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혔을 때 돌파하세요
최근 한 드라마를 통해 조명된 이 문구. 차로 철길을 건너려다 차단봉 사이에 갇혀 열차와 충돌할 위기에 처하면, 봉을 부수고서라도 앞으로 나아가라는 안내다. 그리고 이 절박한 메시지는, 기회의 획득과 상실이 그 어디보다도 빠르게 일어나는 스포츠 세계 속 이들에게도 어울린다. 계절이 지날 때마다 새 얼굴이 떠오르고 금세 잊혀 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정체해 버린 이에게 펼쳐질 미래는 가혹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쾌조의 첫해를 보냈던 정준재 역시 한번은 선로 위에서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 위태로운 건널목을 지나는 이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명료하지 않던가. 갇혀 버린 것만 같았던 그 역시도, 망설일 틈 없이 가속 페달을 힘껏 밟고 나아가기를 택했다.
에디터 전윤정 사진 SSG 랜더스

#정준재 1.8메다!
dugout_mz 지난 165호(25년 1월 호) 촬영 후에 올라간 ‘사학루등’ 패러디 쇼츠는 봤어요? (5월 12일 인터뷰)
너무 잘 만들어 주셔서 주변 사람들이 놀리더라고요. 저한테 공유하고 ‘이거 뭐냐’ 하면서요. 조금 쑥스럽긴 했습니다.
dugout_mz 질문 모집 피드를 끝내기 안타가 나온 5월 6일 경기가 끝난 직후에 올렸더니 반응이 엄청났어요.
공동 작업자 초대가 와서 보니 <더그아웃 매거진>이길래 수락했는데 댓글이 엄청나게 달리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보실 내용이 뭘지 미리 살짝 보긴 했어요. ‘이게 뽑히겠어?’ 싶어서 넘긴 질문들도 있지만… 성실히 답해 보겠습니다!
mihoneywalker 잘생기고 귀엽고 다 하는 비결이 뭔가요?
이게 바로 ‘이게 뽑히려나’ 생각했던 질문인데… 다들 ‘귀엽다’, ‘잘생겼다’ 해 주시긴 하는데요. 일단 개인적으로 잘생긴 건 잘 모르겠어요. 살면서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 본 적도 없고요. 근데 귀엽다는 건 형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워낙 자주 그렇게 대해 주시니까 어느 정도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귀엽단 얘기를 들었을 때 기분은 어때요?) 멋있다는 칭찬이 좀 더 좋긴 하지만 나쁘진 않아요.
dawnlavender_rt 활약할 때마다 키를 두고 ‘이 메다, 삼 메다’라고 불리잖아요. 본인피셜로 몇 메다가 좋을지 딱 정해 볼까요?
현실적으로 따져 보면 3m는 너무 크고 2m 정도가 좋을 것 같아요. (포지션을 고려하면 2m도 조금 크지 않아요?) 그러네요. 저도 170cm 후반에서 180cm 초반이 이상적이라고 보긴 해요. ‘1.8메다’라고 정리하겠습니다.
imheidimit 2년 전 김지찬 선수와의 ‘문학 키재기 사건’ 비하인드가 궁금해요.
몸을 풀고 있었는데 (기예르모) 에레디아 선수가 누군가한테 손짓하면서 오라고 부르는 거예요. 누구지 하고 봤는데 지찬이 형이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테도 오라고 하더니 갑자기 둘이 키를 재 보래요. 어쩌다 보니 키를 재게 됐는데, 에레디아 선수가 제가 이겼다고 하더라고요. (이기고 나서 기뻐하는 모습까지 포착됐어요.) 맞아요. 저도 그 영상을 봤습니다.
eunbak_ji 어떻게 3m까지 점프할 수 있는 건가요? 비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해요.
점프만을 위한 훈련은 따로 하지 않고요. 솔직히 점프 탄력의 70~80%는 재능의 영역이라고 봐요. 나머지 부분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순발력 운동으로 보강하는 정도고요. (3m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가요?) 의외로 높더라고요. 떨어지는 데도 오래 걸리고요.

buyobuyo_.2 팬들에게 들었을 때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무엇인가요?
웬만한 칭찬은 다 기분 좋죠. 앞서 얘기가 나왔던 이 메다, 삼 메다도 그만큼 잘하는 중이라는 소리니까 좋고요. 제가 나오면 걱정이 안 된다는 얘기도 떠오르네요.
xodudddl 팬들이 부르는 별명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뭐예요?
별명이 별로 없다 보니 ‘문학 강하늘’이 제일 마음에 들긴 하죠. (이 메다로 불리기 vs 강하늘로 불리기 중엔 뭐가 좋아요?) 그래도 강하늘 쪽이 괜찮지 않나 싶네요. 키는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니까요. (강하늘은 어쩔 수 있는 부분인가요?) 앗, 그건 아니지만… 연예인 닮았다는 소릴 들으니까 좋다는 얘깁니다.
dugout_mz 끝내기 안타를 쳤던 그 경기에선 해낼 자신이 있으니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요.
더그아웃에서 대기하는 동안 제 앞에 타순이 꽤 남았는데도 제발 기회가 오길 바라는 마음이 컸어요. 근데 정말로 앞선 타자들이 한 명씩 살아 나가면서 대기 타석까지 갔죠. ‘정말 나한테 왔네?’ 하면서요. 더그아웃에서 기다릴 때만 해도 솔직히 진짜 기회가 오면 긴장이 될 줄 알았거든요? 근데 타석에 들어갔는데도 별로 긴장이 안 되더라고요.
todlstod 생각대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신기한데, 그런 결정적인 순간엔 마인드 컨트롤을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해요.
그날도 그렇고 그 전부터 워낙 감이 좋아서 긴장이 안 됐던 것 같아요. 그냥 자신감으로 밀어붙인 거죠.
blossom.merr 시즌 초 부침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타율을 올린 게 놀라워요. 단기간에 큰 부분을 바꿀 수는 없었을 텐데 비결이 뭔가요?
앞선 질문과 비슷하게, 마인드 컨트롤이 잘된 게 주효했어요. 시즌 초엔 방망이가 너무 안 맞다 보니까 타석 수도 얼마 안 되는데 저도 모르게 잘해야 한다는 마음만 너무 컸어요. 얼른 보여 줘야 한다는 조바심이 들어서 긴장도 많이 했고요. 그러다 보니 몸까지 통제가 안 되더라고요. 근데 감독님, 코치님과 상의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면서 심적으로 편안해졌죠. 야구는 확실히 생각이 너무 복잡해지면 힘들다는 걸 깨달아서 이젠 마인드를 좀 더 심플하게 가져가요. 코치님들뿐 아니라 주변 형들, 선배님들, 프런트까지 전부 관리를 정말 잘해 주셔서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sinjinwoo0921 ‘정준재 오늘 안타 쳤나요?’라는 계정을 아나요?
알고 있어요. 저는 초반에 좀 보다가 안 봤는데, 그 계정을 아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졌어요. 구단 직원 형들도 아시고요. 그래서 주변에서 “네가 오늘 안타 쳐서 이런 사진이 올라왔다”라고 알려 주시더라고요.

#준비된 랜더슼린이
muloo_12 이름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요.
성씨는 나라 정(鄭) 자고요. 이름은 준걸 준(俊), 재주 재(才) 자를 써요. 빼어난 재주를 가진 아이라는 뜻이라고 하더라고요.
lg.love_fan 어릴 때, 학창 시절에는 어떤 아이였어요?
공부랑은 거리가 멀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1, 2학년 때까진 공부를 좀 하다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니까 멀어진 느낌? 근데 어릴 때부터 운동은 되게 좋아했어요.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해서 배드민턴, 축구도 했거든요.
dugout_mz 친구들 사이에선 어떤 캐릭터였어요?
활발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싸우기도 하고 그랬죠. (지금이랑 비슷해요?) 완전히 달라요. 그땐 엄청나게 잘 돌아다녔는데 지금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바뀌었거든요. 고등학생 때 수업에도 잘 못 들어가고, 선수들하고만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까 인간관계가 좁아지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1xz.yo 형제 관계가 어떻게 되나요?
5살 차이 나는 형이 있어요. 형은 그냥 회사에 다니고요. (형제 사이는 어때요?) 되게 좋아요. 철없던 시절엔 자주 싸우고 형한테 혼나기도 했는데 고등학교 때쯤부턴 꽤 친해졌습니다.
iyomur 슼린이 시절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누구예요?
여러 명 계시지만 대표적으로 최정 선배님이죠. 한 팀인 게 지금이야 익숙해졌지만 입단했을 땐 정말 신기했어요. 선배님을 딱 처음 보는 순간 ‘이 선수가 내 앞에 있다고?’ 했죠.
jaewook825 공개된 과거 사진 속 유니폼도 최정 마킹이었어요?
아마 그랬을걸요. 그리고 그 유니폼을 아직 집에 놔뒀을 거예요. (최정 선배에게 그런 얘기를 직접 할 기회도 있었나요?) 야구하다 보니까 사적인 쪽으로 얘기를 나눌 상황은 안 나오더라고요. 둘 다 낯을 가리기도 하고요.
sxung0511 어떤 유니폼을 사야 준재 선수의 마킹이 더욱더 값질까요?
원정 유니폼을 추천합니다. (min.woozi 그럼 최애 유니폼도 원정 유니폼이에요?) 아, 저는개인적으로 인천군을 좋아합니다. 저한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근데 랜더스 하면 빨간색이 상징이니까 추천은 원정 유니폼으로 해 드렸습니다.
jj255054 쓱튜브에서 퍼스널 컬러를 여름 쿨 라이트로 진단받고 나서 사복 패션에 변화가 좀 생겼나요?
아직 변화를 주진 않았는데, 어떤 느낌으로 쇼핑을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는 중이에요.

#재미를 찾아요
rim_jongun_over_flowes_junjae 야구로 받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시합 끝난 직후나 쉬는 날이면 야구 생각을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친구들을 만나서 놀거나, 집에 혼자 있을 땐 게임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_mhaven 취미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티어는 어디예요?
에메랄드요. 다이아까지 가 보긴 했는데 아무튼 에메랄드입니다. 근데 요즘은 롤을 잘 안 하고 혼자서 ‘메이플스토리’를 해요. 아무래도 롤을 하다 보면 지거나 욕을 먹기도 하니까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더 받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롤도 랭크전 말고 가볍게 즐기는 정도로만 하고 있어요.
dugout_mz 메이플스토리에서 메인으로 키우는 직업은 뭐예요?
어릴 때 키우던 친구는 지금 거의 유기됐고요. 요샌 ‘렌’이라는 새로 나온 캐릭터를 플레이합니다. (현질은 안 해요?) 조금 하긴 하는데 심하게는 아니에요. 비율을 따지면 능력치에 70%, 코디에 30% 정도 쓰는 편입니다.
buyobuyo_.2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에 사진을 올려 둔 반려묘 ‘냥이’ 자랑 좀 해 주세요!
다들 미묘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저도 보면 볼수록 이쁘다고 느끼고요. 가까이서 보면 더 귀엽습니다! 나이는 11살이에요. (원정 나오면 무척 보고 싶겠어요.) 그럼요. 집에 가면 무조건 만져 줘야 합니다.
iamsebaschan 고양이 사진 올려 주세요!
그러고 보니 요즘 잘 안 올렸네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업로드하도록 하겠습니다.
l.euiryeong 캠프나 원정 경기로 집을 오래 비우면 냥이가 하악질을 하나요?
다행히 신기하리만큼 그러지 않아요. 항상 집에 같이 있던 사람처럼 다가오더라고요. (둘 중 누가 더 내향적이에요?) 아무래도 저희 냥이가 좀 더 그렇죠. 제가 먼저 다가가는 편이에요.
sao_izn 이상형이나 상대방에게 끌리는 포인트가 있나요?
제가 내향적인 편이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저를 이끌어 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분이면 좋을 것 같아요. 외적인 부분을 따지자면 큰 눈과 귀염귀염한 강아지상을 선호합니다.
junjae_letsgo.03 달리기는 팀 내에서 몇 등인가요?
선수들끼리 겨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최)지훈이 형이랑 비슷한 수준이지 싶은데, (채)현우 형은 못 이길 것 같아요. 빠르기도 빠른데 다리가 기니까 보폭도 워낙 넓어서요. 제가 한 베이스를 13발에 간다고 하면 현우 형은 11발에 가는 식이거든요. 뛰는 입장에선 한 베이스에 반 발 차이만 나도 무척 큰 건데, 한 발에서 두 발 차이면 엄청난 거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so.uull 만약 야구를 안 했다면 지금쯤 뭘 하면서 살고 있었을까요?
그냥 군대 갔다 와서 회사에 다니지 않았을까요? 근데 또 야구 외적인 관심 분야는 상상해 본 적이 없어서, 뭐든 저한테 맞는 거로 찾아서 했을 것 같아요.
hyuck_gilbert 야구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젠가요?
얼마 전까진 데뷔 첫 홈런을 친 날이었는데, 지금은 지난주에 끝내기 안타를 친 날로 바뀌었어요. 그 순간 무척 기쁘고 신났거든요. 제 인생을 통틀어 야구하면서 처음 친 끝내기라 그랬나 봐요.
h00nbalnom 아직 멀었지만, 은퇴 전까지 선수로서 이뤄 보고 싶은 목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길게 본 건진 모르겠지만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영구 결번에도 도전해 보고 싶은데, 너무 먼 미래의 이야기라 일단 골든글러브 생각만 하는 중이에요.
ssg.soo 지난겨울엔 도루왕 타이틀에 욕심이 있다는 기사도 봤어요.
욕심이 있긴 한데, 지금은 1등이랑 차이가 너무 벌어져서요. 저도 얼마 전에 안 건데 벌써 17개나 뛰셨더라고요. 저는 이제 4개인데… 뛸 상황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 포기한다기보단 하던 대로 하다 보면 어느 정도 개수까진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dugout_mz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잘하든 못하든 항상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매번 잘되는 날만 이어질 순 없겠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팀이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앞으로도 곁에서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82호 (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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