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이 배우가 되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대학 입학 원서까지 찢었다. 그러나 그렇게 막힌 길은 오히려 작은 연극 무대로 이어졌다. 돈이 없어 끼니를 걱정하면서도 그는 배우라는 꿈 하나만큼은 내려놓지 않았다.
훗날 '미생'의 오상식 부장부터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양철 회장까지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성민의 이야기다.
지금의 화려한 필모그래피 뒤에는 쪽방에서 배고픔을 견뎌야 했던 긴 무명 시절이 있었다.
연극 한 편이 평범했던 학생의 인생을 바꿨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이성민은 영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처음부터 배우만 바라보고 성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고등학생 때 영주시민회관에서 연극을 접하면서 마음이 움직였다.
무대 위 배우들을 바라보며 자신도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고,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진학을 준비하게 됐다.
“배우는 안 된다”… 아버지는 원서를 찢었다

문제는 아버지의 반대였다. 이성민은 입시 요강을 알아보고 집에 있던 도장까지 이용해 원서를 준비했지만, 아들의 배우 생활을 반대했던 아버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준비했던 입학 원서까지 찢어졌고 연극영화과 진학도 무산됐다.
하지만 재수를 하던 어느 날 버스에서 우연히 극단 단원 모집 공고를 발견하면서 다시 길이 열렸다. 대학 강의실 대신 실제 무대에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쪽방에서 배고파 울어도 무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역 연극배우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공연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포스터를 직접 붙이고 무대를 만들면서 배우 역할까지 해야 했다.
이성민은 당시 쪽방에서 지내며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픔에 울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연극을 떠나지 않았다. 훗날 힘겨웠던 그 시절을 오히려 자신의 황금기처럼 떠올릴 만큼 무대에 대한 애정은 깊었다.
늦게 찾아온 전성기, 결국 이름보다 배역이 먼저 떠올랐다

오랜 연극 생활을 거친 이성민은 영화와 드라마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특히 '미생'에서 현실적인 직장 상사 오상식 역을 맡으며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진양철 회장을 연기하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대학 원서조차 내지 못했던 청년은 먼 길을 돌아 결국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아버지가 찢어버린 종이 한 장이 그의 꿈까지 찢어놓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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