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예상도가 공개되자, 자동차 커뮤니티와 소비자 사이에서 가장 먼저 나온 반응은 단 하나였다. “이제 쏘렌토 끝난 거 아니냐.” 그만큼 이번 싼타페의 변화는 단순한 외형 수정이 아니라, 중형 SUV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쥐려는 현대차의 강력한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싼타페의 핵심은 바로 전면부 디자인이다. 유튜버 뉴욕맘모스가 공개한 렌더링에서 보이듯, 대형 H자 구조의 주간주행등(DRL)과 통합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SUV 디자인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전면부 전체가 ‘하나의 얼굴’처럼 통합된 형태는 이전보다 훨씬 대담하며, 강인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반면 쏘렌토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라인 정리와 안정적인 인상에 머물러, 신선함 측면에서는 싼타페가 확실히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측면 실루엣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싼타페는 각진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유리창 라인과 루프라인을 세련되게 다듬어, 오프로더 감성을 살리면서도 도시형 SUV의 고급미를 더했다. 반면 쏘렌토는 유선형 루프라인과 완만한 캐릭터 라인을 유지해 실용적이지만 다소 평범하다는 반응이다. 요약하자면 싼타페는 ‘존재감’, 쏘렌토는 ‘균형감’을 택했다.

후면부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다. 싼타페의 기존 일자형 테일램프는 “무덤 같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페이스리프트에서는 입체적이고 와이드한 라이트 그래픽으로 개선됐다. 반면 쏘렌토는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일부 소비자들은 “현대가 디자인 피드백을 정확히 들었다”며, 쏘렌토보다 빠른 ‘반응형 업데이트’라는 점에서 싼타페에 높은 점수를 준다.

실내 구성은 두 모델 모두 파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싼타페는 풀터치식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간결한 버튼 레이아웃으로 미래적인 감각을 강조했고, 쏘렌토는 아날로그 감성에 충실한 인체공학적 설계를 유지했다. 결과적으로 싼타페는 첨단 기술 중심, 쏘렌토는 편의 중심으로 노선을 달리 잡은 셈이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여전히 경쟁의 핵심이다. 쏘렌토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완성도가 이미 검증된 반면, 싼타페는 향후 페이스리프트 버전에서 개선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전동화 효율 측면에서는 현대가 더 앞서 있지만, 주행 질감과 세련된 세팅에서는 기아가 여전히 강점을 유지한다. 즉, 기술력과 감성의 맞대결 구도다.

가격 전략도 중요한 변수다. 쏘렌토는 트림 구성과 옵션 전략이 세분화돼 있어 실속형 소비자에게 유리하지만, 싼타페는 기본 사양 강화와 고급 트림 중심 전략으로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공략할 전망이다. “이 가격이면 싼타페를 가야지”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면, 시장 판도는 순식간에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 반응 역시 흥미롭다. 쏘렌토는 안정성과 상품성에서 여전히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너무 익숙하다”는 피로감이 서서히 쌓이고 있다. 반면 싼타페는 호불호가 뚜렷하지만 ‘신선한 디자인 충격’을 무기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안정형 vs 혁신형’ 구도에서, 변화에 민감한 30~40대 소비층이 싼타페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결국 두 모델의 차이는 ‘브랜드 전략’에서 갈린다. 기아는 EV9·EV6 등 전기차 중심으로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현대는 싼타페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패밀리 SUV 라인업을 재정비 중이다. 싼타페가 디자인과 기술 혁신을 주도한다면, 쏘렌토는 실용성과 완성도 중심으로 균형을 잡는 형태가 될 것이다.
시장 전망은 단순하지 않다. 디자인 호평이 바로 판매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싼타페의 변화는 단순한 신차 공개가 아닌, ‘현대 SUV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쏘렌토가 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내 중형 SUV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싼타페는 ‘강렬함’으로, 쏘렌토는 ‘안정감’으로 승부를 건다. 어느 쪽이 더 시장의 선택을 받을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이번 싼타페 페이스리프트가 소비자의 시선을 완벽히 끌어당겼다는 사실이다. “쏘렌토 끝났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