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디지털·가전 제품 제조사 SR커머스

명품이나 대기업에서 내놓은 제품을 보고 의아할 때가 있다. 특히 가격을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정말 이 만한 가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다. ‘브랜드값’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바구니에서 제품을 삭제하는 결말을 맞는다.
브랜드 이름을 달고 더 저렴해지는 제품도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B(자체 브랜드)상품이 대표적이다. PB상품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소형 가전 제품을 주로 제조하는 SR커머스의 경우 아이리버·한경희·디즈니·펩시 등과 협업해 PB상품을 제조·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40만~60만원에 달하는 고가 스마트워치의 대안으로 5만원 이하 가격의 디즈먼트 스마트워치를 개발·출시했다. SR커머스 함희석(55) 팀장을 만나 브랜드와 가격의 비밀에 대해 들었다.
◇수십만원 고가 제품 그대로 구현한 4만원대 스마트워치

디즈먼트 스마트워치는 유명 기업의 비싼 제품이 갖고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걸음 수, 소비 열량, 심박수, 스트레스, 수면의 질, 혈중 산소포화도(SpO₂) 혈압 등을 측정한다. 달리기, 걷기, 등산 등 100여 가지 운동 모드도 측정하고 기록한다. 실시간 데이터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서 기록을 관리할 수 있다. 의료 진단으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운동 전·후 변화를 확인하며 건강한 습관 설계가 가능하다.

가성비 스마트워치인데 못 하는 게 없다. 전화·문자·메신저 알림을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스마트워치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을 다음 곡으로 재생하거나, 소리를 키우거나 낮추는 등 음악 제어도 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리모컨 기능은 물론 타이머, 계산기, 주식, 날씨 확인 등 다양한 일상 속 기능을 스마트워치로 조작 가능하다. 방진 방수 등급은 IP67이다. 생활 방수가 돼서 손을 씻다 물이 튀거나, 빗물에 젖는 정도로는 고장 나지 않는다. 전용 온라인몰(https://metashop.co.kr/)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PB상품, 이렇게 만들어진다

SR커머스는 2010년 설립한 제조사다. 국내외 모바일 액세서리 브랜드 총판(생산자에게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특정 지역 소비자에게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유통 구조)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국내외 브랜드사와 협업해 소형 가전 제품을 PB상품으로 기획·개발하고 있다.
- PB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고객사에서 의뢰하는 순간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제조·유통 경험이 많은 고객사라면 명확한 콘셉트와 스펙을 제시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대략적인 콘셉트 정도를 구상한 상태에서 함께 중지를 모아 제품을 개발해 나가죠. 디즈먼트 스마트워치의 경우 ‘가성비’가 주요 키워드였습니다. 방수가 되는 튼튼한 기기에 수십만원대 스마트워치 수준의 기능을 탑재하길 원했죠.”

- 개발 과정에서 가장 의견이 활발하게 오고 갈 때는 언제인가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후보군을 추려가는 과정이 꽤 오래 걸립니다. 먼저 중국 제조 공장에서 5~10개의 후보군에 대한 정보를 받아 고객사에 전달합니다. 생산가격, 타깃층, 성능·사양, 디자인 같은 요소를 고려해 1~2개로 후보를 추리죠. 시제품을 받아 직접 사용해 보고 합격점을 받으면, 해당 제품으로 큰 틀을 잡고 세부적인 사항을 넣고 빼는 작업을 합니다.”
- 제품을 출시하기 전, 마지막으로 수정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나요.
“금형(대량 생산을 위한 금속 틀)을 만든 이후라면 하드웨어 수정은 곤란합니다. 금형 제작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거든요. 대신 소프트웨어는 그 이후에도 계속 수정할 수 있습니다. 디즈먼트 스마트워치는 각 기능의 명칭, 전원을 켤 때 뜨는 그래픽 등을 마지막까지 하나하나 손봤어요. ‘알림’과 ‘알람’만 봐도 느낌이 확 다르잖아요. 저희 팀원들과 고객사의 팀원들도 일주일 넘게 직접 써 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고 제품에 반영했습니다.”
◇리퀴드 소비에 대처하는 법

최근 소비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크게 빨라지면서 제품의 유행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 소비 패턴이 액체처럼 유동적으로 움직인다는 뜻의 ‘리퀴드 소비’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한 번 인기를 얻은 상품이 2~3년 이상 안정적으로 판매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영향으로 한 제품의 판매 주기가 3개월조차 못 가는 사례도 흔해졌다.

- 좋은 제품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네요.
“빠르게 움직이려면 해외 시장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해외 박람회장에서 발굴한 제품을 한국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을 때가 많아요. 1년에 적어도 2번은 정기적으로 중국·홍콩 등에서 열리는 국제 박람회를 갑니다. 주로 홍콩 전자 박람회, 중국 심천 박람회, 광저우 무역 박람회를 차례로 한꺼번에 둘러보고 오는데요. 협력사나 고객사 대표와 동행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도 합니다.”
- 중국 소싱 제품에 대해 ‘포장만 바꿔 싸게 판다’는 부정적 인식도 있습니다.
“중국산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말도 옛말입니다. 한국·일본을 비롯해 유럽·북미 등 세계 각국의 브랜드 제품들을 생산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품질이 상향평준화가 된 지 오래입니다. 또 하나 확실히 해 둘 점은 중국 공장 제품을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5~10가지의 후보군을 만들 때부터 고객사의 요청 사항에 따라서 상세 스펙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손보는 단계를 거칩니다. 한국에 출시된 적 없는 제품으로 사양을 변경하고, 하나라도 더 업그레이드하는 추가 개발 과정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어요.”
◇스마트워치 출시 그 후

2025년 초 의뢰를 받았던 디즈먼트 스마트워치는 상반기 내내 개발·수정 과정을 거쳐 7월에 정식 출시했다. 기존 저가형(1.67인치)보다 약 10% 큰 1.85인치의 풀H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성인 남성이 작동할 때도 버튼을 누르는 데 불편함이 없다. 100가지 이상의 운동 모드와 알람, 수면, 건강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KC 인증, 전자파 적합 인증 등 필수 안전 테스트도 마쳤다. 전용 온라인몰(https://metashop.co.kr/)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 특별히 더 마음이 가는 제품이 있나요.
“다 같은 자식이지만, 기왕이면 매출이 잘 나오는 제품이 더 예뻐 보이게 마련입니다. 우리 회사에서 만든 제품 중에 일회용 스마트폰 배터리와 블루투스 스피커가 스테디셀러예요. 각각 3년간 300만개, 80만개를 판매했죠. 디즈먼트 스마트워치를 개발하면서도 떡잎부터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밖에선 한 명의 소비자인데요. 소비자 입장에서 직접 사용해 봤을 때 고가형 제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으니 마음이 끌릴 수밖에 없겠더군요.”
- 앞으로 제품을 확장할 계획이 있나요.
“현재는 소형 디지털·가전 제품이나 스마트폰 액세서리류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생활·리빙 관련 제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제일 눈여겨 보고 있는 제품은 ‘향’과 관련한 제품이에요. 사무실 곳곳에 시제품이 배치돼 있죠. 아직 기획 단계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첫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영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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