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왜 내 차야” 러브버그에 차량 도장 녹는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러브버그 대량 출몰 현상이 지속되며 차량 도장면 손상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 벌레는 고온의 차량 표면에 달라붙은 채 죽고, 산성 체액이 페인트를 부식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여름철 벌레 피해가 자동차 도장 손상이라는 실질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러브버그(붉은등 우단털파리) 출몰이 급증하며, 특히 흰색 차량을 중심으로 벌레 사체가 본넷에 달라붙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체의 체액이 산성을 띠어 도장면 클리어층에 미세한 손상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벌레는 주로 차량의 열기, 반사광, 배기 가스 등에 반응해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속도로 또는 도심 외곽 고온 노면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사망 후 빠르게 부패해 산도를 높이는 특징이 있다. 일정 기간 방치할 경우 광택 손실, 표면 부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운전자들은 손톱으로 도장면을 문지를 때 걸리는 현상까지 경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벌레의 생태와 관련된 배경에 있다. 최근 러브버그는 서울 은평구 봉산 일대에서 대량 번식한 이후 점차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봉산 일대에 조성된 편백수림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편백나무는 가지가 적어 지면까지 햇빛을 투과시키고, 기존의 화엽수림보다 지온 유지 효과가 약해 해충 포식 생물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낙엽 부패물이 쌓이면서 유기물을 선호하는 러브버그에게 최적의 서식 조건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2020년 이후 겨울철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며, 애벌레 및 알이 겨울을 무사히 넘기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개체 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생태계 내 자연 억제력이 줄어든 가운데 러브버그 개체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벌레는 일반적인 해충처럼 인체에 위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차량에 대한 집착적 접근 성향으로 인해 실질적 손상을 유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는 차량 도장면의 열기, VOC(휘발성유기화합물), 밝은 색상에 강하게 반응한다”며, 주차 위치 및 세차 주기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차량 관리 측면에서는 벌레 사체를 방치하지 않고 즉시 세척하는 것이 최우선으로 권장된다. 비눗물 또는 전용 버그 리무버를 활용한 세차가 효과적이며, 여름철에는 왁스나 실런트 등 보호 코팅을 병행하는 것이 도장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단기간 내 해충 구제나 생태 복원이 어려운 외래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운전자 개개인의 차량 보호 조치가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꼽히며, 장기적으로는 도시 생태계 관리와 조림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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