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한 전기차인데 중국에서는 688km, 한국에서는 468km로 표시되는 일이 있다.
무려 220km 차이가 나다 보니 국내에 들어오면서 성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생긴다.
하지만 차가 달라진 것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마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인증 방식과 시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전기차인데 220km가 사라졌다

중국의 CLTC 기준은 비교적 낮은 평균속도와 상온 환경 등을 적용해 주행거리가 길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반면 한국 인증은 실제 운전 환경을 고려한 조건을 적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짧은 숫자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발표된 688km와 국내 468km를 단순히 차량 성능 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차를 서로 다른 시험대에 올린 결과에 가깝다.
중국 전기차 숫자가 유독 긴 이유

중국 CLTC는 저속과 정차 구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전기차의 회생제동을 활용하기 좋은 조건이다.
이 때문에 같은 차량이라도 유럽이나 미국, 한국보다 긴 주행거리가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전기차가 600~700km를 달린다는 발표가 나왔더라도 국내 인증 결과와 직접 비교할 때는 어떤 기준으로 측정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한국 오면 숫자가 확 줄어드는 이유

국내에서는 상온뿐 아니라 저온 주행거리도 중요하게 다룬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고 난방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차의 실제 주행거리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이런 조건까지 고려하다 보니 국내 인증 숫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추운 겨울 전기차를 운전한다면 최대 주행거리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기차 살 때 600km 숫자만 믿으면 안 된다

국내에서 전기차를 구매한다면 해외 발표 수치보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중국 CLTC나 유럽 WLTP 수치는 해당 국가의 시험 기준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에서 688km였던 차가 한국에서 468km가 됐다고 해서 배터리 성능이 갑자기 떨어진 것은 아니다.
차는 그대로지만 주행거리를 재는 ‘자’가 달라지면서 숫자도 달라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