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톡!] 원기형 통큰 결단, 유저 손 들어줬다

넥슨 장수 MMORPG '메이플스토리'가 올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칠흑 교환 가능(이하 교가) 및 심볼(포스) 강화 비용 할인, 교가 심볼 추가라는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성장 경험이 약화된 본 서버에 육성 메리트를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리부트 서버 때문에 느끼는 본 서버 유저의 상대적 박탈감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지난 2월 리부트와 본 서버 간 성장 격차 문제가 대두됐다. 교환불가 아이템 증가로 인한 불합리한 성장 구조 및 거래의 장점 감소, 지나친 심볼 강화 비용으로 인한 성장 경험 저하 등이 가장 큰 이유였다.
두 사안은 메이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이걸 해줄까"하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디렉터는 2일 라이브방송을 켜고 앞선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유저들의 손을 들어줬다.
20주년 업데이트를 통해 점유율을 회복한 메이플스토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했다. 뉴비부터 고인물까지 모두에게 해당했기 때문이다. 당장 무마할 수는 있어도 언젠가는 다시 터질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운영진의 결정은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몇 차례 라이브 방송에서 "당장은 계획에 없다", 혹은 "급격한 변화는 인게임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등의 답변과는 대비되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 메이플스토리 성장 관련 예정 사항
1. 심볼(포스) 강화 비용 대폭 할인
- 아케인 심볼 평균 40% 할인
- 지역 별 차이는 없으며 레벨이 낮을수록 할인 폭 증가
- 기존 대비 최대 60% 예정
- 어센틱 심볼의 경우 세르니움 25~30%, 아르크스 25%, 오디움 20%
2. 교환 가능한 심볼 드롭 추가
- 아케인 지역 심볼은 선택권 형태로 드롭
- 어센틱 심볼의 경우 오디움 제외
- 리부트는 심볼이 드롭되지만 교불
3. 보스 장신구 및 칠흑 장신구 교가화
- 칠흑의 보스 장신구 : 하트/배지/포켓/엠블렘 제외 가위 횟수 5회
- 보스 장신구 : 배지/포켓 제외 가위 횟수 10회
- 어깨 장신구는 '실버 카르마 가위' 변경
■ 다시 회복된 계단식 파밍 구조

유저들이 그동안 지적했던 불합리한 성장 구조의 근간은 교불 장비의 영향이 컸다. 소위 '5중 나생문'으로 부르는 진입 장벽에도 유저들이 본 서버를 즐겨온 이유는 거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장비에 대량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다음 스펙업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투자해왔다. 하지만 교환 불가(이하 교불) 장비가 많아지면서 거래가 가능하다는 본 서버만의 최대 장점이 희석되기 시작하며 불만이 폭발했다.

현재 장비를 팔아 다음 단계의 장비로 넘어가는 자본의 밑거름으로 사용하는 계단식 파밍 구조는 교불 장비로 인해 막혀버렸다. 장비 하나에 필요한 재화가 모두 '매몰비용'이 된 것이다. 장비를 새로 맞출 때마다 새로 만들어야 하니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여명의 보스 장신구 세트'에 이어 '보스 장신구'와 '칠흑의 보스 장신구 세트' 교가화가 예고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칠흑의 거래가능 횟수가 5회로 기존 장비에 절반인 수준이긴 하지만 굉장히 유의미한 변화다.
'루타비스, 앱솔랩스, 아케인, 에테르넬'로 이어지는 방어구 부위처럼 장신구도 '보스, 여명, 칠흑'이라는 계단식 파밍 구조가 완성됐다. 이제 본 서버는 엠블렘 등 기존 교불 부위를 제외하면 모든 부위를 다음 장비 파밍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비 세팅도 유저마다의 자본 상황에 따라 여러 선택지를 고민할 수 있게 됐다.
리부트가 오직 시간만을 투자하는 서버라면 본 서버는 거래를 통해 시간을 살 수 있다는 확실한 메리트를 얻게 된 셈이다. 등급업 천장 시스템 도입, 불필요한 옵션 삭제 등의 개선사항과 함께 도입되는 만큼 전보다 강화 경험이 개선되기도 했다.

리부트 사태 이후 지갑을 닫았던 인플루언서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카니아와 크로아의 큰손으로 불리는 팡이요와 신해조는 해당 소식이 발표된 직후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모든 종결 칠흑 장신구를 구매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 흐름이 위축된 현 상황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교복을 물려 입는 것과 같이 장비가 순환했던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다. 상위 유저는 최상위권 진입을 위해 중위권 유저에게 판매를, 중위권 유저는 상위권 도약을 위해 하위권 유저에게 장비를 판매하는 구조가 다시금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 본 서버 메리트 확실히 다진 심볼 의존도 완화

메이플스토리에는 억만장자가 와도 해결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으로 세워진 벽이 있다. 바로 심볼이다. 시간과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점만 봤을 때는 정말 이상적인 이야기다.
아케인 심볼과 어센틱 심볼은 일일 퀘스트를 통해 매일 일정량을 모아 레벨업을 시킬 수 있다. 부가 효과로 추가 스탯 포인트를 얻을 수 있으며 포스 수치가 증가한다. 현재 확률에 의존하지 않고 메소를 소비해 스펙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콘텐츠에 포스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사냥터와 보스에는 특정 포스 요구치가 있다. 이 요구치 이상을 도달하지 못하면 데미지가 감소하여 원활한 진행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심볼 레벨업에 들어가는 메소 요구량은 사냥으로 버는 메소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을 요구했다. 신규 유저들은 모은 메소를 심볼에 사용하는 데만 벅찬 실정이었다. 이들에게 장비 교체는 '그림의 떡'이다.

이는 리부트 서버의 메소 획득량 5배 버프와 맞물리며 기존 유저들의 리부트 이주를 가속화시켰다. 메소 획득량은 5배나 많지만 심볼 비용은 일반 서버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리부트에서는 심볼 비용 부담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에 신규 유저에게 더욱 메리트가 높다.
이번 심볼 완화 패치는 굉장히 의미가 크다. 더욱이 레벨이 낮을수록 할인 폭이 커지는 구조로 신규 유저들이 본 서버에 원활히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존 대비 최대 60%라는 파격적인 수준의 할인을 예고했다.
사냥을 통해 교환 가능한 심볼이 드롭되는 것도 크다. 거래가 가능하다는 본 서버의 메리트를 확실히 지원했다. 앞서 말했듯이 심볼은 그동안 절대적인 시간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었다. 패치를 통해 현재 엔드급 콘텐츠인 '오디움'을 제외한 모든 구간 심볼이 풀린다.
그동안 심볼로 인해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써야 하는 본 서버는 시간만 쓰면 되는 리부트에 비해 나은 점이 없었다. 하지만 본 서버는 거래를 통해 심볼을 수급할 수 있게 됐다. 자본 여유만 있다면 리부트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른 육성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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