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의 역습]① 삼성 메모리 최대 80% 오른다…랠리 스타트

/생성형AI(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전 제품 가격이 최대 80% 인상된다. 이 가격은 즉시 시장에 반영돼 거래가 시작된다. 메모리 1등 삼성을 시작으로 경쟁사들까지 제품 가격 인상에 동참하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가격질서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유통채널 일부에서 21일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전 제품에 대해 최대 80%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고 고객사들에 통보했다. 인상 대상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DDR5, DDR4 등 범용D램과 일부 낸드 제품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 폭은 제품군과 거래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부 품목의 경우 기존 계약가 대비 최대 80%의 인상률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 아닌 통보…즉각 반영되는 가격 인상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특징은 인상 시점이 '즉시'라는 점이다. 통상 메모리 가격 인상은 분기 단위 협상이나 단계적 조정을 거쳐 반영됐지만 이번에는 유통사들이 즉각적인 가격조정을 전제로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협상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들 유통사는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공급제약과 제조원가 상승을 꼽았다. 인공지능(AI) 서버 확산으로 HBM 생산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범용D램과 낸드의 가용 캐파(생산능력)가 줄어든 데다 미세공정이 고도화되면서 상공정 제조원가도 대폭 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장비·소재 비용이 인상되고 환율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존 가격체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상을 메모리 제조사들의 단기 협상카드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 등 주요 제조사들은 고객사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수급구조 변화와 원가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HBM 넘어 범용까지…인상 전선 전면 확대

그동안 메모리 가격 상승은 주로 HBM과 서버용 DDR5 중심으로 나타났다. AI 가속기와 서버 투자가 급증하면서 고사양 메모리에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번 삼성의 결정으로 가격 인상 대상이 범용D램과 낸드까지 확대됐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 역시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인 국면전환에 가깝다고 본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일반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약 55~6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낸드플래시도 30%대 중후반의 인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서버용 DDR5 중심으로 시작된 가격 상승이 PC·모바일 등 범용메모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도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AI 서버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전략을 재편하면서 공급여력이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의 전망은 삼성 제품 가격 인상이 단발성 조치가 아니라 이미 나타난 수급구조 변화를 반영한 결정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시장에서는 삼성 메모리 가격 인상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가격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을 신호탄으로 메모리3사와 낸드회사들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빠르게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가격 인상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전방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서버, PC,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조사들의 원가 압박이 급격히 높아질 경우 단기적인 선구매 이후 수요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급격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슈퍼사이클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향후 수요를 시험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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