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성심당 경제학

조훈희 2025. 5. 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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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주말에 은행동 성심당을 가 본 적이 있는가? 아침 8시, 이른 시간인데도 장사진을 이룬다. 대전이 왜 최근 웨이팅의 도시라 불리는 지 실감이 난다. 대전은 밀가루를 활용한 빵과 칼국수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시다. 대전 빵의 역사는 6·25 전쟁 중에 제공된 원조물자인 밀가루를 활용해서 빵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성심당은 시작됐다. 1950~60년대 빵, 1970~80년대 칼국수로 대표되는 대전의 밀가루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돼 대전을 대표하는 관광과 문화콘텐츠가 되었고 현재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 성심당이 단연 선두주자다. 대전시민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전의 대표적 향토기업으로 성장했다. 2020년 매출액 488억 원, 2024년 매출액 1937억 원이라고 하니 5년 만에 4배 성장한 대단한 지역기업이다. 미국의 스타벅스도 이랬을까 싶다. 80년대에 대전에 살았던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전역과 은행동 사이에는 많은 빵집들이 있었다. 젊은이들의 미팅장소였던 태극당, 봉봉제과 등 크고 작은 빵집들이 많았지만 유독 성심당만이 현재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다녀가고, 자랑스럽게 성심당 로고가 찍힌 빵을 담은 큰 민트색 쇼핑백를 가지고 다닐까? 맛이 있어서? 가성비가 좋아서? 물론 그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오고 가는 높은 교통비를 감안하면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 무언가가 더 숨어 있는 것 같다. 성심당은 프렌차이즈 전략을 쓰지 않았다. 오직 대전시에만 4개의 직영점을 운영한다. 또한 화려한 광고나 엄청난 마케팅 비용도 없다. 그렇다면 대기업의 압도적인 자본력, 마케팅 파워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성심당은 다른 기업들이 갖지 못한 '선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의 행동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을 단순구매 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제품에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킨다. 성심당의 빵만 사는 게 아니라 성심당이라는 브랜드를 사는 것이다. 사업이 확장돼도 지역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 그날 생산된 빵은 그 날 모두 판매하고 남는 것은 기부한다는 약속,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문화,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는 장인정신, 이런 것들이 모여 하나의 성심당이라는 선한 기업 이미지를 만들었고 브랜드로 각인시켰다. 제품에 대한 신뢰, 직원에 대한 신뢰, 경영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성심당은 이제 대전의 고유 브랜드가 됐고 대전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이자 사회적 자본이다. 성심당은 많은 다른 기업들에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 바라본 성심당은 또 하나의 혁신기업이다. 그동안 빵에 관한 지적 재산권만 49건이라니 놀랍지 아니한가. 특허청에서 발명의 날 60년을 기념해 성심당과 함께 전국을 투어 할 만하다. 내년이면 성심당이 시작된 지 70년이라고 한다. 업력으로 보아도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에 속한다. 현재 66개의 대전 상장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상장한 기업이 ㈜우성인데 1968년에 시작했으니 그 역사가 짐작이 된다.

성심당은 대덕특구의 첨단과학기술기업들 뿐만 아니라 대화동 대전산단 등 5개구에 널리 퍼져있는 전통기업들에도 미래의 발전 방향에 대한 영감과 인사이트를 잘 보여주고 있다. 대전을 기반으로 최고의 빵집으로 성장한 기업, 서울 유명 백화점 등의 손짓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성심당. 일류경제도시 대전의 일류시민들과 함께할 때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기업이다.

성심당은 국제적 투자기준인 ESG경영에도 부합한다. 환경에 대한 인식, 평등한 직장문화, 법과 윤리의 철저한 준수 없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날로 변화하는 AI시대에 잘 적응하고 진화하고 있다. 성심당이 가고 있는 변화의 물결을 다른 우리지역 기업들도 함께 하길 바란다. 초일류경제도시로 나아가는 우리 대전의 자부심이다.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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