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술집·골목마다 경찰…핼러윈 앞둔 이태원·강남역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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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원활. 낫 크라우디드(Not Crowded)."
핼러윈 데이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25일 저녁 이태원 거리에 설치된 인파 감지 시스템 안내 전광판에는 인파 밀집 위험 징후가 낮다는 메시지가 떴다.
골목에 설치된 인파 감지 시스템 모니터에는 통행이 원활하다는 안내가 나왔다.
골목을 따라 즐비한 음식점과 술집도 따로 핼러윈을 챙기는 모습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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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상징 코스튬도 찾아보기 어려워…"앞으로도 이렇게 관리해야"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최윤선 기자 = "보행 원활. 낫 크라우디드(Not Crowded)."
핼러윈 데이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25일 저녁 이태원 거리에 설치된 인파 감지 시스템 안내 전광판에는 인파 밀집 위험 징후가 낮다는 메시지가 떴다.
평소 같으면 손님들로 장사진이 쳤을 세계음식거리는 조용했고, 식당과 술집엔 빈 테이블만 가득했다.
2년 전 참사가 발생했던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은 편의점 한곳을 제외하곤 불이 꺼져있었고 오가는 사람도 드물었다.
'불금'을 즐기러 온 사람보다 인파 관리를 위해 붉은색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작업자가 되레 더 많은 곳도 있었다.
또 골목마다 조끼를 착용한 채 경광봉을 든 공무원과 경찰관이 보였다.
식당과 술집은 거리에 세워뒀던 입간판을 치웠고 음악 볼륨은 줄인 모습이었다.
세계음식거리에 있는 한 식당에서 2년째 일했다는 유모(26)씨는 "평소 금요일에는 입간판 단속을 잘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단속을 자주 한다"며 "가게 앞에 세워뒀던 메뉴판도 다들 치웠다"고 말했다.
인파가 몰릴 경우 영업을 위해 거리마다 세워둔 입간판이 보행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김성재(29)씨는 "평일보다 오히려 오늘 사람이 더 없는 것 같다. 주변 상인들도 같은 얘기를 한다"며 "핼러윈이 다가오고 있지만 코스튬이나 소품도 안 쓰고 아무래도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역 일대도 불금을 즐기러 온 사람으로 붐볐지만, 핼러윈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음식점과 술집이 몰려 있는 강남역 11번 출구 주변은 차량을 지나갈 때를 제외하면 보행에 어려움이 없었다.
골목에 설치된 인파 감지 시스템 모니터에는 통행이 원활하다는 안내가 나왔다.
골목을 따라 즐비한 음식점과 술집도 따로 핼러윈을 챙기는 모습이 아니었다.
핼러윈을 상징하는 '잭-오-랜턴'(Jack-o'-lantern·호박 모양의 등불) 장식도 이색 코스튬을 챙겨 입은 직원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골목 곳곳에서는 2인 1조로 순찰에 나선 경찰들이 보였다.
이곳에서 민영주차장을 관리하는 신모(68)씨는 "평소 금요일보다 오히려 사람이 적다"며 "아직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두고 봐야겠지만 핼러윈이라고 해서 붕 뜬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2년 전 참사를 기억하며 되도록 핼러윈을 조용한 분위기에서 보내려 한다는 반응과 함께 강화된 안전관리에 안심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손민정(25)씨는 "친구랑 쇼핑하러 (강남역에) 왔다가 이제 공부하러 들어가고 있다"며 "핼러윈을 원래도 크게 챙기진 않았지만 2년 전 사고 이후로는 안전이 걱정돼서 즐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인들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는 배용준(38)씨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느낌이긴 하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안전관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국 몬태나주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루카스 베리(37)씨는 "이태원 참사를 몰랐다 보니 경찰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며 "지금 정도의 인파는 미국에서도 많이 겪어봐서 위험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시는 핼러윈 기간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주말 홍대·이태원·강남·건대·명동 등에 경찰관 3천12명을 배치하고 오는 31일까지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5개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관리를 실시한다.
시도 오는 27일까지 특히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점 관리지역 8곳에서 합동 순찰을 실시하고, 다음 달 3일까지 '핼러윈 중점 안전관리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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