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 최대 12G 징계 가능성인데...포스테코글루, 옹호 "누구나 실수한다"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인종차별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감쌌다.
토트넘 훗스퍼는 15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에서 아스널과 격돌한다. 토트넘은 1승 1무 1패(승점 4)로 리그 10위, 아스널은 2승 1무(승점 7)로 리그 4위에 위치해 있다.
경기를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사전 기자회견에 자리했다. 가장 큰 이슈는 벤탄쿠르의 징계 가능성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3일 "토트넘의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팀 동료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모용을 한 혐의로 축구협회(FA)로부터 기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브라질에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TB(X, 구 트위터)'는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한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언급하며 "아시아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농담을 던졌다. 끔찍하다"라며 영상을 공유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딸을 한 손에 안은 채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을 했다. 사회자가 '난 너의 셔츠는 이미 가지고 있다. 손흥민 유니폼 좀 줄 수 있어?'라고 물었다. 이에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되물었다. 사회자가 다시 '응 아니면 월드 챔피언이라든지...'라고 하자, 벤탄쿠르는 "아니면 쏘니 사촌이라던지, 개네는 거의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사회자도 '맞지'라고 받아쳤다.
해당 영상은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고, 인종차별 논란이 발생했다. 해외 팬들 역시 해당 영상을 보고 "너무 실망스럽다. 이것을 듣는 손흥민을 상상해 봐라", "사과했으면 좋겠다", "그의 발언은 매우 실망스럽다. 자신이 뛰고 있는 클럽의 주장이 겪는 편견과의 끝없는 싸움을 전혀 모르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론이 좋지 않자, 벤탄쿠르가 직접 사과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쏘니 브라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과할게, 이건 그냥 아주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게 뭔지 알지? 나는 당신을 무시하거나 당신 또는 다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려고 한 것이 아니야. 사랑해요"라고 글을 썼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토트넘 구단 SNS에 사과 및 공식 입장을 촉구하는 댓글을 남겼다. 한 팬은 "토트넘의 주장이 팀원에게 인종차별을 당했지만 토트넘은 공식 입장이나 징계, 손흥민에 대한 존중도 없다.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 인종차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라"라고 반응했다.
또 다른 팬은 "클럽의 태도 때문에 피해자(손흥민)는 2차 학대를 당하고 있다. 상황이 점점 커지고 있다. 클럽의 정확한 태도가 이 재발을 방지할 것.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소비자다. 아시아인에게 이런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토트넘 소식에 능통한 영국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도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골드 기자는 "벤탄쿠르 발언은 매우 멍청하다"며 분노했다.
이어 "물론 해당 발언에 악의적이거나 비하의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발언만 놓고 본다면 인종차별적 발언의 형태를 띄고 있다. 벤탄쿠르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가 했던 발언들을 놓고 보면 인종차별적 발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냥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물론 그런 의도였겠지만 끔찍하고 형편없는 농담이었다"라면서 "'이것은 그저 우루과이 사람들이 말하는 문화적인 방식이야'라고 말하는데, 이러한 사고방식은 정말 끔찍한 사고방식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내가 이 사건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관심을 쏠리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안하지만 어리석은 말이다. 만약 이번 사건이 다른 인종이나 국적이었다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어 논쟁이 불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상황이 커지면서 결국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은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연락했다. 그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를 알고 사과했다. 벤탄쿠르는 불쾌감을 주는 말을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우린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 우리는 이 일을 극복하고 하나가 됐다. 프리시즌에 다시 하나가 되어 구단을 위해 싸우겠다"라며 포용했다.
손흥민이 포용했지만, 징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타임즈'는 "벤탄쿠르는 한국인이 '모두 똑같이 보인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팀 동료 손흥민을 자국민과 '똑같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이로 인해 징계 조치를 받을 수도 있으며,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징계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A는 지난 2020년 에딘손 카바니가 SNS에 'Negrito'라는 말을 게시한 것에 대해서도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인식해 10만 파운드 벌금과 3경기 출장 정지를 내린 바 있다. 따라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 역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징계 가능성이 제기되자, 벤탄쿠르가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모든 팬 여러분들과 나를 팔로우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손흥민에 관한 인터뷰 이후 나는 그와 대화했고, 우리의 깊은 우정으로 그는 그것이 오해였다는 것을 이해했다. 모든 것이 나의 친구와 함께 잘 해결됐다"라며 말문을 뗐다.
이어서 벤탄쿠르는 "만약 누군가가 미디어에 게시된 나의 말들 때문에 불쾌감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싶다. 그러나 알아줬으면 하는 것은, 내가 다른 누군가를 지칭한 것은 아니었다. 오직 손흥민에게만 한 말이었고, 다른 이들을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불쾌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 모든 이에게 큰 포옹과 존중을 보낸다"라고 했다.
3개월이 흐른 뒤, FA가 정식적으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BBC'는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FA는 규정 위반 혐의로 벤탄쿠르를 기소했다. 벤탄쿠르는 19일까지 기소에 응답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대 12경기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구체적으로는 FA 규정 E3을 위반했고, E3.1 위반이며 E3.2의 '중대한 위반'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징계가 된다면 최대 12경기 동안 나오지 못할 수 있다. 관련 규정 징계 경기는 최소 6경기, 최대 12경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의 행동을 두둔했다. 그는 아스널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이를 조사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이제는 절차가 진행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벤탄쿠르도 어떤 결과든 그로 인한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과 벤탄쿠르 사이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두 선수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벤탄쿠르는 이미 그가 한 말에 대해 사과했고, 손흥민은 그것을 받아들이며, 그와 가까운 동료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리고 '현실 세계'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축구 선수든 거리의 일반인이든,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서 살며,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든 그 결과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각자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대표하며, 언제나 옳은 일을 하려고 하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고, 누구나 실수를 저지른다"고 추가했다.
아울러 "이전에 말했듯이, 이것은 단순한 처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에게 속죄하고 배울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이해하고 관용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기회를 줘야 합니다. 이번에 벤탄쿠르가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우리는 그를 아주 잘 알고,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이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고 훌륭한 팀 동료이지만 이번에는 큰 실수를 했다. 그는 그에 대한 처벌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동시에 그가 그로부터 속죄하고, 배우고, 다른 사람들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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