덧방은 어려워 모두 철거하고 방수는 완벽히 했습니다.

배관 문제로 바닥단이 높아지고 휴젠뜨 설치로 천정이 내려오니 화장실이 기존보다 많이 작아져 버렸어요. 계획은 조적을 천장까지 쌓아 건식과 샤워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고 싶었는데 화장실 공간이 줄다 보니 그렇게 하면 너무 답답해 보일 것 같아 조적 높이를 낮춰서 쌓았습니다.

타일은 따듯한 느낌의 베이지톤이며 샤워공간에는 우드 타일로 선택했어요. 우드타일은 건식과 습식으로 분리되는 느낌도 주고 포인트도 되더라구요. 정면에 보이는 이 선반같은 의자는 제가 아주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는 아이템으로 여러분께 추천해드려요.

몇년 전 허리를 다쳤는데 샤워 시 허리를 굽혀 씻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불편했어요. 그래서 조적을 쌓을 때 이렇게 의자 높이로 맞춰 붙박이 의자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공중 목욕탕처럼 샤워 시 앉아서 씻을 수 있고 다리를 올려 놓기도 편하고 ~ 별거 아닌데 엄청 편하게 사용하고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시길요!

도기 및 욕실 욕품은 대림제품으로 자동 물내림 기능이 있는 비데일체형 변기인데 사용해 보니 편리하여 안방 욕실에도 같이 할걸...하고 후회를 조금 했습니다.

휴젠뜨는 개별 구입 후 설치했으며 직접 사용해보니 드라이 및 온풍 기능으로 욕실 생활의 질이 올라가 화장실 리모델링을 계획하시는 분이시라면 꼭 추천해 드릴게요. (설치 시 위치가 생각보다 중요한데 바람 나오는 입구 부분을 생각하여 벽 쪽으로 너무 붙이시면 불편하실 수 있어요)

공용화장실은 건식과 샤워 공간에 단차를 살짝 두어 물이 넘어가지 않도록했는데 막상 사용하고 보니 기왕 단차를 줄거면 조금 더 높였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미싱과 베이킹]을 좋아해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생각처럼 취미 활동을 할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미싱을 다시 하고파서 리모델링을 통해 저만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미싱을 통해 마음에 안정감도 찾고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있어서 짬 날 때마다 사브작사브작 움직이고 있어요.

저희 남편은 디저트 카페를 하고 있는데 요즘 남편에게 배우며 홈베이킹을 하고 있습니다. 만들어주는 대로 먹기만 했는데 취향에 맞는 건 직접 만들어 먹어보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해주는게 귀찮은가 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제가 좋아하는 건 직접 배워서 만들어 보려구요. 얼마 전 오븐까지 집에 새로 들인 걸 보니 열심히 하라는 의미인 것 같네요^^

마치며

예쁜 집이란 어떤 것일까? 오늘의집을 통해 생각을 해보니 예쁘다라는 기준이 없고 개인의 취향이 모두 다르기에 정답이란 있을 수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제 취향에 맞는 집을 꾸미기로 하고 '여유가'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예쁜집은 채움보다는 비움을 통해 마음까지 여유로워지는 공간이였기에 그런 집이 되도록 지금도 조금씩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의 집에 평범한 저의 공간을 공유할 수 있어 행복했으며 좋은 기회를 주신 에이터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