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우는 5억 받는다, 당초 그 위라던 '2순위' 정우주는 한화가 얼마 안길까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현우는 5억원, 그렇다면 정우주는?
신인드래프트가 끝났다. 총 110명의 선수들이 새롭게 프로 선수가 됐다. 누가 전체 1순위냐, 누가 1라운드에 뽑히느냐 등은 다 정리가 됐다.
그 다음 관심사는 계약금이다. 특히 상위 순번 선수들이 얼마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느냐는 팬들의 주요 관심사다. 계약금 규모로 그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KBO리그 역대 계약금 1위 금액은 10억원. 2006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던 한기주가 세운 기록이다. 광주 '로컬 보이'에 초고교급 구위로 관심을 모았던 한기주에 KIA는 1차지명을 하며 믿기 힘든 대우를 해줬었다.
이후 두자릿수 억대 계약은 없었다. 2위 기록은 2021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으며 장재영이 받은 9억원. 그리고 최근 수년간은 신인 선수들 계약금 액수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황준서(한화)는 3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 전 유망주들인 문동주, 김서현(이상 한화)은 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었다.
2025 시즌 프로 무대를 누빌 신인 선수들의 계약금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투수 자원이 많았다던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덕수고 좌완 정현우를 선택했다. 이후 정우주(한화), 배찬승(삼성), 김태현(롯데), 김태형(KIA) 순으로 당장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투수들이 차례로 소속팀을 찾았다.
그리고 키움은 추석날이던 17일 신인 선수 14명과 모두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관심의 정현우는 5억원을 받기로 했다. 키움은 구단 역대 최초 1순위 지명 선수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해 5억원이라는 거액을 책정했고, 정현우도 키움의 대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장재영, 안우진(6억원)에 이어 구단 3번째로 많은 금액의 계약금이었다.
그래서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건 전체 2순위 정우주의 계약금이다. 전면 드래프트든, 1차지명 후 2차지명이든 전체 1순위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2순위는 거의 없었다. 2022년 한화 문동주(5억원)가 1차지명에서 KIA에 먼저 지명된 김도영(4억원)을 넘어선 것이 드문 사례였다.
지역 연고 선수를 뽑아야 하는 1차지명 선수가 마땅치 않아, 2차 1순위 선수가 1차지명보다 많은 계약금을 받는 경우는 있었지만 상징적으로 전체 1번을 뛰어넘는 2번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같은 금액을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가 그랬다. 두산 베어스가 전체 2순위로 뽑은 김택연에 황준서와 같은 3억5000만원을 안겼었다.
왜 정우주의 계약금이 궁금하냐면, 사실상 올해 초부터 전체 1순위 후보로 유력한 선수는 정우주였다. 155km 강속구를 가볍게 뿌릴 수 있는 능력,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그를 원했다. 세간의 평가는 정현우보다 정우주였다. 단순 실력보다,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 등을 봤을 때 그게 정설이었다. 사실 키움도 정우주를 원했었지만, 드래프트가 열리기 약 1달 전 좌완 선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정현우로 노선을 틀었다.
만약 키움이 정우주를 1순위 지명자로 품었다면, 장재영의 계약금(9억원)도 욕심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었다. 하지만 정우주는 정현우에 이어 2순위 타이틀에 그치게 됐다.
규정상 2순위 선수에게 1순위 선수보다 많은 계약금을 줘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관례상 그런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A구단 단장은 "신인 계약금은 구단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 돈을 쓰려면 결국 모기업 결재를 맡아야 하는데, 2순위 선수에게 1순위 선수보다 많은 금액을 줘야 한다는 당위성을 이해시키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설명했다. 그래서 전체 1순위 선수의 계약금이 발표되면, 이후 자연스럽게 후순위 선수들 금액이 결정되곤 했다. 키움은 지명권 트레이드로 뽑은, 같은 1라운드(7순위) 신인 김서준에게는 2억2000만원을 책정했다.
돈 문제도 돈 문제지만, 2순위 선수에 파격 대우를 했다 '오버'한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원래 드래프트가 열리면 확연히 앞서는 1순위 선수가 나오는 게 보통이었다. 올해처럼 치열한 1순위 경쟁이 벌어진 적은 드물었다. 과연 한화는 '역대급' 구위를 갖춘 정우주에 얼마의 계약금을 안겨줄까. 어떻게 되든 정현우의 5억원을 넘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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