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암환자 필수품 '피딩라인', 왜 유료화됐나

뇌질환자 등 입으로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피딩라인(feeding tube, 음식 공급 튜브)이 유료화되면서 환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제약사는 그간 물가 인상 등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유료화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부 측에 따르면 JW중외제약과 영진약품이 기존에 무상으로 환자에게 공급하던 피딩라인을 유상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딩라인은 뇌 질환자, 암 환자 등 구강으로 음식 식사가 어려운 환자들이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코 속으로 집어넣는 라인다. 이 라인은 장까지 연결돼 환자들은 라인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기존에 JW중외제약과 영진약품은 이 피딩라인을 경장영양제(환자에게 공급하는 영양식) 구매자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경장영양제를 공급하는 회사는 JW중외제약과 영진약품 단 두 곳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7월부터 반전됐다. 두 업체는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경장영양제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에도 불구,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가격을 올려주지 않아 부득이하게 피딩라인을 유료화했다.

(사진 왼쪽부터)JW중외제약 경장영양제 '엔커버액'과 영진약품 경장영양제 '하모닐란'.(사진=JW중외제약·영진약품 홈페이지.)

현재 피딩라인 가격 구조는 비급여다. 피딩라인은 의료기기(치료재료)로 구분되는데 건강보험 시스템은 이러한 제품의 가격 구조를 복잡하게 나눠놨다.

크게 보면 건강보험에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행위에 이러한 치료재료의 가격이 포함돼있으니 따로 가격을 받고 팔지 말라고 결정하는 ‘별도산정불가’부터 건강보험에서 제품의 가격을 산정해 적용하는 ‘급여 치료재료’, 환자 본인이 직접 사서 써야 한다고 고시한 ‘비급여 치료재료’로 구분된다.

이중 피딩라인은 현재 비급여다. 환자 본인이 사서 써야 하는 품목인데, 지금까진 제약업체들이 환자를 위해 무료로 제공했다.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은 제약사가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에서 구속력을 갖기 어렵다.

문제는 정부가 개입해 피딩라인의 가격 구조를 바꾼다 하더라도 환자 입장에선 유료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피딩라인은 산정불가가 아니라고 판정됐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급여를 적용하거나 비급여 적용을 계속하는 방안밖에 없다. 급여가 적용되더라도 환자 본인부담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제약사 측에서 환자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완전 무료로 전환될 수 없다.

이에 대해 환자 단체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다면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환자 식사 한 번에 600원의 추가 부담이 들어간다. 연간 100만원 수준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의미다. 제약사가 완전한 제품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경장영양제를 투여하려면 피딩라인이 필수인데, 이를 돈 받고 팔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다만 단시간 내에 건강보험에서 피딩라인의 가격을 산정해주거나 무료화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피딩라인이 필요한 경장영양제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도 해결책으로 제시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장영양제는 현재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는 제품이다. 경장영양제 가격은 환자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 급여를 합한 금액인데, 경장영양제의 가격을 인상하면 환자 부담도 커진다.

게다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제품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가가 인상된다고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다. 수십년째 가격이 그대로인 제품도 있다. 경장영양제의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제품들의 가격 또한 인상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경장영양제 가격을 올리는 방안이 피딩라인 자체의 가격을 올려주진 않아 근본 대책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여러 각도로 문제를 살펴보고 있고,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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