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합법이라고?”… 기술 사각지대 1개 등장

모델 X/출처-테슬라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별도의 국내 승인 절차 없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FSD와 GM의 슈퍼크루즈가 한국 시장에 잇따라 출시되었지만, 현행 법규상 별도의 인증 없이도 도입이 가능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미 FTA 체결로 인해 미국 안전기준(FMVSS)을 만족하는 차량이라면 매년 5만 대까지 국내 안전기준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레벨 2+ 자율주행 기술도 면제 대상이 되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국내 레벨 3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법적으로는 '운전자가 개입하는 보조기능'으로 분류되어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제도적 허점이 외국 브랜드가 시장을 더 빨리 선점할 수 있게 만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제조사는 레벨 3 인증과 여러 규제를 거쳐야 하지만, 해외 업체들은 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모델 S/출처-테슬라
테슬라 FSD·GM 슈퍼크루즈, 한국 도입 속도전… 기술보다 법의 틈 이용했다

테슬라는 최근 HW4 기반의 모델 S·X에 FSD를 OTA 업데이트 형태로 배포했으며, 서울 시내를 무인 주행하는 영상까지 공개하며 국내 도입을 공식화했습니다. GM도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국내 도로에 맞춘 고정밀 라이다 맵을 구축하며 '슈퍼크루즈'를 에스컬레이드 IQ와 함께 선제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이 두 기술은 차선 유지, 자동 조향, 가감속이 가능한 레벨 2+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는 이유로 별도의 인증 없이 도입이 가능했습니다. 이처럼 기술 수준보다 '법적 정의의 빈틈'을 이용해 승인 절차 없이 시장에 진입한 것이 업계의 주요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에스컬레이드 IQ/출처-캐딜락
국산 브랜드는 왜 못하나… 동일 기술도 규제 앞에서는 ‘제자리걸음’

반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같은 기술을 확보하고도 상용화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제네시스 G90과 EV9에 레벨 3 기반 HDP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제조사가 사고 책임을 일부 부담해야 하는 구조와 까다로운 인증 요건으로 인해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SCC2'와 기아의 'HDA+' 같은 레벨 2 기반의 고도화 기술도 있지만, 출시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업계에서는 "FTA의 인증 면제 덕분에 미국 업체들은 규제를 피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동일한 기술에도 더 높은 규제 장벽에 직면한다"며 구조적 차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차이'가 시장 경쟁력을 흔드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테슬라 FSD/출처-테슬라
사고 책임은 결국 운전자… 법·보험 체계 공백 우려

외국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사고 발생 시 책임 공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레벨 2+ 기능은 시스템이 조향과 제동을 담당하더라도 '감독 의무'는 운전자에게 있기 때문에, FSD나 슈퍼크루즈 사용 중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가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보조 기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전방 주시 태만 등이 운전자 과실로 판단되어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 FSD가 가능한 HW4 차량은 국내에 약 900대가 있지만,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분쟁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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