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에서 국회의원으로…교권 회복 어떻게?

박광주 기자 2024. 5. 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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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이후, 우리 사회에서 교권 문제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그동안 교권보호를 위한 대책이 쏟아졌지만, 각종 설문 조사에서 교직에 대한 만족도는 또다시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무엇을 돌아봐야 할까요?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서이초 교사 순직 이후

화두가 된 '교권 추락'


교권 4법 통과에도

"교권 침해 당했다"는 교사 57% 

(교사노조연맹, 2024 전국 교원 인식조사)


교권 시위 이끌었던 초등교사

국회의원 당선


무너진 교권,

어떻게 세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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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초등교사 출신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 2월 영입 인재로 뉴스 출연하신 지 지금 석 달 만에 뵙는 거거든요.


늦었지만 당선 축하드립니다. 


먼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자 / 더불어민주당 

제가 국회의원이 된 계기는 서이초 사건과 그 후로 계속해서 이어진 학교 현장의 비극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이 가르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교권이 추락하여 고통받는 교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학생들 또한 수업권을 침해받고 심화된 경쟁 교육으로 영혼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노후 자금도 포기한 채 사교육비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저는 교사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무너진 공교육과 교권을 되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각오로 국회의원으로서 무거운 첫 발걸음을 떼려고 합니다.


모두가 괴로운 교육 환경을 행복한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교권 회복을 비롯해서 무너진 공교육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각오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인 방안 중 하나로 서이초 특별법이라는 폐 법안을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어떤 내용의 법안입니까?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자 / 더불어민주당 

작년에 교권 4법이 개정되었지만 학교 현장을 변화시키는 데는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예산과 인력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채 선언적 내용만 있다 보니 여전히 교사들은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어 교권이 살아나고 가르칠 수 있도록 법적인 뒷받침을 하여 학생들이 행복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교실을 만들려고 합니다.


서이초 특별법의 5가지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교사의 본질 업무를 법제화하겠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맡아 처리해야 할 일들이 교사 개인의 업무와 책임으로 넘어오면서 학습지도, 생활지도 등의 교사의 가장 본질적인 업무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학생 분리 제도를 법제화하겠습니다.


대다수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학생 분리 지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여 학교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학교 민원 응대 시스템을 법제화하겠습니다.


근무시간은 물론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민원 응대를 교사 개인이 책임지고 있기에 고통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육활동을 하는 교사를 위한 별도의 민원 대응 관련 법과 그에 기반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마땅합니다.


넷째, 정서적 아동학대의 구성 요건을 명확화하겠습니다.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아동학대 구성 요건을 구체화하고 명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해 교권 4법 개정 이후에도 여전한 아동학대 고소 고발의 남발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학교폭력 업무를 교사에게 전가하지 않겠습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학교폭력 업무는 별개의 것으로 봐야 하거든요.


교사들이 교육적 의무를 다하되 일상의 갈등 상황이나 교육적 범위를 넘어서는 학교폭력 사안까지 교사에게 홀로 감당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핵심적인 갈등들을 잘 담아내고 있는 법안인 것 같습니다.


지금 또 하나 그런데 이 교육 현장에서 주요한 갈등의 소재가 되곤 하는 대목이 정서적 아동학대 조금 전에 말씀해 주셨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도 법적 요건을 구체화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계시다고요?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자 / 더불어민주당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에 정서적 아동학대 규정이 너무나 모호하여 여전히 교사들의 수업 활동 중 훈계나 지시가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법 행위에 해당하는 정서적 아동학대의 범위를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좁혀서 규정해야 합니다.


정서적 아동학대의 구성 요건을 저는 다음과 같이 명확하려고 합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 정서적 아동학대 앞에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거나 일회적 또는 일시적이라도 그 정도가 심하여라는 제한 규정을 신설하려고 합니다.


또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의 단서로 사회통념에 위배되지 않는 윤리교육 등을 위한 훈계 행위를 제외한다는 단서를 신설하려고 합니다.


서현아 앵커 

당선인께서는 초등교사 출신이십니다.


지금 전국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관심 갖는 사안 중의 하나가 늘봄 학교입니다.


하반기에 전면 도입될 예정인데, 혹시 여기에 대해서 정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까요?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자 / 더불어민주당 

많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자 / 더불어민주당 

지금 3월 개학과 동시에 늘봄 학교가 전국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체계적인 시스템이나 담당 인력 또는 전용 공간 이런 것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를 대상으로 늘봄이 시행되다 보니 학교 현장의 혼란이 굉장히 심합니다.


공간이 없어 1학년 교실을 빌려서 매트 하나 깔고 운영하거나 월요일은 2학년 1반, 화요일은 2학년 2반 이런 식으로 매일 교실을 바꿔서 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학교 예산이 늘봄 인건비나 프로그램비로 치중되다 보니 종전에 담임교사들이 운영하던 학력 신장 교실이나 교과보충 같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꼭 필요한 예산이 반토막 나고 기간제 상담교사 재계약을 못한 사례도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늘봄 학교 때문에 정규 교육과정이 침범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장소, 예산 등 늘봄학교에 정규 학교 교육과정이 밀리는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가 책임 온종일 돌봄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국가가 수준을 책임지는 안전하고 질 높은 돌봄을 위해 지금까지 교육부와 여가부, 또 보건복지부로 분절되어 있던 돌봄 서비스를 돌봄청이라는 하나의 기구로 이뤄내야 한다 이런 입장입니다.


교육 예산을 학교와 나눠 쓰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기본 예산을 담당하고 지자체가 공동 부담하여야 합니다.


제대로 된 돌봄 시설이 학생과 학부모가 접근하기 편리한 곳에 설치되어야 합니다.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아동의 신체와 정서 발달에 적합하고 돌봄에 특화된 공간을 만들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지역별로 필요한 아동 서비스 수요를 조사해서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중요한 사안인 만큼 말씀하신 부분들이 꼭 잘 보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교권이 회복되는 방안으로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을 회복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평소에 해오셨습니다.


그렇다면 22대 국회에서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하실 계획이신지요?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자 / 더불어민주당 

60여 년간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을 막아온 악법은 철폐되어야 합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처럼 교사 공무원이 정치 기사 또는 SNS에 좋아요를 눌렀다고 처벌받는 나라는 없습니다.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정당 가입도 정치 후원금도 불법이지만 여타 교육 관련 종사자와 사교육 종사자는 합법입니다.


그 결과 교권이 추락하고 잘못된 교육 정책이 공교육을 망치고 있어도 대의민주주의 제도 하에 어느 누구도 공교육을 대변하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왔습니다.


그 결과 교권은 추락하고 공교육은 훼손되어 국민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습니다.


또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어서 수십 년 동안 입틀막당하니 교사 공무원은 민주시민을 키우는 교육 역량은커녕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책임한 집단이 되었습니다.


교육 현장의 실정에 맞는 교육 입법을 위해서 교사의 정치 기본권은 꼭 보장받아야 합니다.


제22대 국회에서 150만 교사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입법에 앞장서겠습니다.


첫째로 공무원과 교사의 근무시간 외에 정치 기본권을 보장하는 입법을 하겠습니다.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 중립성은 종교 중립성과 마찬가지로 근무시간 중에만 요구되어야 합니다.


직무 밖 근무시간 외의 정치 활동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모든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OECD 기준입니다.


OECD 국가 중 유독 우리나라의 교사와 공무원들만 정치 기본권을 박탈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 교사와 공무원의 정당 가입과 정치 후원을 보장해야 합니다.


최근 학생의 참정권이 확대됨에 따라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만 18세부터, 정당 가입은 만 16세부터 가능해졌음에도 교사는 정당 가입조차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정당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정치적 기본권입니다.


셋째로 교사와 공무원의 공직선거 출마를 보장하는 입법을 하겠습니다.


교사의 공직선거 출마를 금지함으로써 교육입법, 교육 정책, 교육 예산, 교육 행정을 다루는 각급 의회, 교육자치기관에 유초중등 교육 전문가의 진출이 막혀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전문성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 전문성이 결여된 각급 의회와 교육청은 교육 본질 가치에 충실하지 못한 법률, 정책 예산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거나 스스로 양산함으로써 지금까지 교육 현장을 망가뜨려왔습니다.


교원의 정치 기본권이 온전히 회복될 때 학교 현장에 걸맞는 입법과 정책으로 공교육이 되살아나고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행복한 학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어려운 시기에 이제 22대 국회가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국회에 들어가시는 포부와 임기 동안에 꼭 추진하고자 하시는 과제가 있다면 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승아 국회의원 당선자 / 더불어민주당 

저는 현직 교사가 사표를 쓰고 국회의원이 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된 이유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입법 과정과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시대적 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직 교사의 현장성과 전문성 위에서 여러 교육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일하고자 합니다.


공약으로 발표한 서이초 특별법, 교원 공무원 정치기본권 회복, 국가책임 온종일 돌봄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로 임명된 만큼 개혁 기동대로서 입법 해결과 민생 안정을 위해 선봉에서 일할 것입니다.


항상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면서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국회의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지난 한 해 우리 교육 현장에 굉장히 상처가 많았는데요.


그만큼 과제도 많다는 뜻이겠죠.


말씀해 주신 것처럼 교사도 학생도 행복하게 소통하고 성장하는 교실 만들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법과 제도 많이 만들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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