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잇는 로봇 전략…경북, 제조업 지형 재편
1조4천억 투자·2,300명 고용 목표로 국가첨단전략산업 도전

경북도가 로봇산업을 차세대 전략축으로 내걸고 본격적인 승부에 나섰다.
구미와 포항을 양대 거점으로 묶어 산업통상자원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봇 분야)' 지정에 도전장을 던졌다. 목표는 단순한 산업 집적이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 제조AX 혁신 기지' 구축이다.
경북도는 구미·포항을 제조 인공지능 전환(AX)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 특화단지로 동반 육성해 지역 제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화단지로 지정될 경우 4대 전략, 8대 중점과제를 통해 제△품개발 30종△ 로봇기업 150개사 육성 △보급·확산 100건 △전문인력 3,070명 양성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제시했다. 도는 이를 통해 약 1조4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2,3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경북의 전략은 '완결형 생태계'다. 구미의 부품 제조 역량과 포항의 실증·상용화 기반을 연결해 부품–완제품–AI 실증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로봇 산업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인접한 대구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연계해 실환경·가상환경 실증, 성능평가·인증, 데이터 활용과 AI 고도화까지 공동 활용하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축으로 한 차세대 자율제조 산업의 교두보를 세우겠다는 포석이다.
구미는 국내 최대 제조 거점 중 하나로 전자·반도체·기계·장비 기업이 밀집해 있다. 스마트 액추에이터, 센서·카메라, 배터리 등 로봇 핵심 부품의 생산과 수요가 동시에 이뤄지는 산업 기반을 갖췄다. LG이노텍, 인탑스, 자화전자 등 선도기업과 80여 개 협력기업이 참여하는 부품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포항은 기술 실증의 전초기지다. 포스텍,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뉴로메카 등 산·학·연 역량이 집적돼 있다. 철강·이차전지 등 고위험 산업 현장은 로봇 완제품을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검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영일만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도 글로벌 공급망 편입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경북은 이미 반도체(구미), 이차전지(포항), 바이오(안동·포항) 특화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로봇 분야를 더해 전략산업 지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로봇을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신규 지정하며 핵심부품 자립화, 완제품 상용화, 현장 실증 등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강조한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경북은 최근 산업부 AI팩토리 사업에서 방산·자동차 등 5개 과제가 선정돼 국비 187억 원을 확보하는 등 제조AI 혁신 역량을 입증했다. 특화단지 지정 시 자율제조 확산을 즉시 추진할 실행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철우 도지사는 "로봇 특화단지는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이 아니라 제조업 혁신과 지역의 미래를 여는 전략 프로젝트"라며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에 이어 로봇까지 국가 전략산업을 확장해 국가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로봇은 다양한 전략기술이 융합되는 대표적 초융합 산업이다. 경북의 이번 도전은 산업 고도화는 물론 청년 인재 유입과 지방소멸 대응까지 겨냥한 장기 포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미의 제조 저력과 포항의 기술 실증력이 결합한 'K-로봇 메가클러스터'가 국가 첨단 제조 생태계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