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은 안 주면서 이럴 수 있나?" 8조 원 투입했지만 ‘불만 폭발' 대체 뭐길래?

미·중 갈등이 계속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호주 서부를 새로운 핵잠수함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대만 유사시를 대비한 미군의 전략 변경이 속도를 내면서 호주가 미국의 핵심 군사 자산을 떠안는 '전략 요충지'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는 미국 국방부가 이미 호주 해군 기지 HMAS 스털링에 최대 4척의 핵잠수함을 순환 배치하기로 내부 결정을 마쳤음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호주 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커지며 안보 논쟁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호주는 오커스(AUKUS)를 통한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추진하며 미국 및 영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핵잠 확보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과 달리 미국 핵잠이 먼저 상주하게 되면서 '비대칭적 동맹 구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호주를 아시아·태평양 전력의 안정적 후방으로 활용하려는 반면, 호주는 아직 자체 핵잠 기반조차 완성하지 못했다는 점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 결과 호주 국내에서는 “우린 핵잠도 없는데 미국만 혜택을 본다”는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미군의 전략 보험

미국이 호주를 핵잠 배치 지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유사시 생존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고려 때문이다. 기존 핵잠 거점인 괌은 중국군 DF-26 등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타격권에 완전히 포함되어 있어, 실제 분쟁 발생 시 가장 먼저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입장에서 괌 상실은 핵잠수함의 작전 능력뿐 아니라 핵 억제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다. 이에 따라 더 먼 거리에서 안정적으로 작전을 유지할 수 있는 호주 기지 확보는 필수 전략으로 평가된다.

또한 호주는 미국이 '장기전을 대비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전략적 가치도 있다. 중국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리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인도네시아·남중국해·대만 해협 등 핵심 분쟁지대와의 거리는 괌보다 더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즉, 미국 잠수함이 완전히 회피하지 않고도 작전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후퇴선이 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핵잠수함을 글로벌 핵심 전략자산으로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며, 호주는 그 필요를 정확히 충족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스털링 기지 확장

호주는 미국의 요구와 오커스 협력 강화를 위해 스털링 기지 확장 사업에 약 8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 작업은 단순한 보수 수준을 넘어 잠수함 부두 증설, 핵잠 인력 숙소 건립,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등 핵잠 수용 능력을 갖춘 인프라 구축까지 포함한다. 이는 사실상 호주가 '핵잠수함 운영국 수준의 기지'를 먼저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핸더슨 지역에 조성되는 총 12조 원 규모의 조선·정비 단지 역시 핵잠 유지보수를 전제로 한 거대한 산업 프로젝트다. 이러한 인프라 확장은 호주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미국·영국 잠수함이 장기간 이 시설을 주로 사용하게 될 경우, 호주가 자국 군을 위한 시설을 외국군에 먼저 내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이 기지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핵잠 없는 호주의 박탈감

오커스 동맹 발표 당시 호주는 미국으로부터 최소 3척의 버지니아급 핵잠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 내부 사정—핵잠 부족, 생산 지연, 자국 우선 배치—등으로 인해 호주 인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호주는 핵잠 운용 경험을 위해 미국 잠수함을 먼저 받아들이는 ‘과도기’라는 설명을 듣고 있지만, 실제로는 핵잠 확보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동맹 내 비대칭이 고착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호주 내부에서는 “정작 우리는 핵잠도 없는데 왜 미국 잠수함부터 들어오냐”는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호주가 인프라 구축비용만 수십 조 원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공급 약속마저 지연되는 것은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호주가 미국의 전략적 필요를 위해 ‘기지는 제공하지만 전력은 받지 못하는’ 구조에 놓였다는 비판이 강해지고 있다.

증가하는 불만 여론

호주 내부에서 가장 뜨거운 문제는, 오커스 발표 이후 지금까지 호주가 핵잠수함을 단 한 척도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자국의 핵잠 생산 라인 부족을 이유로 공급 약속을 미루고 있으며, 호주가 원하는 3척의 버지니아급 도입 시점도 사실상 불확실해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핵잠이 먼저 상주하는 것은 호주에게 불평등한 구조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에서도 상당수 호주 국민이 “핵잠을 받지도 못했는데 미군만 들어오는 건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호주가 미국의 전략적 요구에 과도하게 종속되고 있으며, 자국 방위에 필요한 핵심 자산이 지연될수록 호주의 안보 주권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미국은 이를 ‘동맹 협력의 정상적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호주 내부 불만은 쉽게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기지를 미국이 쓰는 것” 논란

미국 핵잠 배치를 찬성하는 입장은 경제·고용·산업 성장이라는 실리적 이점을 강조한다. 호주가 핵잠을 인도받기 전까지 미군 핵잠이 공백을 메울 수 있으며, 지역 산업에도 막대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정비 산업은 호주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분야여서 기회 요소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반대 측은 장기적으로 호주가 미국의 군사 전략에 종속될 위험을 지적한다. 핵잠 도입이 계속 지연될 경우 스털링 기지가 사실상 ‘미군 전용 기지’처럼 운영될 수 있고, 호주가 수십 조 원을 투자한 인프라가 자국 이익이 아닌 타국 이익을 우선적으로 충족시키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논란은 현재 호주 정치권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하며, 향후 국방 정책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5줄 요약

1. 미국, 호주 스털링에 핵잠 순환 배치

2. 괌 위험 대두로 호주 전략 거점 부상

3. 호주, 핵잠 기지급 인프라 확장

4. 호주 핵잠 확보 지연으로 불만 고조

5. “기지만 제공” 논란으로 내부 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