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위고비 복제약 조제한 힘스앤허스에 소송 제기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원격 의료서비스 업체 힘스앤허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자사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동일한 성분을 포함해 조제된 저가의 대체 알약 및 주사제를 대량으로 판매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노보노디스크)

9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노보는 법원에 힘스앤허스의 복합조제 의약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이에 대해 영구적인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또 손해배상도 청구하기로 했다.

노보의 존 커클먼 글로벌 법무·지식재산·보안 부문 총괄 법무책임자는 “이건 완전한 사기이며 공급 부족이 해소된 이후로 계속 그래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그들의 의약품은 검증되지 않았고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복합조제 의약품이 미국 규제 당국의 검증을 받지 않아 안전성, 유효성,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힘스앤허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소송이 “개인 맞춤형 치료에 접근하기 위해 조제 의약품에 의존하는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겨냥한 덴마크 기업의 노골적인 공격”이며 거대 제약사들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기 위해 미국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힘스앤허스 등이 승인을 받지 않은 복합조제 의약품을 FDA 승인 의약품과 유사하다고 대규모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의 활성 성품이 이와 같은 의약품에 사용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힘스앤허스를 상대로 성분 접근 제한 및 잠재적 위반 행위에 대해 법무부에 회부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힘스앤허스는 자사 신규 경구용 비만치료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첫 달 기준 최소 4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었다. 이는 노보의 위고비 알약보다 약 100달러 저렴한 수준이다.

힘스앤허스 등이 조제하는 복제약은 FDA의 승인을 받은 의약품 공급이 부족할 경우 특허로 보호된 약물의 대체품 판매를 허용하는 규제의 허점을 통해 확산돼 왔다.

노보의 알약과 블록버스터 주사제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생산 능력 확대에 힘입어 현재 미국에서 공급 부족 상태가 해소됐다. 위고비 알약 역시 공급이 충분한 상황이며 지난달 미국 시장 출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힘스앤허스는 자사의 조제 알약과 기타 GLP-1 제품에 2032년까지 미국 특허 보호를 받는 세마글루타이드가 포함돼 있다고 밝히는 한편 자사 제품이 용량을 개인 맞춤형으로 조정한 것이기 때문에 합법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노보는 세마글루타이드를 복합조제 업체에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힘스앤허스가 불법으로 대량의 대체품을 조제했다며 비난했다.

커클먼은 모든 의약품 조제가 “정당한 근거에 기반해야 하며 개인 맞춤형 의약품이라고 부르며 사실상 단순한 용량 변형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노보는 1월 기준 미국에서 최대 150만명이 GLP-1 계열 복합조제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커클먼은 로(Ro)와 같은 일부 원격의료 플랫폼은 노보와 경쟁사들의 FDA 승인 제품을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지 않은 곳도 있으며 힘스와 다른 업체들이 이를 중단하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의 집행 조치와 오늘 우리가 제기한 것과 같은 소송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보와 릴리는 체중 감량 및 당뇨병 치료제의 인기가 급등한 데 힘입어 지난 2년간 복합조제 제품  판매사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왔다. 커클먼은 노보가 지금까지 기만적 마케팅과 소비자 사기와 관련해 약 130건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노보의 최대 경쟁사인 일라이릴리 역시 자사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를 둘러싸고 유사한 법적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 성분 또한 현재 미국에서 공급 부족 상태는 해소된 상황이다.

노보는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 심화와 트럼프의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의약품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로 인해 매출이 최대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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