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등록된 수천만 대의 차량을 분류하기 위해 존재하는 번호판. 일반적으로 2~3자리의 숫자와 한글, 또 4자리의 숫자를 조합하는 번호판은 중복될 수 없는 차량의 고유 번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평범한 모델임에도 번호판 하나로 눈길을 끄는 자동차가 있다. 바로 ‘1111’, ‘1234’ 등의 특이한 번호를 가진 차량이다. 이러한 번호판은 '골드 넘버'로 불리곤 한다. 원래 번호판은 무작위로 발급되는 만큼 골드 넘버는 복권처럼 운에 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원래 무작위 10개 중 골라야
불법 대행 업체 존재한다고

골드 번호는 번호판 숫자로 개성을 표현하고, 보다 특별해 보이기 때문에 수요가 적지 않다. 심지어는 불법 대행 업자를 통해 수천만 원이 넘는 대금을 지불하고 얻어 오기도 한다. 자동차등록령 제21조에 따르면, 차량 번호는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전국 차량등록사업소에 배정된다. 무작위로 10개의 번호가 추출되고 차주는 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 것.

번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날 다시 선택하거나 다른 사업소를 찾아가야 한다. 이 때문에 구청 교통행정과나 차량등록사업소에 수시로 방문해 원하는 번호가 나올 때까지 시도하는 대행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합법적인 번호판 변경
가능한 경우 세 가지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번호판을 바꿀 수 있는 경우가 있을까?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원래 달려 있던 번호판을 도난당했거나 사고 등의 이유로 분실했을 때, 혹은 본인 명의 혹은 세대원의 차량 두 대 이상이 홀수나 짝수로 동일할 때, 끝으로 중고차 구입 후 60일 이내라면 차량등록사업소에서 번호 변경이 가능하다.

의외로 과거에는 노력을 통해 골드 넘버를 얻을 수도 있었다. 이전에는 1000의 자리 번호가 모두 배정되면 다음 번호로 배정이 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0~1999번까지 모두 등록이 되면, 8000번부터 시작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번호판 매매가 이슈가 된 후 무작위 발급으로 바뀌면서 노릴 수 없게 되었다.

특별한 골드 번호
불편할 수도 있다

완벽하게 내가 원하던 번호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교적 좋은 번호를 받는 것은 가능하다. 먼저 한 구청에서 번호 변경 신청을 한 후, 선택할 수 있는 10가지의 번호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면 번호 변경을 취소하고 다른 구청으로 간다. 이후 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구청에 가는 것을 반복하고, 근처 모든 구청, 사업소를 방문했다면 다음 날 다시 시도해야 한다.

골드 넘버를 어렵사리 얻었다고 쳐도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나만 아는 의미가 담긴 숫자나 기념일이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오히려 외우기 쉽다는 점이 상황에 따라선 독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법을 어기지 않는 이상 크게 문제 될 일이 있겠나만은 한 번 받은 번호판은 바꾸기 쉽지 않은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