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입 앞둔 SM-3, 미군 '실전에서 예상보다 명중률 낮다' 인정

SM-3 방공 미사일

최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무장한 미군이 단 12일간의 전투에서 심각한 요격탄 부족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짧은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은 230발 이상의 고가 요격미사일을 소모했고, 이는 미국 전체 보유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충격적인 수치죠.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실전에 투입된 SM-3 요격미사일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연 세계 최강의 미군 미사일 방어망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12일간 전쟁이 드러낸 충격적인 소모량


델 트로 전 미 해군장관은 이미 작년 4월 미 의회 상원 공청회에서 "홍해에서의 작전과 이스라엘을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약 1,500억 원에 달하는 군수품을 소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했죠.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12일간 전쟁 동안 미국이 투입한 THAAD 미사일 시스템이 "맹렬한 속도로" 요격탄을 소모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드 미사일

미국은 전체 7세트의 THAAD 시스템 중 2세트를 이스라엘에 긴급 배치했고, 이 시스템들이 150발 이상의 THAAD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 국방부가 지금까지 조달한 THAAD 미사일의 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는 미국의 한 국방부 관계자의 증언에서도 드러납니다.

"THAAD 미사일 수요가 너무 막대해서 미 국방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구매한 분량을 전용하는 계획까지 검토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우디의 도시와 석유시설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는 매우 민감한 협의였다고 합니다.

바다에서도 벌어진 요격탄 고갈 사태


육상의 THAAD만 문제가 된 것이 아닙니다. 미 해군도 심각한 요격탄 소모를 겪었습니다.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동지중해와 홍해에 파견된 7척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들이 "놀라운 빈도로 고가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킬비 해군작전부장 대리가 지난 6월 미 의회 공청회에서 증언했습니다.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미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란과의 전쟁에 파견된 구축함들이 약 80발의 SM-3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니다.

SM-3는 버전에 따라 8억 원에서 25억 원까지 하는 초고가 요격미사일인데, 단 12일 만에 이 정도를 소모한 것이죠.

맥크레인 중장은 올해 1월 "약 15개월간의 작전에서 Mk.45 5인치 포탄 160발, SM-2 120발, SM-6 80발, ESSM과 SM-3를 합쳐 20발을 사용했다"며 당시까지는 "허용 범위 내"라고 평가했었습니다.

하지만 12일간의 이란 전쟁은 이런 여유로운 상황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것입니다.

SM-3의 충격적인 성능 의혹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SM-3 미사일의 실제 성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명의 미 국방부 관계자는 "2024년 이란의 공격을 막기 위해 SM-3를 처음 실전 투입했지만, 예상했던 만큼 많은 표적을 파괴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방부 내에서도 SM-3의 유효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SM-3 방공 미사일

사실 이 발언은 매우 충격적인 발언입니다.

1발에 18억 원에서 54억 원까지 하는 초정밀 요격미사일이 실전에서 기대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현재 미 국방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상세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해군 장교는 "아직 SM-3의 교전 결과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는 시기상조"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군 내부에서는 SM-3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복잡한 전투 환경이 만든 혼란


SM-3의 성능 저하에는 복잡한 전투 환경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서로 다른 지휘통제 시스템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어떤 시스템으로 어떤 목표를 요격할지는 음성 통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스템 운용자들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탄도미사일의 탄두, 미사일 본체 잔해, 디코이, 로켓 부스터 등을 구분하는 훈련을 받았지만,

전쟁 중 공역이 너무 과밀했기 때문에 정확한 표적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사일 방어 전문가는 "발사되는 탄도미사일 수가 증가하면 교전 공역의 밀도가 높아지고, 이런 환경에서 치명적인 탄두를 파괴하는 작업은 현저히 어려워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최첨단 기술도 포화 공격 앞에서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보충에만 수년이 걸리는 현실


소모된 요격탄을 보충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문제입니다.

예산 문서에 따르면 THAAD 미사일 가격은 1발당 약 19억 원이고, 2010년 이후 약 650발을 조달했습니다. 2026년도에는 겨우 37발 구매를 예정하고 있는 상황이죠.

CSIS의 미사일 예산 전문 분석가는 "12일간의 대이란 전쟁에서 소모된 THAAD 미사일을 보충하려면 1년 이상이 걸리고, 1조 5천억 원에서 2조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SM-3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Block IB형의 연간 생산량은 약 30발, Block IIA형은 겨우 12발에 불과합니다.

12일간 전쟁에서 80발의 SM-3를 발사했다면, 이를 보충할 자금을 확보하는 데만 2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주문부터 납품까지의 긴 시간입니다.

미사일 방어청이 주문한 THAAD 미사일 Lot13의 납품은 계약 체결 5년 후인 2027년 초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즉, 지금 당장 주문해도 실제로 받아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죠.

근본적인 설계 철학의 한계


이번 사태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근본적인 설계 철학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고가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애초부터 "치명적인 공격 저지"를 목적으로 설계되었지, "탄도미사일에 의한 광범위한 공격의 완전 저지"를 상정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THAAD 미사일 Block IIA 10발을 구매하는 비용이면 F-35A 전투기 5대를 살 수 있고, 20발이면 새로운 FFM 호위함 1척을 건조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미국의 12일간의 전쟁은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도 물량 앞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한국 역시 SM-3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24년 4월 방위사업청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총 8,039억 원을 투입해 미국산 SM-3를 FMS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발당 가격이 200억 원에서 300억 원에 달하는 SM-3를 30여 발 도입할 예정이죠.

이렇듯 SM-3의 성능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자체 개발 계획과 함께, 조기경보체계 강화 등 다각적인 방어 전략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