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격전지 인도 ‘갤럭시 vs 아이폰’ 충성고객 공방전 치열
갤럭시 인도 점유율 23%, 아이폰은 22%…삼성전자 AI 승부수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격전지인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의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와 비슷하게 인도에서도 충성 소비자들끼리 서로의 스마트폰이 더 좋다는 식의 언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과 갤럭시 사이 점유율 격차가 줄어들수록 공방전은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9일 삼성전자가 새로운 소프트웨어 ‘One UI 7.0베타’를 출시하자 인도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 프로 시리즈 유저들 간의 열띤 토론이 일어났다. 삼성전자 갤럭시S 사용자들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을 앞세워 애플 아이폰과 비교한 것이 발단이다. 실제로 One UI 7.0에는 갤럭시 시리즈 역사상 최대 업데이트로 평가받고 있다. △실시간 통역부터△텍스트 번역 △음성 녹음 언어 추적 시스템 △맞춤형 헬스케어 인사이트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신규 기능들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지튜 사니(Jitu Sani)란 갤럭시 유저는 “기술에 대해 이해도가 있는 사람들은 삼성과 애플의 엄청난 기능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며 “이번 업데이트로 도입되는 기능들로 갤럭시는 평범한 안드로이드 폰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 유저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 할 수 있지만 나는 계속해서 삼성 갤럭시를 선택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 갤럭시 유저인 바지르 칸(Bajir Khan) 씨는 “해당 기술이 나오기 전에도 삼성 갤럭시S가 아이폰 프로보다 좋았다”며 “아이폰 사용자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갤럭시의 카메라 기능이 월등히 좋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이폰 프로 유저들 또한 적극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타 라왓(Olta Rawat) 씨는 “삼성 갤럭시는 자신을 꾸미기 위해 기능을 추가하기 이전에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며 “나는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보안에 대한 걱정을 한 적이 없는데 갤럭시 유저들도 그러한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아이폰의 보안을 자랑했다.
이러한 인도 유저들간의 스마트폰 전쟁은 애플의 인도 시장 점유율이 오를수록 격렬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인도에서 ‘국민폰’으로 불릴 만큼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인도 시장 조사 기관 IDC 인디아에 따르면 아직 5억여명에 달하는 인도인들이 스마트폰을 보급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업 동력이 저조한 현재 인도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인도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하며 소비자들의 소득이 오르자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도 덩달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카운터포인트의 ‘인도시장 스마트폰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아이폰 시리즈 인도 시장 점유율은 22%로 삼성전자 23%로 1% 차이의 접점을 보여주고 있다. 2020년 아이폰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6%로 당시 갤럭시(21%)와 차이가 컸지만 불과 4년만에 턱 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 관계자는 “삼성은 AI 기능을 앞세워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애플의 프리미엄 폰을 원하는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소비자들 간 스마트폰 경쟁은 현지 유튜버들과 방송 등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구독자 352만명을 보유한 인도의 유명 테크 유튜버 자이안 테라피(Gyan Therapy)가 최근 찍은 ‘삼성과 애플의 싸움’이라는 영상은 조회사 500만회를 돌파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아직까지도 토론이 오가고 있다.
인도내에서 갤럭시와 아이폰간 경쟁이 화두에 오르자 이를 패러디하는 영상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키니 코믹스(SkinyComics)라는 인도 유튜버가 찍은 삼성 갤럭시와 아이폰 유저간 오버스러운 경쟁을 패러디한 쇼츠는 조회수가 무려 2400만회를 넘겼다.
현지 언론들도 소비자들 간 벌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싸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 상황을 토대로 향후 인도 시장 스마트폰 주도권을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IT매체 아날리틱스 인사이트는 “삼성은 인도의 전통적 강자로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해 왔다”며 “애플은 인도에서 최근 새로운 존재감을 뽐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굉장히 역동적인 상황으로 애플과 삼성의 경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경쟁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단 애플 같은 미국 대기업과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있단 점만으로도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며 “오히려 이러한 라이벌 구도를 잘 잡아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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