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로 날아간 두산 총수들, 원전 본계약 성과물 챙겨올까

도다솔 2024. 9. 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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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대통령 "한국 최종 수주 낙관적"
총 24조 사업서 두산 몫 8.5조 예상
UAE 이후 15년 만에 원전 수출 기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그래픽=비즈워치

박정원 두산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두산그룹 총수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에 나섰다.

재계에서는 이번 대통령·사절단 방문을 계기로 두산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이어 추후 확정될 테믈린 신규 원전 건설까지 추가적인 경제 협력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년 만에 원전 수출 쾌거 목전에

20일 재계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체코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내년 3월 예정된 체코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자력 발전소 2기 건설 본계약을 사실상 확정 짓기 위한 정부 세일즈 외교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체코에서는 한국의 최종 수주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프라하성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원전동맹'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두코바니 원전 계약이 체결돼 시공을 하게 된다면 설계·시공 모든 절차에 있어서 체코와 함께할 것이고 새로운 기술의 개발뿐 아니라 원전 인력의 양성 문제까지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벨 대통령은 "한국의 사업 최종 수주에 낙관적이며 이 사업이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기반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첫 번째 계약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겠지만 만약 첫 번째 단계가 잘 진행된다면 동일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계속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이는 향후 체코 내 테믈린 지역 원전 추가 수주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읽힌다.

앞서 지난 7월 체코 정부는 24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팀 코리아'를 선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도하는 팀 코리아에는 같은 한국전력 그룹사인 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와 함께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원전업계에서는 팀 코리아가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 최종 수주할 경우 두산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전의 핵심인 주기기 건설을 맡은 두산에너빌리티는 8조5000억원대, 계통설계를 담당하는 한전기술은 3조6000억원대, 시운전·정비 전문인 한전KPS는 1조7000억원대를 공사비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원전업계 낙수효과 기대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제작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때도 핵심 기자재 공급을 담당했다. 두산은 이번 사업에서 주기기 제작과 공급, 주설비 시공 등을 맡는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한다.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할 계획이다. 

두산스코다파워는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터빈 전문 제조사다. 지난 2009년 두산그룹에 합류한 이후 유럽과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수소·가스터빈과 같은 무탄소 발전 기술을 두산스코다파워에 전수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기지 역할을 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현지 자회사를 통해 한국과 체코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유럽이라는 새 시장으로 진출할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지난 5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두산 파트너십 데이' 행사에서 박정원(가운데) 두산그룹 회장이 한국-체코 정부, 기업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5월 직접 프라하 현지로 날아가 체코 정부와 금융기관, 현지기업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신규원전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두산 파트너십 데이' 행사를 열고 팀 코리아의 수주 당위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당시 박 회장은 "두산은 에너지와 기계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체코 정부를 비롯해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며 "해외수출 1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체코 원전 수주는 두산과 같은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에도 낙수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원전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는 협력사만 424개사에 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원자력 공급 산업체는 995개에 이른다. 원자력 공급 산업체의 매출 91.9%가 원전 건설과 운영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체코 신규 원전 프로젝트는 국내 원전기업 생태계 복원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국내 원자력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전체 인력은 3만5649명으로 조사됐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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