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지에 집을 지면 안된다고? 외국은 아닌데?!
Blackpool House라 불리는 이 집은 뉴질랜드 오클랜드 Waiheke 라는 섬에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총 81m2 면적에 풀어낸 건축이야기는 그 자체로 새롭고 즐겁다. 건축사 Glamuzina Paterson Architects 가 완성한 Blackpool House를 보고 있지면 내집도 이렇게 라는 아이디어로 가득 차게 된다.
지형의 특징을 그대로 집내부에
뉴질랜드는 화산에 의해 만들어진 나라답게 땅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져 지형의 높낮이가 심하다.
그래서 많은 뉴질랜드 주택이 출입구보다 집 내부가 낮은 곳에 위치한다. 예를 들어 출입문은 메인 도로와 같은 레벨인데 집에 들어서면 2층에 위치하게 되는 그런 구조다.
이 Blackpool House도 이와 같은 뉴질랜드 주택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집 내부의 가장 낮은 레벨이 아닌 중간 레벨로 들어서게 된다.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주방을 끼고 있는 덱이 나타난다. 주방 벽 쪽으로 출입구가 배치되어 있으며 좁은 출입구를 지나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주방, 거실로 연결되는 통로와 만난다.
거실은 사람 가슴 높이 정도로 주방보다 낮은 곳에 위치한다. 이렇게 지형의 높이 차이를 고스란히 품은 구조는 Step up flooring이라 하여 한국에서는 매우 접하기 힘든 실내 구조를 보여준다.
스텝업 플로어링은 보통 무릎보다 낮게 활용하지만 이 뉴질랜드 주택 일반 스텝업 플로어링의 세배 이상 높이를 사용하면서 독특한 실내를 연출한다.
높이 차를 활용해 거실은 높은 층고를 가지게 되었고 크지 않은 공간임에도 실내외를 모두 아우르는 개방적인 공간이 되었다.
국내도 높이차가 심한 지형이 많다. 보통은 지형을 평평하게 깎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오클랜드 주택처럼 바닥 높이 차이를 유지하면서 공간을 디자인 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거실에서 주방으로 이어지는 창의 활용방식과 계단도 눈여겨볼 요소다.
책을 읽는 서재 공간으로의 계단
1층과 2층 계단 사이 공간에 책을 진열하고 창가에 편히 앉은 벤치 형태의 긴 공간을 만들어 책을 읽으며 쉼을 가지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 책장은 1층 리빙룸 거실부터 이어져 메자닌 위치까지 올라간다. 단순하고 많이 알려진 공간 활용 방법이지만 문화 공간으로써의 집을 만드는 데 부족함 없는 시도와 활용법이다.
이런 활용 방법을 기억해 둔다면 훗날 내 집을 만들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층에만 존재하는 3개의 층
Step-up Flooring을 착안하여 1층을 3개의 레벨로 나누고 각 공간은 고유의 특성을 부여했다. 주방과 주방 옆의 덱, 거실, 그리고 거실 쪽 덱, 이렇게 3부분이다.
각 공간은 일정한 높이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하향한다. 집 양 끝에 위치한 덱은 식사를 하거나 자연에 흠뻑 취하고 싶을 때 훌륭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벽을 사용해 공간을 나누는 것보다 바닥 높이 차를 두어 공간을 나누게 되면 시야를 막지 않으면서도 명확하게 공간이 구별되고 또 독특한 장면을 만들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국내 주택 신축이나 건설 시에 충분히 고려해볼 구조다.
*Architecture : Glamuzina Paterson
*Photographs : Samuel Hart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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