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좋아 샀더니 "맛·냄새가"…'유통기한 1년' 수입 멸균우유, 신선할까

코로나19 범유행을 거치면서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가 소비자 일상에 깊이 자리 잡았다. 특히 이른 아침에 신선한 식품을 배송받는 '새벽배송' 시스템은 식품의 주요 유통 채널로 성장했다. 그런데 신선식품의 대표 주자인 우유는 유독 예외라는 게 낙농가의 하소연이다. 무슨 일일까.
SSG닷컴이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신규 권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은 '우유'였다. 하지만 신선우유보다 '멸균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신선우유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는 것. 멸균우유가 신선우유보다 유통기한이 더 길고 보관하기도 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근 멸균우유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수입산 멸균우유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량 유통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멸균우유 수입량은 3728t으로 2023년(1563t), 2024년(3255t)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린다. '가성비 좋다', '보관하기 편하다' 등 만족하는 평가가 있는 반면, 품질·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서다.
수입산 멸균우유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불만족 리뷰도 쌓여간다. 소비자 A씨는 "온라인몰에서 1ℓ짜리 수입산 멸균우유 12개를 주문했는데, 제품을 받고 다음 날 확인했더니 유통기한이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해당 제품에는 '생산일자'가 표시돼 있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질문한 A씨에게 해당 판매처는 "소비기한 1년 전이 생산일자"라고 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 소비자는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보고 멸균우유를 구매했지만, 이미 생산된 지 8개월이나 지난 제품이었다는 건 몰랐다"고 후기를 남겼다.
수입산 멸균우유 제품 후기 가운데 A씨 사례와 비슷한 내용은 다수 온라인 플랫폼 후기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맛과 향이 예상과 달랐다", "유통기한이 생각보다 짧았다", "생산일자가 표시돼 있지 않아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등의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2023년 연구 전문기업 케이엠알아이(KMRI)가 발표한 '수입 유제품 유통실태 및 안전성·품질 검증 연구'에서도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이 여실히 묻어났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수입산 멸균우유 구매 경험자들은 '제품 손상 및 파손(29.4%)', '불만족스러운 맛·향(24.8%)', '포장 불만족(13.1%)', '지나치게 긴 유통기한에 대한 불신(13.7%)' 등을 불만 요소로 꼽았다.
수입산 멸균우유의 평균 유통기한은 약 1년으로, 국산 멸균우유(약 3개월)보다 4배가량 길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국내 유업체 관계자는 "멸균우유는 3개월(12주)이 지나면 유지방이 따로 분리되는 '크림화 현상'이 생기는데, 이를 많은 소비자가 품질에 대한 의문을 갖는다"며 "이 때문에 국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을 짧게(크림화 현상이 생기기 전)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크림화 현상은 멸균우유의 품질과 관련 없지만, 소비자의 시각적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크림화 현상이 생기기 전으로 유통기한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크림화 현상을 제외하고 국내산과 수입산의 '품질'을 비교했더니, 일부 제품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우유 품질의 척도인 '가수분해 산패도'는 그 수치가 0.7 미만이면 '정상', 0.7~1.1은 '약한 가수분해', 1.2~1.4는 '가수분해', 1.4 이상이면 '가수분해 심화' 단계로 나뉜다. 케이엠알아이의 해당 연구에 따르면 국내 유업체에서 생산한 살균 우유는 0.35, 멸균 우유는 0.18로 모두 산패도가 '정상' 범위였다.
하지만 국내 시판된 수입산 멸균우유는 1.36으로 '가수분해 산패' 단계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국산 멸균유는 엄격한 멸균처리 조건을 거치므로 저장 중 지방 성분의 신선도가 잘 유지됐지만, 실험에 사용한 수입산 멸균유들은 정상 범위에서 벗어났다"며 시유 품질이 국산 우유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이승호 위원장은 "국산 신선우유는 생산 후 평균 3일 이내에 소비자에게 전달되며, 외부 노출 없이 냉장 상태로 유통돼 신선도가 체계적으로 유지된다"며 "국산 우유는 착유→냉각→집유→살균→검사→포장→유통 전(全) 과정이 저온 상태에서 관리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유통의 확산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각 제품의 생산 및 유통 구조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다. 이승호 위원장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물리적 거리를 줄이면 식품의 영양·신선도가 극대화할 수 있다"며 "제품 라벨에 표시된 유통기한뿐 아니라 원재료에 대한 정보, 유통환경, 포장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하면 신선식품 선택에 도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커플티 입고 외제차 데이트"…女아이돌·엔터사 대표 불륜 의혹 - 머니투데이
- '54세 결혼' 정석용 "이미 동거 중…샤워하면 아내가 좋아해" - 머니투데이
- 아이 갖자는 아내에 "난 정관수술, 정자은행 제안"…오은영 '탄식' - 머니투데이
- "만나자마자 동거" 70년대 충격 고백한 국민가수…"지금은 별거" 왜? - 머니투데이
- "박상민, 억대 돈 빌려줬는데" 배신…안 갚은 연예인 누구길래 - 머니투데이
- "김건우 때문에 정신과" 또 터진 인성 폭로…소속사 "법적 대응" - 머니투데이
- '주식 자산만 30억' 전원주 "두 아들, 인감도장 달라고...내 재산 노려" - 머니투데이
- [단독]'무기징역 선고' 지귀연, 북부지법서 교통사고·산재 맡는다 - 머니투데이
- 홈플러스 2만명 실직 '파산' 피할까....노조 "유암코 주도 회생" 제안 - 머니투데이
- "집·차·여자는 유지보수 해야"…안선영 발언에 누리꾼 '부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